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때 우연히 교양서적을 구매하기 위하여 서점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눈앞에는 푸르고 넓은 바닷속에서 한국에서 보지 못한 알록달록한 색을 가진 물고기와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과 호주의 손꼽히는 여행지인 `케언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 관한 사진들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막연하게 우리나라를 벗어나서 새로운 환경, 새로운 문화권에서 적응하면서 나를 성장시켜보아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대학교 1학년 첫 방학인 여름방학 때 앞으로의 대학 생활에서 꼭 하고 싶은, 꼭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리스트 작성 중 `호주 워킹홀리데이`라는 것을 꼭 경험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틀에 박힌 고등학교 교육에서 벗어나 첫 자유로운 방학 기간에 시간을 헛되이 보내서는 안 되겠다는 결심을 한 후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대하여 가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조사하고 또 조사하였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호주는 영어 문화권 나라이기 때문에 능숙한 영어 능력이 필요하였으며 `워킹홀리데이`라는 제도는 일하며 공부와 여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제도이지만 호주라는 나라에 처음 발을 내딛기 위해서는 초기 정착금이라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당시 홀로서기를 하고 싶었던 저는 부모님의 도움 없이 오직 나 스스로 노력으로 호주라는 나라에 발을 내디디고 싶었기 때문에 겨울방학이 되자마자 `워킹홀리데이`에 필요한 초기 정착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오전, 오후, 주말로 나누어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였으며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밤에는 틈틈이 영어 학원에 다녔습니다.
아직 실제 외국인들 속에 부딪쳐 영어를 구사해보지 않아서 열심히 잘 준비를 하고 있는지 가끔 좌절에 빠지기도 하였고 3개월간의 준비 기간 동안 난생 처음 하는 아르바이트에 힘들어하며 포기할까도 고민하였지만, 차근차근 준비하여 `호주`라는 새로운 땅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처음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간판이면 간판, 횡단보도면 횡단보도, 모든 것을 신기해하며 여행 온 마냥 즐겁게 지냈었습니다. 호주라는 새로운 문화권을 즐기면서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일을 구하기 위하여 이력서도 넣어보고 새로운 시간을 만끽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초기 정착금이 바닥을 드러낼 때쯤 `내가 아직 부족한 점이 많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름 잘 구사한다고 생각했던 영어는 호주 원어민에 못미치는 실력이었으며, 어린 나이에 타지에서 사회생활을 하기에는 요령 또한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을 시켜주겠다던 호주인에게 사기를 당할뻔도 하였고 은행 잔액이 바닥나 쉐어하던 집에서도 쫓겨날 판이었습니다.
그러나 평소 집주인에게 신용과 신뢰를 쌓은 덕분에 일자리를 구할 때 까지 사정을 봐주었으며 소홀히 했던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 후, 예전에 이력서를 넣었던 카페에서 연락이 와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커피를 만드는 일은 배워보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서비스 직종의 아르바이트를 해본 경험이 있어서 일에 잘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또 한번의 어려움에 직면하였습니다. 뭐든지 밝고 좋게만 보였던 호주에서는 인종차별이 존재하였으며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제 영어 실력에 대하여 호주인들은 외면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다시 일어선다는 `칠전팔기(七顚八起)`의 정신으로 일을 실수하면 진심으로 고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여 노력한 끝에 카페 주인은 저의 열정과 책임감 있는 모습에 칭찬을 하였습니다.
`워킹홀리데이`에 임할 때 비록 작은 가게의 아르바이트생으로 머무는 신분이었지만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을 갖고 책임감과 성실함, 정직함과 협조성, 청렴함 등을 어필하여 고객과 동료들이 나 자신을 인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타지에서 어린 나이에 힘들고 지치기도 하였지만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으며 다른 곳에서는 얻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처음에 계획하였던 넓고 넓은 땅인 호주 전역을 여행하는 중에도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나라의 문화권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으며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는 자세로 타인의 문화를 존경함으로써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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