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내비게이션, OOO>
저는 길을 잘 찾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친구들 사이에서도 'O네비'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길을 지나가면서 길을 묻는 사람들을 종종 만날 때마다 친절하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분들의 목적지가 아는 곳이라면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을 알려드리고, 노인분들에겐 눈에 잘 띄는 건물들을 선택하여 쉽게 찾아가시도록 알려드립니다. 그 목적지가 항상 아는 곳이라면 좋겠지만, 간혹 모르는 곳이나 헷갈리는 경우일 때는 직접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알려드립니다. 이러한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지난 2월 동대문 역사 문화 공원 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때 저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그곳을 방문했다가 할아버지 한 분을 만났습니다. 한쪽 눈이 불편하신 탓에 사람들에게 길을 물으며 돌아다니실 때 조금은 불편해 보이셨습니다. 하지만 몇 없던 사람들은 할아버지를 외면하였고, 저는 그 상황을 보다가 어디로 가시냐고 먼저 여쭈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인천역으로 한 번에 가는 방법을 물어보셨지만 제가 있는 그 역은 2,4,5호선이였고 인천역은 1호선이였습니다. 때문에 바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여 4호선 열차를 타고 가다가 1호선으로 환승하셔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께서는 저의 말을 잘 이해하시지 못하신 거 같았고 시간을 확인해보니 약속시간까지는 시간이 남아서 쉽게 가실 수 있게 환승역인 서울역까지라도 모셔다드려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고 하셨지만 저는 도움이 되고 싶어 하는 일이라 괜찮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서울역에 도착한 후에 할아버지께서는 정말 고맙다고 이야기해주셨고, 저는 할아버지께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 기분 좋게 다시 약속 장소로 향하였습니다. 저에게 있어 꼭 필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지만, 이렇게 길을 알려드리고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참 좋은 능력을 가졌구나 하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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