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기, 학창시절, 사회활동 중 만난 세 명의 어른을 롤모델 삼아 직업 가치관을 발전시킨 과정과 진로 탐색 과정에서 교훈을 얻은 두 경험을 말씀드립니다.
[양복장이의 손자]
양장점을 운영하시던 할아버지와 건축가 아버지를 둔 덕에 자연스레 무언가를 창작하는 과정을 접하며 자랐습니다. 다양한 창작물 중 제가 빠진 대상은 글이었습니다. 친구들이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게임을 즐기는 시간에 [지큐]와 [W]를 펼치던, 소위 매거진 키드로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어문학을 전공하고 관련 활동들에 참여하며 잡지 기자라는 꿈을 구체화해나갔습니다.
[첫 스승: 디자이너 OOO]
모교에 객원교수로 출강하던 디자이너 OOO의 강의를 수강한 것을 계기로 마케팅의 목적의식에 대한 시각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요즘 세상에 배고파서 쓰러지고 옷 없어서 얼어죽는 사람은 없어요. 상품의 효익과 가치는 다른 개념이에요.`라고 설명하며 고객에게 구체적인 생활양식을 제안해주지 못하는 기업은 성장 한계에 부딪히고 말 것임을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개별 상품과 서비스가 담지 못하는 브랜드의 가치를 제시하는 도구로서 마케팅 메시지를 구현하는 과정의 중요성 역시, 서 교수를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매력적인 선배: 기자 OOO]
OOO 교수로부터 브랜드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그것을 언어적으로 구현하는 IMC 기획에 대한 시각을 얻었다면, 잡지사 [젠틀맨] 인턴 당시 선후배 관계를 맺게된 OOO 기자로부터는 그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채널 전략에 관한 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같은 텍스트라도 그것이 어느 곳에 놓이는지에 따라 의미는 완전히 달라져요. 글쓰는 일을 계속 하고 싶으면 채널을 공부하세요."라는 그의 조언을 통해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를 그럴듯하게 홍보하는 것으로만 이해하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채널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상기 세 어른으로부터 얻은 교훈에 더해, 잡지사 인턴십을 진행하며 OOO VIP 멤버십지 [더클라시스], OOO 남성관 DM [멘즈위크] 등 기업들의 MPR 콘텐츠 외주 작업에 참여한 경험을 통해서는 B2C 마케팅 기획자로의 보다 구체적인 직무 비전을 확립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OOO과의 작업의 경우, DM 발행 후 지점 총매출 대비 남성관 매출 비중이 40%를 넘기는 개점 이래 최초의 성과가 창출되는 것을 확인하며 제 노력의 성과를 명확한 지표로 측정할 수 있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즐거움을 실감하게 된 경험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기업 MPR 프로젝트 참여 경험을 통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직무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한 뒤, 금 상반기에는 OOO 마케팅본부(CMO실)에서 인턴십을 진행하며, 현업의 마케팅 캠페인 기획 및 실행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를 기를 수 있었습니다. 경영지원부서로서 사내외 유관 조직들과 협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광고 캠페인 제작에 참여할 기회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인턴십 기간 특히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그룹 소속 테마파크 OOO의 시즌 콘텐츠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을 말씀드립니다. 프로젝트는 테마파크의 유휴부지를 활용할 하계, 추계 시즌 콘텐츠를 기획하는 작업으로, 저는 국내외 주요 테마파크들의 프로그램 사례를 조사하고, 그 가운데 자사가 운용 가능한 부지 및 예산 규모에 부합하는 사례를 정리하는 과업을 담당했습니다. 리서치를 거쳐 제안한 주요 콘텐츠로는 평일 주차장 유휴부지를 활용한 물총축제, 야외공연장을 활용해 먹거리와 영화를 즐기는 `푸드 영화제` 등이 있었으나, 전자의 경우 소방법 및 소음 이슈, 후자의 경우 식품위생법 문제로 기획이 반려됐고, 결국 폐쇄된 정원부지를 재단장한 `덤불 미로` 콘텐츠 하나만이 진행 승인될 수 있었습니다.
좁은 시각으로 팀에 많은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기억이지만, 동시에 개인적으로는 상기 경험을 통해 지역사회, 규제기관 등의 외부집단 역시 마케터가 다뤄야 할 중요한 관계관리의 대상임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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