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처음 본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기하게도 그 어떤 영화보다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영화를 처음 보게 된 것은 아버지와 손을 잡고 갔었던, 영화관이라고 하기에도 허름했던 한 극장에서 보았던 `아마겟돈`이었습니다. 당시 문화생활이라곤 TV에서 해주던 *** 만화동산이 전부였던 저에게 영화는 마치 외계인을 만난 것처럼 신기했고 무언가 경외감까지 들었습니다.
그 후로도 그 당시 초등학생, 중학생이라는 어린나이에는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에 가는 것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는 통신사 할인과 조조할인 혜택을 동시에 받으며, 공부만큼 영화를 열정적으로 보았습니다.
집앞에 CGV가 생긴 지금은 보고 싶은 영화가 생길 때마다 자전거를 타고 조조영화를 보러 다닙니다. 여태까지 모은 표도 200장이 넘어가는 것을 보면서 정말 영화를 많이 봤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저는 봤었던 영화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주변에서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제대로 기억도 안나는 영화를 뭐하러 혼자 영화관까지 가서 보냐`하고 말입니다.
그렇지만 저에게 있어 영화의 재미와 감동은 그 순간에 소화하는 것이 진짜 영화를 즐기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 영화를 보고 소화되어 남은 느낌만을 간직하면 정말로 영화를 `봤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런 마음을 저뿐만 아니라 다른 관람객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습니다. `누구랑 영화를 봤다.`, `이 영화는 어떻다더라` 라는 것도 누군가에겐 중요한 가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CGV는 단순히 영화를 틀어주는 `극장`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제가 CGV만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편안함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다양한 서비스업에서 일해 보면서 가장 자신 있는 것은 커플손님이든 단체손님이든 혼자오신 손님이든 손님이 원하는 것을 손님의 입장에서 서서 영화를 즐기다 갈 수 있는 `휴양지`를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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