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회장을 지냈던 하드웨어 학술 소모임에서 가장 강한 소속감을 느꼈었습니다. 소모임은 방학 동안에도 휴일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저녁까지 공부하는 모임이었습니다. 방학 동안에는 지속적으로 빠지면 모임에서 제외되는 시스템이라 신입생의 절반이 넘게 중간에 탈퇴하게 되고, 소모임이 지속되지 않을 지경까지 왔습니다.
10년 넘게 이어온 소모임이라 회장인 저에겐 책임감이 막중했고, 저는 꼭 정해지 시간에 학교에 나오지 않아도 소모임 공부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하드웨어 소모임이라는 특색때문에 장비가 다 갖춰져야 했고, 후배들이 이동용 장비를 개개인이 구매할 의향까지는 없는 실정에 10여년간 이어온 규칙으로 선배들은 학교를 안나오고 개개인별로 집에서 공부를 하는 것에는 큰 반대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해결점을 찾지 못해 좌불안석이었던 저는 소모임들과 같이 해결점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매일 회의를 하였고, 다행이도 동기 2명이 저와 뜻을 같이해주었습니다. 선배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지 않았던터라 어려웠지만 여태까지의 규칙을 조금은 개선시키고, 장비구입을 위한 자금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선배들 회사를 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창시멤버 선배를 가장 먼저 뵙기 시작했습니다. 사정을 말씀드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차근히 말씀드리자 소모임의 발전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신 데에 동의해주셔서 사업 중에 쓰시던 장비도 기증해 주셨습니다. 이후에도 다른 선배들도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그 이전엔 부족했던 선배와의 커뮤니케이션도 많이 활발해졌습니다.
후배들도 고향에 내려가서도 장비를 대여해가서 공부를 하게 되었고, 물론 계속 크고 작은 착오가 있지만 지금은 저도 회장을 물려준 선배의 입장에서 자주 모임에 나가 제가 그 때 배운 시행착오들에 대해 많이 이야기해주곤 합니다.
책임감과 설득력, 조직의 위아래 사람을 아우르는 친화력을 배웠던 계기였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의 팀내 조직에서도 크게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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