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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수요일, 출판에디터는 저자와 독자를 잇는 역할

책읽는수요일 2015.05.21. 조회수 16,012 댓글수1 Tag #출판에디터 #출판업계 #책읽는수요일

 


 

 

영화사에서 출판사로
 

 

 


출판에디터로 일한 지는 얼마나 됐어요?

이번 인터뷰 덕분에 이력서를 꺼내 보니, 일을 시작한 지 햇수로 9년 됐더라고요. 출판사가 첫 직장은 아니고, 영화사에 1년 있다가 출판사로 이직했어요.

 

출판업계로 발을 돌린 이유가 있나요?

급여나 환경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죠. 출판사로는 정말 우연한 기회에 오게 됐어요. 지인 한 분이 저와 출판 일이랑 잘 맞을 것 같다고 추천해주셨는데, 그 말이 와닿아서 출판업계로 이직 준비를 했어요. 운 좋게(^^)신입직으로 입사할 수 있었고요.

 

지인 분의 말대로 적성에 잘 맞아요?

네. 신기하게도요. 책을 만들면서 항상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요. 즉, 책을 만들면서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한 권씩 만들면서 나를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일이 곧 내가 된다는 생각이에요. 굉장히 추상적이죠(웃음)? 이 일을 하면서 제가 모르는 분야를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리고 영화보다 호흡이 짧고, 편집자 한 사람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점도 좋고요.

 

그럼 ‘책읽는수요일’이 출판사로는 첫 직장인가요?

아니에요. 네 번째 회사예요. 다른 직업들도 유사할 거라 생각이 들지만, 출판업계는 이직이 잦고, 업계가 좁은 편이에요. 그래서 출판에디터가 어느 출판사로 이직했는지까지 소문이 많이 돌기도 하죠.

 

이직이 잦은 이유가 있나요?

급여나 복지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보통 직장인들이 회사를 옮기는 이유 중에 급여나 복리후생에 불만족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요. 출판에디터의 경우, 회사와 생각이 다를 경우에 이직을 하는 이들이 더 많아요. 즉, 본인이 만들고 싶은 책이 있는데, 그 뜻을 펼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이직을 고민하는 것 같아요. 본인의 성향과 잘 맞는 회사를 찾아가는 경우도 있고요.  

 

모든 책에는 출판에디터의 손길이 담겨있다


출판에디터가 하는 일이 궁금해요.

책을 하나의 상품으로 인지하고, 독자들이 어떤 책을 읽고 싶어 하는지, 그들의 니즈를 파악해서 책을 펴내는 역할을 해요. 이를 위해 저자를 발굴하고, 책의 컨셉에 맞게 글을 다듬어 디자인, 인쇄 작업을 거쳐 한 권의 책을 출간하죠. 저자를 발굴할 때는 국내에서 저자를 찾는 찾기도 경우도 있지만, 외국 도서에서 찾는 경우도 많아요. 외서의 경우, 책이 이미 나와 있는 상태고, 아마존 등의 사이트에 접속하면, 해당 책이 어느 정도 판매 되었는지 등의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국내 기획보다는 조금 더 수월한 편이에요.

 

외서를 많이 봐야 하니, 외국어 능력도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네! 외서를 보려면 많이 필요하죠. 그러나 토익점수는 필요 없어요. 실제 입사 지원 시, 공인어학능력점수를 제출하지도 않아요. 원서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은 갖춰야 해요.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저자의 원고가 출판에디터에게 들어오면, 출판에디터는 디자이너랑 상의해서 책의 레이아웃을 잡아요. 그리고 책에 들어갈 삽화 등을 결정하죠. 책을 어느 정도 크기로 만들 것인지 결정해 인쇄용지를 선택하고, 책의 분위기를 만드는 작업도 해요. 이처럼 데이터가 완성되면 인쇄소로 보내죠. 예전에는 필름출력을 했는데, 요즘에는 PDF 파일로 최종 데이터를 확인해요. 인쇄를 하고 커버를 씌우는 등 마무리 작업이 완료되면, 한권의 책이 발행되는 거죠.

 

그럼, 그 과정은 어느 정도 소요되나요?

보통 2개월에서 3개월 정도 소요돼요. 아, 이는 저자와 계약을 하고, 원고를 작성하는 시간 등을 뺀 기간이에요.

 

책의 제작 과정마다 출판에디터가 참여해야 하는 거네요?

