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까지는 그저 시키는 것만 하던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시키는 것도 제대로 하진 않았던 적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군대에서 제 인생은 변환기를 맞이합니다. 신병교육대대에 입소 후, 조교로 선발되며 매년 2천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매년 2천여명의 사람들과 부대끼고, 통솔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어루만져주며 훈련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자대로 잘 보내야하는 임무가 있었기에 저는 이끌어 나가는 힘이 필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부족한 점과 자신있는 점을 찾을수 있었고,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제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관심있는 것 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경쟁적인 관계도, 명령적인 관계도 저와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타인들이 저를 편하게 생각해주고, 편하게 대하는 것이 좋으며, 저도 타인들을 상하관계보다는 자유로운 관계로 지내길 원하고 자유롭게 대하고 싶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외국인들의 위 아래없는 문화가 제게는 잘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2천여명에 이르는 인원들을 잘 통솔해왔으며 단 한명의 부적응자나 반발하는 훈련병을 배출하지 않고 임무를 잘 완수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직장생활도 비록 백퍼센트 맞다고 확신하진 못하지만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만큼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글자수 725자1,249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