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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중학교, 교사란 누군가의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

서울 오남중학교 2015.05.14. 조회수 15,100 댓글수1 Tag #교사 #중학교 #오남중 #일본어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현재 서울 오남중학교에서 2학년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담당 과목은 일본어입니다. 사립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를 2년 동안 하면서 임용고시를 함께 준비해, 지금은 공립 중학교에서 4년째 근무 중입니다. 총 교사 경력을 따지자면 6년차가 되겠네요.

 

교사 일을 하시면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게 힘들지는 않으셨나요?

처음에 임용고사를 1년 준비했었어요. 1점이 모자라 불합격을 했을 땐 정말 좌절했죠. 계속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다 운 좋게 기간제 교사로 일하게 됐는데 이 때 동기 부여가 많이 됐어요. 교사를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퇴근 후엔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고 계속 조금씩, 꾸준히 했죠. 특히 시험 전 마지막 1-2개월 동안 정리가 매우 중요해요. 합격한 것은 운도 많이 따라줬다고 생각해요.


즘 중학생들의 등교시간이 9시까지로 조정되었죠? 선생님들은 몇 시까지 출근하시나요?

네, 학생들은 8시 50분까지 등교 합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은 8시 40분까지 출근을 합니다. 이후 아침 조회를 하고 6교시 동안 수업을 하죠. 점심시간엔 급식지도를 하고요. 3시에 종례를 하고 3시 30분부터는 방과 후 수업을 합니다. 하루 8시간 근무라 퇴근 시간은 4시 40분경 입니다. 일반 직장인의 경우 점심시간이 근무 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데, 교사는 점심시간에도 아이들 급식 지도를 하기 때문에 근무 시간에 포함돼 퇴근 시간이 이른 편이죠. 보통 저희 학교 선생님들은 5시쯤 퇴근을 합니다.


특별히 교사가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대학교 때 많은 아르바이트를 해봤는데 그 중 하나가 과외였어요. 학생을 가르치면서 ‘즐겁다’고 느꼈죠. 전공과목이 일본어였는데 그게 재미있기도 했고요. 그래서 교직 이수를 신청해서 하게 됐어요. 사실 교생 실습 전까지는 고민이 되기도 했어요. 과연 내가 교사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그런데 교생 실습을 나가서 생각이 확고해졌어요. 아이들이 ‘선생님’이라고 불러주는 것에 감동을 받았죠. 보통 교생실습은 모교로 가는데, 저도 모교에서 실습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냥 학생이라는 기분이 더 강했어요. 그러던 중에 ‘선생님’ 소리를 들으니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주 업무일 것 같은데, 그 외에도 또 어떤 업무를 하나요?

교사가 되기 전에는 가르치는 것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교사 업무에서 생활지도가 의외로 많은 부분을 차지해요. 오히려 가르치는 것보다 비중이 더 커요. 힘들기도 하고요. 담임을 맡게 되면 학생들과 1대1 상담을 하는 등 학급 관리 업무가 늘어나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어

 


즘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도 하는데요. 중학교 2학년이 그 중 가장 심각한 시기라고도 하던데요. 학생들과 상담 때는 주로 어떤 얘기를 하시나요?

지금은 학기 초니까 한 학생 한 학생에 대해서 알기 위해 노력해요. 1학년 생활은 어땠는지, 대학 진학을 하고 싶은지 취업을 하고 싶은지, 생활 및 진로에 대해서 두루두루 얘기하죠.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도 많기 때문에 집안 환경도 파악하고요. 특히 중학교 2학년은 교우 관계에 민감할 시기라 친구 문제 같은 얘기도 들어줘요. 단지 들어주기만 하는 걸로도 아이들이 엇나갈 수 있는 걸 방지할 수 있답니다.

 

그렇군요. 상담을 위해서 특별히 준비하거나 배우신 것이 있나요?

