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을 통해 나를 계발하다]
대학교 3학년 때 `과음방지`라는 앱 개발 경험이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안드로이드 앱을 만든 것이고, 남들과는 달리 창의적인 생각과 오로지 제 실력만으로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기획한 것을 실제로 구현함으로써 거기서 전해지는 희열과 짜릿함은 저를 IT 엔지니어로 이끌도록 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과음방지`앱은 전공 수업 과제로 진행되었는데, 개발 주제가 자유지만 안드로이드에 내장된 센서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센서 구현보다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성인이 되고 자신의 주량을 모르거나 혹은 알면서도 절제가 안 되는 대학생들을 위한 앱을 개발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앱의 처음 구성안은 초기 화면에서 자신의 주량과 보호자의 연락처를 입력한 후, 주량이라는 임계 값에 도달했을 때 알람이 작동되고, 동시에 보호자에게 자동으로 전화가 걸리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센서가 적용되지 않았고, 이름이 과음방지인데 알람이 울렸다고 해서 술을 안 마시는 것도 아니므로, 이는 과음이라는 문제의 해결책으론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가속도 센서를 적용했습니다. 알람이 울릴 때 단순하게 취소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을 100번 흔들어야 알람이 꺼지도록 설정하였습니다. 100번 흔듦으로써 운동 효과로 술에서 깨는 효과도 얻고, 알람을 쉽게 끌 수도 없게 된 것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경험이 없던 저희 팀은 밤새 인터넷과 서적을 뒤지며 컴퓨터와 씨름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던 중 다른 조들은 외주를 맡긴다는 소식을 접했고, 저희 조원 역시 외주를 맡기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외주라는 것이 돈을 통해 시간을 절약하고, 원하는 것을 쉽게 구현한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이었지만, 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외주를 맡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노력 끝에 구현 및 발표를 하였습니다.
이 앱은 실용성과 비용 등 여러 문제 때문에 상용화하진 못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당당하게 A+ 학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개발했는데 학점으로 끝나기엔 너무 아쉬워서 술이 절제가 안 되는 학교 여자 후배에게 전달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여자 후배를 포함해 다 같이 모임을 한 적이 있었는데, 여자 후배가 재미 삼아 앱을 이용하였습니다. 적당히 취할 때쯤 휴대폰에서 알림이 울려서 여자 후배는 이제 그만 마셔야겠다는 상황을 인지하고, 알람을 끄기 위해 휴대폰을 흔드는 모습을 보며 다 같이 왁자지껄했던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앱을 구상하면서 저의 개발 목적에 부합하는지 계속해서 탐구하는 자세는 CJ의 식품과 식품 서비스 사업의 문제점 및 불편한 점을 도출하고, IT 분야와 융합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데 빛을 발할 것입니다.
또한, 반드시 해내리라는 열정과 외주를 맡기지 않고 정직하게 옳은 길을 택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태도는 시스템 고도화 작업으로 이어져 고객에게 편리함과 신뢰도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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