그럼요. 출판에디터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편집자’의 역할을 해요. 따라서 책에 대한 모든 것들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해요. 책의 꼴이나 텍스트 크기, 삽화, 종이 선정까지. 출판에디터의 손을 안거치는 단계가 없어요.

 

하는 일이 정말 많아요. 야근도 많을 것 같은데.

되도록 안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충분한 수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글이 눈에 잘 안들어 오거든요.

 

출판사는 신입직 채용이 많이 없다고 들었어요. 그렇다면 신입들은 어디에서 어떤 경력을 쌓고 도전해야 할까요?

저는 신입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이런 케이스는 드물어요. 아무래도 신입보다는 경력직 채용을 주로 하는 편이죠. 출판센터나 아카데미 등을 통해 실무를 배우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보다는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는 걸 추천해요. 입사하고자 하는 출판사가 펴낸 책을 하나 선택해서 ‘나라면, 이 책을 이렇게 만들 것이다’라는 가상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거죠.

 

전공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요. 왠지 문예창작학과나 국어국문학과 출신이 많을 것 같아요.

국문과나 문창과 출신이 많긴 하지만, 다른 학과를 나온 이들도 상당해요. 참고로 저는 전자공학과 출신이고요.(웃음) 전공보다는 책에 대한 관심이나 책을 만들고자 할 때, 자신만의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출판에디터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글을 받았을 때, 저자의 생각으로 읽어내는 게 중요해요. 출판에디터는 저자와 독자를 잇는 역할이기 때문에 중심을 잘 잡아야 하거든요. 저자의 논리를 파악해서 글을 읽되, 독자의 입장에서도 글을 봐야 하는 거죠. 꼭 필요한 일이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해요. 이를 잘 하지 못하면, 책의 외부적인 제목이나 카피, 마케팅 방향을 잡기 힘들기 때문이죠. 내 기호에 맞는 책을 선별하는 것도 중요해요. 국내 기획이든, 외서 기획이든, 본인의 관심사에 맞는 책을 기획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본인 기호에 맞는 책을 기획할 경우,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넓고, 깊이 있는 책, 유용한 책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에요.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 중에서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잘 연결 지을 수 있는 그런 눈이 필요해요.

 

저자와의 관계도 중요할 것 같아요. 혹시, 갈등이 있었던 적은 없나요?

물론 있죠. 그래서 출판에디터는 글만 다루는 게 아니라, 사람을 다룰 줄 아는 유함을 지녀야 하죠. 즉,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과 원만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내가 기획한 것으로 저자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하고요. 그러려면, 우선 기획한 컨셉이 나 스스로 설득 당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해요.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컨셉이면, 남도 설득하기 쉽죠. 반대로 내가 만족하지 못하는 기획이 나오면,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도 어렵고요.

 

그럼 저자와의 갈등으로 인해 책이 출판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나요?

물론이죠. 서로 뜻이 잘 맞지 않아서 계약을 파기한 사건이 있었죠. 제가 9년 동안 딱 한번 경험했을 정도니, 흔한 일은 아니에요. (웃음)

 

개인적으로 출판에디터는 책을 정말 많이 읽을 것 같아요. 한 달 평균 몇 권의 책을 읽나요?

요즘 게을러져서 많이 읽지는 못해요.(웃음). 업무 외적으로 읽는 건 한 달에 한 권? 제가 영화사 다닐 때, 영화담당 기자님에게 들은 이야긴데요.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남자친구를 둔 여자는 정작 보고 싶은 영화를 못 본다고 하더라고요. 남자친구는 업무적으로 봐야하는 영화가 많기 때문이라고 해요. 출판에디터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보고 싶은 책을 제외한 나머지 책들은 참고용으로 혹은 최근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보는 거죠. 즉, 일을 위해 봐야하는 책은 많지만, 그러다보니, 개인적으로 읽는 책은 적다고 해야 할까요?

 

긴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해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제가 취업을 준비했을 때보다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더 힘든 것 같아요. 사회에서 요구하는 수준도 많이 올라가 있는 것 같고요. 정말 치열한 경쟁을 해야 되는 것 같아요. 그럴수록 다급해하지 말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뚜렷한 정의를 내리는 시간을 가졌으면 해요.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되는, 나만이 할 수 있는 강점을 찾는다면, 어떤 일에 도전하든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을 거예요.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취재기자 박재은 jep10@jobkorea.co.kr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취재기자 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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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섹녀 2015-05-22

    저도 출판 쪽에 관심이 많은데 입사하고 싶은 회사가 거의 파주에 있어서 아쉽다는...ㅠㅠ 답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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