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기 자신만 챙기는 개인주의보다는 서로 아끼며 존중하는 공동체주의적 성향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올해 초 독일의 베를린 공대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13명의 한국 학생이 동행했는데, 나이가 제일 많은 덕분에 제가 리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방문 기간에 사소한 문제가 수차례 발생했습니다. 특히 의견을 조율해야 할 때에는 몇몇 개인주의적 특성을 가진 아이들이 불만을 꺼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것을 왜 회비를 통해서 억지로 해야 하느냐는 것이 그 불만이었습니다.
열 가지를 준비 하는데 그중 한두 가지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그것에 자신이 희생하기 싫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개개인의 의견을 받아들여 공동으로 움직이지 않고 개인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개인적으로 처리하도록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니 함께한다는 느낌이 적어지고, 분위기가 너무 삭막해졌습니다.
개인주의적 특성을 가진 아이를 따로 만나 길고 긴 이야기 끝에 다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함께하는 6개월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 일을 통해 나는 개인주의보다는 뭐든 함께 공유하고 싶어 하는 공동체주의적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깊게 생각해 보니 이것은 군 생활 동안 몸에 밴 것 같습니다. 해병대에서는 무엇 하나 하려해도 나보다는 남을 먼저 위해야 했습니다. ‘위험한 훈련을 많이 하는 해병대에서는 나의 안위보다 모두의 안위가 우선이었기 때문입니다.
모두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곧 나의 안전을 보호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해병대에서 저는 ’나‘보다 ’모두‘의 삶을 고려하는 방법을 익혔습니다. 그 2년간의 생활을 통해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고, 함께 하는 마음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마음을 가지고 언제나 대화와 소통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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