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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새로운 가치 발견과 보호에 앞장서다

문화재 감정사 2015.12.02. 조회수 11,410 Tag #문화재 #문화재감정사 #송원대학 #문화

문화재는 노인의 얼굴과 같다. 한 사람의 인생이 담긴 노인의 얼굴처럼 문화재 역시 한 나라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러한 문화재를 직접 만지며 문화재가 거쳐온 지난 날들을 파악하고 가치를 매기는 사람들이 바로 문화재 감정사이다. 문화재를 보면 소년처럼 가슴이 설렌다는 문화재 감정사 강대령 선생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버려진 물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문화재 감정사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23년간 문화재를 공부하고 있는 강대령입니다. 현재 광주송원대학에서 《고미술품의 이해》과목을 가르치고 있기도 합니다. 고미술품은 1993년도 중국 북경으로 유학을 가서 청동기, 도자기, 고서화를 공부하고, 2008년도에 귀국하여 현재는 중국 고미술품에 관하여 ‘중국통’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불혹이 넘은 나이지만 아직도 백자 달항아리를 보면 가슴이 설레는 아름다운 청년이기도 하고, 장지바닥에 그려진 광초서를 보면 붓 끝에 감도는 애 끓는 소리에 잠을 못 이루고 눈과 귀를 팔아 먹기도 하는 어리석은 중년 신사이기도 합니다.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정기적으로는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의뢰가 들어올 때면 문화재 감정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업무가 없는 날에는 주로 현장실습을 나가기도 하고요. 고미술품은 이론도 중요하지만 현장실습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박물관과 문화재 답사뿐만 아니라 골동품 가게나 경매장 등 현장을 자주 가고 있습니다.  

 

문화재 감정사라는 직업이 생소해요. 어떤 직업인지 간단하게 설명 부탁 드립니다.
사실 저희 직업에 정확한 명칭은 없습니다. 편하게 통칭하다 보니 문화재 감정사라는 말이 대두되게 되었지요. 저희 업무를 이해하기 쉽게 말씀 드리자면, KBS에서 방송중인 ‘TV쇼 진품명품’에 나오시는 분들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고고학·역사학·금석학에서 연대와 절대적 가치를 찾아내고, 상인들의 상거래 속에서 금전적 가치를 평가하는 직업이죠. 또한 새로운 고미술품을 통하여 문화재를 발견해내고, 지정하며, 장래에 미리 예정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는 것을 찾아내어 한 시대를 앞서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화재 감정사의 수입원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보통 감정가의 10%를 받게 됩니다. 이렇게 말씀 드리면 ‘비싼 값으로 감정을 내리면 되지 않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하지만 잘못 평가했을 경우 몇 배의 돈을 물어 줘야 하므로 정직함과 책임감을 갖고 감정해야 합니다.  

 

문화재 감정사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새로운 고미술품에 대하여 가치를 평가한다는 점입니다. 마치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같은 역사적 사명의 역할을 하고 있지요. 대학의 학문적 연구와 자본주의 시장의 원리를 적용하여 고미술품의 숨은 가치를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또한 해외로 반출되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가장 잘 지킬 수 있는 문화첨병으로서 자부심도 가질 수 있습니다.

 

문화재 감정사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사라져버릴 뻔했던 소중한 문화재를 재해석해줌으로써 고미술품이나 아름다운 문화유산으로서 생명력을 되살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가장 기분이 좋고 직업적 자부심을 느끼는 순간이지요.

