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병 자네가 최고야!]
"LEE, you are the best" 이 말을 들은 날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전입을 갔을 때, 저에게는 일을 가르쳐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의 사수 카투사는 이미 전역을 한 상황이었습니다. 카투사는 보직별로 한 명이나 두 명밖에 없으므로 다른 카투사들은 저를 도와줄 수 없었습니다.
아직 영어가 미숙했던 저는 미군과의 소통도 어려웠고 군대용어나 업무 방식의 차이로 인해 처음엔 일에 대한 어려움과 차별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수동적인 자세를 버리고 제대로 해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미군 상병이 일하는 곳을 쫓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미군 전산병이 어떤 일을 하는지 보고 하나하나 기록을 했습니다.
알아듣지 못하는 군 용어는 일단 받아 적고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쉽지는 않았지만 근성있는 태도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A4용지 두 장 정도 분량의 리스트를 정리하자 드디어 저도 일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무실에 저만 남아있을 때 다른 미군이 일을 부탁해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상병이 되고 나서 얼마 후 UFG 훈련을 나갔을 때였습니다. 미군 상사가 진지 구축에서 전산병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안테나 설치를 맡겼습니다. 다른 미군 일병 둘을 지시해가며 안테나를 완벽히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사에게 그 칭찬을 받았습니다.
배운 것이 없다고 신세한탄을 했다면 군생활동안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을 것입니다. 사회에 나가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이든지 적극적인 자세로 배우고 실천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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