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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자소서

(주)한국일보사 2022년 상반기 신입 기자합격자소서

합격자 정보

  • 대학원
  • 저널리즘학과
  • 학점 4.32/4.5
  • 5,228읽음

합격자소서 질문 및 내용

답변
"편 가르기에 흐려진 진실"

‘이대남 vs 이대녀’ 최근 엇갈린 남녀의 생각이 화두로 떠올랐다. 20대 대선이 끝난 뒤, 온라인상에서 이대남, 이대녀 표심이 ‘유독’ 갈라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젠더 갈등에 편승한 말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직접 18대, 19대 대선과 비교 해보니, 20대 남녀 표심이 이전보다는 격차가 좁아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취재한 내용은 TV조선 <따져보니> 코너에 실렸다. 진실은 양극단이 나뉜 상황에서도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힘이 있었다.
한국일보는 극한 대립이 이어질 때 균형자 역할을 해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사망한 뒤 상속세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한국일보는 적절한 상속세 ‘금액’ 논의에서 나아가 상속세 ‘납부 방식’을 피상속인 기준에서 상속인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었던 데는 상속세 갈등 이면에 자기에게 유리한 근거만 선별적으로 채택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보고 싶은 것만 강조하는 세상에서 한국일보 기사를 보면 사안에 관한 상반된 시각 모두를 아우를 수 있었다.

중심 의제에서 가려진 약자와 관련된 보도도 많았다. 한국일보는 양당 중심으로 대선 운동이 이뤄질 때, 3명의 대안, 소수 정당 정치인을 인터뷰했다. 코로나19로 복지 기관이 문을 닫아 장애인 복지 수준이 낮아졌다는 문제를 짚어냈다. 국내, 해외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은 외국인 지위가 의제로 떠올랐을 때는, 국내에 있지만 난민 자격을 받지 못하고 구금되어 있는 ‘보호외국인’에 주목했다. 애써 귀 기울이지 않으면 모르는 이야기를 한국일보 보도에서 알 수 있었다.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균형자의 역할을 해온 한국일보, 약자에 귀 기울이는 한국일보는 나의 지향점과 닮아있다. 편 가르기 보도로 언론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지금, 언론이 가야 할 정도라고 생각한다. 한국일보에서 다른 언론에서 볼 수 없는 보도, 약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두는 기자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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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끝까지 간다"

학창 시절 일본 만화 <명탐정 코난>을 보는 것이 삶의 낙이었다. 중국판 코난 책까지 섭렵했다. 국내에서는 절판됐지만, 직접 베이징 서점 20여 곳을 돌아다니며 얻어낼 수 있었다. 이처럼 나는 한번 물면 끝까지 가는 사람이다. 코난을 좋아한 이유도, 그의 집념과 적극성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지나칠법한 증거를 파헤쳐서 숨겨진 의미를 발견해냈다. 사건의 근간에 있는 범인을 찾아낼 때면 짜릿함과 희열을 느꼈다. 현실 속 사건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데도 끝까지 문제를 쫓는 ‘집념’과 ‘적극성’이 필요하다.
지난해 ‘학교폭력 미투’가 일어났을 때, 피해자가 소외되는 학교폭력 문제를 취재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인터뷰를 부담스러워하는 피해자가 많아 취재가 난항을 겪었다. 피해자들에게 구체적인 피해 사례가 제도 보완과 비슷한 피해를 겪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귀한 가치가 있다며 설득했다. 마침내 피해자 몇 명이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신체 폭력이 아닌 ‘언어폭력’에 시달렸지만, 언어폭력을 ‘장난’으로 치부해 학교 측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말을 들었다. 피해자의 입장까지 담아낸 보도로 한국일보 기획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주목해야 하지만 묻혀있는 이야기를 끝까지 쫓는 기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대학 강의실 내 와이파이 연결이 안 될 때는, 직접 300개가 넘는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연결 테스트를 한 적이 있다. ‘와이파이가 충분히 설치돼 있으니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는 대학 측의 설명과 달리, 인터넷이 잘 연결되지 않아 수업 진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와이파이 설치 유무가 문제가 아니라, 신호의 미약함이 문제라는 결과를 학교 측에 전달했다. 직접 발로 뛰어 다른 통신사 와이파이 추가 설치 대응을 끌어낼 수 있었다. 직접 행동에 나설 때,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끝까지 사건을 취재해낸 끝에, 조명 받지 못한 사건과 인물을 담아내고 잘못된 정보도 바로잡았다. 한국일보에서도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를 끝까지 캐내는 기자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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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이미지 vs 이야기"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누구든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만 쥐고 있으면, 간단한 영상 편집만 할 수 있으면, 자신의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다. 하지만 쏟아지는 수많은 콘텐츠 사이에서 주목받는 콘텐츠는 한정되어 있다. 주목받는 콘텐츠는 ‘메시지’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메시지가 분명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대학원 <단비뉴스>에서 미래의 자동차, 먹거리 등 다양한 기술을 살펴보는 영상 <퓨처 라이더> 시리즈를 기획했다. 새로운 농업기술인 정밀농업과 스마트팜, 새로운 자동차 기술인 자율주행차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해 주는 기획이었다. 아이템 기획, 촬영, 출연 전 과정에 참여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바쁜 세상이지만, 10분 남짓 짧은 시간 동안 사람들이 미래 여행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만든 영상이었다. 새로운 콘텐츠에 도전해오며,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탐구할까.’ 설레는 고민을 했다.