 



욕심을 내려 놓는 마음 수련 필요 

 

업무 중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있으신가요?
2006년도 한국으로 들어올 때 중국 북경수도 공항에서 소지물품을 압수당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중국 문물국 경찰이 중국으로 귀화하여 중국을 위해서 일할 수 없느냐고 제게 말했습니다. 한 사람의 문화재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꽤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자되어야 하는데, 저는 이미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결국 그 고마운 부탁은 거절했지만 가끔씩 아름다운 추억으로 흐뭇하게 상기하기도 합니다. 평소 알고 지내는 영화감독님께 그 얘기를 했더니 영화로 만들어 보는 건 어떤지 제안도 하셨습니다.(웃음) 

 

일하면서 생긴 습관, 직업병이 있으신가요?
어디 어떤 지역을 가든지 간에 제일 먼저 박물관의 위치를 알아보고 가장 먼저 방문하는 것이 제 직업병입니다. 또한 고미술품이나 문화재를 볼 때는 배고픔조차 느끼지 못해 자주 끼니를 놓쳐 타박을 듣곤 합니다. 친구들의 집에 방문할 때도 제일 먼저 진열장 속의 물건들을 들여다보는 별난 버릇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문화재 감정사가 갖추어야 할 가장 큰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욕심을 내려놓는 마음입니다. 아집과 지나친 욕심이 때로는 큰 화를 부르는 것이 이 직업의 특성입니다. 고미술품에 욕심을 많이 내거나 집착하면 경제적으로도 심한 부상을 입을 수 있어요. 그러니 문화재 감정사는 마음을 다스려 욕심을 버리는 연습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재 감정사가 되기 위해서 특별히 공부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역사학과 고고학을 깊이 있게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화재 감정사는 오랜 기간 끈기를 가지고 공부해야 하는 일입니다. 단순히 몇 년의 공부만으로 문화재의 가치를 평가하기는 어렵지요. 저 역시도 공부를 시작한지 8년이 됐을 때쯤 서서히 문화재를 알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8년간 새벽 2~3시까지 공부를 하다가 책을 베고 잠들었던 것이 기억 나네요.
또한 실습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현장에서 실물(고미술품)을 중심으로 이론들을 적용하여 금전적으로 가치평가 하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매일매일 실물을 보고 감각을 잃지 않는 실전 연습을 해야 합니다.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게 되어도 문화재관리사를 택하실 건가요?
다시 직업을 선택한다고 해도 문화재 감정사의 외로운 길을 갈 것입니다. 내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고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고미술품은 제게 다정한 동네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고미술품을 보고 있을 때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엔도르핀이 솟아오르는 것이 느껴집니다. 물론 공부할 때는 무척 힘이 들고,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버려진 무언가에 문화유산으로서 새 생명을 불어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극복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학 내 문화재학과 탄생을 염원 

 

업무에 관해서 꿈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현재 대한민국에는 ‘문화재학과’가 없습니다. ‘문화융성시대’, ‘총성없는 문화전쟁’이라는 말들이 난무하는데도 어느 대학에도 문화재학과가 없어 너무 아쉽습니다. 문화재학과는 기본적으로 ‘문화재의 조사·발굴·관리·수리·보수·복원’은 물론, 문화재의 ‘진위 감정과 미래 예정문화재’를 발굴하는 중요한 학과입니다. 또한 문화재를 이용한 콘텐츠 개발이나 축제 등도 문화재학과의 빠질 수 없는 시대적 사명입니다. 문화재학과는 21세기 문화산업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학과인데도 불구하고 한두 개 대학에서 부분적으로만 운영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수 만점의 국내문화재와 돌아오지 못한 해외문화재 그리고, 아직도 발굴·발견되지 못한 조상들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많습니다. 그래서 하루빨리 대한민국에 문화재학과가 탄생되길 기대합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 드려요.
이 세상에 극한직업이 아닌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어떤 직업이든지 소중한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생계를 꾸려가는 극한직업들입니다. 어떤 직업이든지 나름대로의 고통과 피로가 있기 때문에 좋은 직업이라는 고전적인 편견을 하루 빨리 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자기인생에 주인의식을 갖고 직업들을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좋은 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자신에게 행복과 보람을 주는 일이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이 행복하고 즐겁고 보람을 느낄 있는 일을 평생 할 수 있다면 좀 보수가 적다고 할지라도 지금의 시대정신을 따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세상의 편견이나 금전적인 부분에 너무 얽매여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불행해지는 일입니다. 모두가 즐거운 일, 좋은 일을 선택하여 행복한 인생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인턴 취재기자 정보라 good@job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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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취재기자 정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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