교직 이수를 할 때 교육심리라는 과목을 배워요. 아동발달을 개괄적으로 배우는데, 직접적으로 상담에 도움은 못 돼도 기본적인 이해를 할 수 있게 도와주죠. 교사가 되고 나서는 1년 60시간 의무 연수 때 상담 관련 과목을 들을 수 있죠.

 

민감한 시기의 아이들과 부대끼는 직업이라 힘든 점이 많을 것 같아요. 훈육은 어떤 식으로 하시나요?

화를 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죠. 화를 내면 아이들은 받아들이기 보단 튕겨내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주로 달래면서 훈육을 하죠. 중요한 건 상담이에요. 상담을 통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대를 형성하면 훈육을 할 때도 귀 기울여 들어주거든요.

 



교사로 일하는 것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빠른 퇴근 시간이나 방학이 있어 자기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무엇보다 교사는 참 보람된 일을 하는 직업이에요. 중학교에는 특히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아이들이 많아요. ‘중2병’이라는 말도 있잖아요(웃음). 그런 아이들이 성장하고 점차 바뀌어 나가는 모습을 보면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내가 하는 일들이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교사만큼 보람찬 직업은 없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로 진학한 학생들이 가끔 찾아오는데요, 그럴 때 뿌듯함을 많이 느낀답니다.

 

그렇다면 단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주위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는 직업이랄까요. 교사는 아무래도 일반 직장인과는 확연하게 다른 직장생활을 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고충 같은 걸 서로 이해하기 힘들죠. 또 하나는 3D 업종이라는 거예요(웃음). 말썽을 피우거나 심한 장난을 치는 학생은 물론이고 극성스러운 학부모를 대해야 하는 경우도 가끔 있거든요. 처음엔 교사가 전문직이라고 생각해서 멀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고 출근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그냥 깔끔하되 편한 옷차림으로 다녀요. 학생들과 함께 청소도 해야 되니까요.


심한 장난이라고 하니 생각났는데, 지난달이 만우절이었잖아요. 요즘 학생들은 어떤가요? 기발한 장난을 많이 치나요?

재미있는 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변함이 없는 것 같아요. 선생님들도 만우절이 되면 은근히 기대하거든요. 근데 교실에 들어가 보면 다 뒤를 돌아보고 앉아서 수업을 하자던가, 창문 앞에 실내화를 갖다놓고 ‘선생님 감사했어요’라고 칠판에 적어놓거나, 교실 팻말을 다른 반과 바꿔놓는 게 전부예요. 내가 어렸을 때 했던 장난을 그대로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 걸 보면 아이들은 변함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은 관심이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을 것 같아요.

네. 그 아이를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봤어요. 지금은 고2가 됐죠. 그 아이의 담임선생님은 아니었어요.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고 있길래 계속 깨우고 말을 걸고 하니까 점점 마음을 열더라고요. 알고 보니 어느 선생님도 자기를 깨운 적이 없었대요. 그러다 친해져서 자기 얘기를 많이 해줬어요. 중2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런 얘기를 터놓고 할 만한 상대가 없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가서는 일본어 과목을 100점 맞았다고 자랑도 하고, 학교로 찾아오기도 했어요. 제 생일마다 케이크도 만들어 주고. 결국 아이들에게는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구나 생각했어요. 그 학생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네요.

 

학교에서 근무한다는 건 참 재미있을 것 같아요. ‘직장’으로서의 학교는 어떤가요?

근무하면서 ‘교사를 하길 참 잘 했다’고 생각해요. 존중 받는 느낌이 들거든요. 교장 선생님이나 교감 선생님, 제 아버지뻘 되시는 분들도 제게 ‘선생님’하면서 존칭을 써 주시거든요. 또 공립학교는 5년 순환근무제라 다른 학교에서 얼마든지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동료 교사들 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편이에요.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인식이 있죠. 사립은 분위기가 약간 달라요.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강하죠. 사립은 공립처럼 학교를 옮겨 다니지 않으니까 한 번 친해지면 평생 간다는 점이 좋아요.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학생들과 대화의 창구가 많을 거라 생각되는데요. 인터넷 카페나 SNS 등을 많이 이용하시는 편인가요?

