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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 서바이벌 키트] 수시채용의 시대에서 기업이 할 일

잡코리아 2022-01-26 15:00 조회수6,870


   

대기업에서 공채가 폐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기업을 필두로 공개채용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공개채용 시대에는 1년에 두 번 상·하반기 채용을 진행했습니다. ‘어디에든 사용할 수 있는’ 인재를 뽑은 뒤 회사 상황에 따라 각 직무에 배치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두 가지 큰 흐름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첫째, 기술이 고도화되었습니다. 기업이 ‘똘똘한 대졸 신입사원’을 뽑아 기초부터 교육하는 방식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졌습니다. 기술 고도화와 평생계약 붕괴는 ‘범용 역량’을 중시하던 정기공채 시스템을 지속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채용에서 직무 역량을 고려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이전에는 회사별 인재상에 맞춰 비슷한 역량과 성격을 가진 사람을 대규모로 뽑았다면, 이제는 ‘직무별’로 전형을 세분화해 각 직무가 요구하는 다양성과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찾게 되었습니다.

 

둘째, 노동시장에서 평생계약이 무너졌습니다. 평생계약 붕괴 이후, 이제 입사자들은 취업한 이후에도 자기계발의 압박을 강하게 받게 되었습니다. 직무 전문성이 점점 중요해지는 배경입니다. 원하지 않는 직무에 배치될 경우, 이제 신입사원들은 버티는 대신 퇴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셋째, 채용의 적시성이 중요해졌습니다. 직무별 채용을 하려면, 인재를 고르는 주체와 그 시기를 바꿀 수밖에 없습니다. 채용 주체는 그룹 인사팀에서 현업 부서로 전환됩니다. 신입사원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범용 역량에서 직무 역량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채용 주체가 인사팀에서 현업 부서로 바뀐 것입니다. 정기공채는 채용 공고부터 입사까지 6개월가량 소요되었습니다. 채용 공고를 기준으로 반년이 지나야 신입사원이 현업에 배치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채 공고가 떴을 때 필요했던 팀별 인원과, 이들이 현업에 배치되는 시점인 7개월 후에 필요한 팀별 인원이 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면 직무별 채용에서는 채용 공고를 기준으로 2개월이면 신입사원을 선발할 수 있습니다. 선발된 신입사원은 며칠간의 현장훈련(OJT)을 거친 뒤 바로 실무에 투입되고 현업 부서가 사람이 필요할 때마다 비정기적으로 뽑는 게 가능합니다. 지원자들이 채용 공고에 게시된 직무 내용과 근무지를 보고 지원하므로, 입사 후 반드시 해당 직무와 팀으로 배치됩니다.

 

 

직무 중심의 수시채용 정착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직무단위 인력운영 원칙을 수립하고 실행합니다. 채용만이 아닌 인사이동, 운영 등 전체 인사관리가 직무 중심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전체 직무 대상의 전면적인 도입이 어려울 경우 연구직무 등 직무역량 습득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전문적인 직무를 우선하여 순차적으로 도입할 수 있습니다.

 

둘째, 직무 맞춤형 선발기능이 필요합니다. 직무별 수시채용은 직무별 필요한 인력을 특화하고 직무별 역량을 검증하는 인턴십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업조직이 선발기능을 가져야 합니다. 현업 주관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입사지원자의 직무경험 파악과 직무적합도를 판단해야 합니다.

 

직무 단위별 요구되는 역량은 다릅니다. 직무별 수시채용이 진행되면 직무별 선발방식과 기준이 다양해질 것입니다. 서류전형에서는 직무관련성이 높은 항목을 중심으로 직무별 요건과 수준을 별도로 정의합니다. 필기전형에서는 직무단위별 직무역량과 전형 문항 간의 정합성을 높이도록 검사 항목을 차별화합니다. 면접단계에서도 직무별 역량 확인을 위하여 직무 특화 면접을 도입합니다. 예컨대, 기술직군은 일대일 심화면접, 디자인직군은 회사에서 검토하고 있는 컨셉에 대한 디자인 개발 워크샵, 영업직군은 사례별 대안을 제안하는 단체과제 수행 등을 면접방식으로 도입할 수 있습니다.

 

셋째, 체계적인 면접관 Pool 구축이 필요합니다. 범용적인 역량, 지식보다 직무역량을 중시하는 ‘직무별 채용체제’로 전환 시 선결과제는 ‘현업의 면접역량 강화’입니다. 직무단위 채용을 위해서는 직무별 이해수준이 높은 전문가를 면접관으로 선발해야 합니다. 매년 일정기간 면접관 대상 면접교육을 진행하고, 면접역량이 낮은 인력은 면접관 Pool에서 제외시킵니다. 또한, 면접관 역량 향상을 위해 직무별 구조화된 면접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합니다. 면접관의 면접역량을 높이고, 우수인재를 판별하는 능력을 강화토록 합니다.

 

면접전형의 중요성을 중시하는 선진회사인 아마존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아마존은 아마존만의 절대 기준을 두고 이 기준에 대한 적합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수준 높은 면접관제도를 운영합니다. 채용 기준(Bar)을 올리는 사람이란 의미의 ‘전문면접관 제도(Bar Raiser 제도)’가 그것입니다. 이들은 아마존의 조직문화를 충분히 이해하는 구성원들로 구성되고,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과 조직문화의 적합성을 검증합니다. 바 레이저(Bar Raiser)로 선정되면 매주 최소 1회에서 10회까지 면접에 참여하고, 인당 2~3시간을 투자하여 일대일로 인터뷰하며, 면접내용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면접관 회의의 참석합니다. 직무수행능력이 우수하더라도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과 조직문화에 맞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바 레이저(Bar Raiser)는 강력한 채용 거부권(Veto)을 행사합니다. 바 레이저(Bar Raiser) 역할을 맡더라도 평가 우대나 별도 수당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선발된 사람은 본인이 조직에서 인정받는 인재라는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게 됩니다.

 

 

필자 ㅣ 이호석


  

필자 약력
- 공인노무사, 경영지도사, PHR
-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노동법학과 (법학석사)
- 1998년부터 인사노무 제도기획과 실무업무 수행, 회계, 글로벌마케팅, 현장관리, 상생협력
  업무 수행
- 저서: 『채용올인원 (All in One) 』, 『인사팀 이부장이 알려주는 위풍당당 회사생활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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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 서바이벌 키트’ 시리즈는 매월 넷째 주 수요일에 찾아옵니다.

잡코리아 김가현 에디터 kimga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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