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는 늘 참신한 아이디어를 갈구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며 프로젝트를 위한 플랜을 짜고 그것을 성공리에 끝내기 위해 세세한 부분을 체크한다. 그들은 자신의 커리어도 기획 업무를 하는 것처럼 철저하게 분석을 하고, 세부 계획을 세워 발전시켜 나갈까? 트렌드 분석의 달인인 기획자들은 과연 십 년 후에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요즘, 실제 기획자로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업계 기획자들의 커리어 로드맵에 대해 들어보았다. 

한 번 기획자는 영원한 기획자

첫째로는 기획자로서의 커리어 심화를 들 수 있다. 기획팀의 팀장이나 기획 업무의 모든 걸 결정하고 진행하는 위치에 오를 수 있다. 

출판기획자의 경우 신입 기획자로 시작,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임원으로 승진해 대(大)에디터로 활동하게 된다. 게임기획자는 최종적으로 게임 프로듀서 내지는 게임 디렉터라고 불리는 직책에 오를 수 있다. 상사의 승인을 받아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주요사항을 결정하는 위치가 되는 것이다. 공력이 쌓이면 프리랜서 기획자로 활동하기도 한다. 웹기획의 경우 개발자나 디자이너에 비해 수요가 적긴 하지만 자신의 마음에 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고 넓은 인맥을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른 분야의 기획자가 되는 사람도 있다. 취재 중 만난 기술기획자 J는 기술기획을 하다가 전혀 다른 분야의 기획자로 전직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고 증언했다. 

CEO 혹은 창업가

제조업 경영기획자는 해외 영업을 거쳐 CEO가 되기도 하고, 해외 영업을 하다가 전략기획을 거쳐 CEO가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2013년 주요 대기업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사장급 이상 승진자나 전보자 35명 중에서 전략기획 담당이 13명으로 주류를 이뤘다. 

스스로 창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템 선정부터 예산 및 제작 전반을 신경 쓰는 것이 기획자의 업무다 보니,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잘 파악하고 있어 자신의 회사에서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하고 싶은 기획을 해보고 싶어하는 경향도 강하다. 특히 공연계에서는 기획 경력이 13-15년 가량 쌓이면 자신만의 아이템을 가지고 자기 작품을 만들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10년 경력의 공연기획자 D가 귀띔해주었다. 

출판계에서는 출판기획을 하다가 1인 출판사를 창업하는 경우도 많다. 출판계의 벤처 기업으로 불리는 1인 출판사는 보통 창업주가 기획에서 편집, 경영과 영업을 맡으며 디자인이나 조판, 배본 등은 외주 업체에게 맡기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원하는 독자들의 니즈와 자신이 만들고 싶은 책을 만들겠다는 기획자의 야심이 맞물려 탄생한 1인 출판사라는 풍속은 1인출판협동조합 활동,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1인 출판사 지원 등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새로운 직무로의 도전

새로운 직무로 전향하는 기획자들도 있다. 마케팅이나 영업 같은 직무의 경우 기획자로 활동하면서 영업 지원 등을 통해 어느 정도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아무 것도 모르고 처음부터 마케팅/영업직을 시작한 이들보다 업무 이해도가 높은 편. 

게임기획자 가운데서는 게임 그래픽이나 프로그래밍 등의 전문 분야에 매진하게 되는 사람들도 있다. 광고기획자의 경우 카피라이터로 전향하는 케이스도 있는데, 이 경우 업무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배워야 한다. 출판기획자에서 작가가 되는 사람도 있다. 현재 출판시장의 흐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대중들이 원하는 책을 쓰기가 용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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