잊힌 위인을 재조명하는 VR 기사를 만들어 학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대학에서 중국의 역사를 알아보는 수업을 들었다. 중국 현지에 우리나라 독립운동 자료가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직접 그 현장인 상해로 향했다. 국내에 잘 알려진 독립운동가 외에도 상해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이후 주목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을 취재했다. 그중 임시정부 자금 모집에 참여하다 상해로 망명해 비행사의 길을 걸은 권기옥의 삶을 조명해 VR 기사를 만들었다.
여러 뉴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며, 화려한 기술로 만든 이미지만큼 밑바탕이 되는 ‘이야기’의 중요성을 느꼈다. 내 콘텐츠가 주목받았던 이유는 다른 콘텐츠와 차별화된 ‘미래 콘셉트’, 알려지지 않았던 누군가의 험난한 인생 등 ‘메시지’가 분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다양한 디지털 역량을 배우고 활용해왔다. 한국일보에서 나의 디지털 역량에 어떤 ‘이야기’를 더해 사람들을 매료시킬지 고민하는 기자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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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확신을 경계하라"

사소한 것도 확신하지 말자는 좌우명을 갖고 있다. 김완 <죽은 자들의 집 청소>에서 시골 마을에서 가로등을 설치하는 것에 반대하는 할머니 이야기가 나온다. 들깨는 밤에 가로등 때문에 빛을 계속 받아 죽는다고 했다. 어두운 길목에 빛이 들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건 나의 착각이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것에 의문을 품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진 노고에 감사함을 표하는 ‘덕분에 챌린지’가 유행했다. 손바닥 위 중앙에 엄지를 치켜세운 손을 올려두는 수어 동작의 의미가 궁금했다. 직접 수어 통역사를 인터뷰해, ‘덕분에 챌린지’에 ‘덕분에’라는 뜻은 없다는 말을 들었다. 챌린지 동작은 사실 ‘존경’의 의미를 품고 있었다. 챌린지 동작이 당연히 ‘덕분에’를 뜻할 것이라 확신하지 않고 직접 사실을 확인한 보람이 있었다. 알려진 사실에 적극적으로 물음을 던질 때 진실을 발굴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학가에 있는 교환과 환불이 불가능한 옷 가게를 취재할 때도. 끊임없이 내가 갖고 있던 생각에 의문을 품었다. 불편을 겪은 소비자들의 진술에 문제의식을 느껴 시작한 취재였다. 취재 결과 옷 가게 규정은 불법이었다. 하지만 불법을 저지른 옷 가게 사장님의 입장은 어떨까? 질문을 던졌다. 불법은 어떤 이유로든 허용될 수 없지만, 균형 잡힌 보도를 위해서는 사장님의 입장도 알아야 했다. 수차례의 두드림 끝에, 제품을 구매한 뒤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로 사장님들이 겪는 애로사항도 기사에 녹여냈다.
확신은 균형 잡힌 취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었다. 직접 해당 분야 전문가를 만나 묻고 답을 들으며 확신을 경계했다. 당연해 보이는 사실도 그 이면에 질문을 던질 때 진실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피해를 본 자와 입힌 자의 이야기 모두 들으며,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기사를 썼다. 한국일보에서 사람들이 굳게 확신했던 것 이면에 숨겨진 진실은 없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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