교사가 된 첫 해에는 카페를 만들어서 운영했어요. 근데 아무래도 카페는 잘 사용을 안 하게 되고, 요즘은 과제용으로 사용하시는 선생님들이 종종 계신 편이에요. 스마트폰이 유행을 하며 카카오톡 단체방을 만든 적도 있는데, 그게 계속 운영되다 보니까 아이들의 무분별한 비속어나 은어가 제가 보는 공간에서 그대로 쓰이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그런 말을 무조건 쓰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교사 입장에서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도 없고, 한 마디로 감당을 할 수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카톡 단체방 같은 경우에는 필요할 때만 모아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계속 열어 두지는 않아요. 페이스북 같은 SNS는 조금 오픈해둬요. 항상 ‘너를 지켜보고 있다’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죠(웃음). SNS 상에서 학생답지 않은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러면 나중에 불러서 그러지 말라고 얘기해요. SNS를 오픈한 것에는 아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을 이해하고자 하는 뜻도 있어요. 처음엔 ‘버카충’도 무슨 뜻인지 몰랐어요. ‘무슨 종류의 벌레인가’ 싶었죠(웃음).

 

교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이해심과 인내력을 가져야 돼요. 아이들은 상식 밖의 행동을 많이 하거든요. 이 때 화를 내게 되면 상처만 받고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아요.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아이들은 주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가 많은데, 상담을 통해 이를 파악하고 타이르는 쪽으로 지도를 하는 게 좋아요.

 

교사의 직업적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교사는 ‘사랑 받는’ 직업이에요. 스트레스도 받지만 사랑과 관심을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으니까요. 그래서 아이들이 말썽을 부리지만 잘 해줘야겠다고 생각해요(웃음). 누군가 날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행동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실제로 오래 근무하신 선생님들을 보면 인상이 좋은 분들이 많아요.

 

교실 뒤 게시판에 생일 축하 사진을 찍은 걸 봤어요. 30명 가까이 되는 학생들의 축하를 받는 걸 보면 정말 교사는 ‘사랑 받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곧 스승의 날인데, 요즘은 촌지 등의 문제로 쉬는 학교도 많다고 들었어요.

네. 요즘은 스승의 날 아예 쉬거나 다른 활동을 많이 해요.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수요일부터 2박 3일 동안 수련회를 갑니다. 스승의 날 학교를 나오지 않으니까 미리 챙겨주는 학급도 있어요.  


좋은 일이란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겨지는 일

 


좋은일 연구소 공통질문 드릴게요. ‘좋은 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주 고민을 많이 했던 질문인데요(웃음). ‘누군가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일’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는 없지만 나쁜 기억으로만은 남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교사를 꿈꾸는 취업준비생에게 마지막으로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대학생 때 미리 준비하세요. 학생 수가 줄면서 임용고사 경쟁률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작은 것이라도 한 발 앞선다는 건 큰 강점이 될 수 있어요. 치열하게 공부하지 않더라도 미리 교육학 수업 같은 걸 들어보세요. 교사는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교사 스스로도 부족한 점을 아이들을 통해서 배워가게 돼요. 때문에 항상 도전적이고 성장하는 직업입니다. 진짜 좋은 직업이에요. 자기 직업을 추천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자부심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는 돼요. 그러니까 섣불리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취재기자 이혜경 good@jobkorea.co.kr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취재기자 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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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네 2015-05-14

    ㅠㅠ 눈물날 뻔 했어요. 정말 감동적인 선생님이시네요! 선생님은 작은 노력으로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만큼, 작은 생체기라도 아이에게 상처줄 수 있는 분이라면, 지양하셨으면 해요! 특히나 이번 오남중 선생님과 같은 좋은 선생님을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답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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