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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트랜스포메이션] 좋은 팀장 vs 나쁜 팀장

잡코리아 2022-02-17 09:00 조회수13,273

 

 

처음 직장생활을 하면서 조직을 관찰해보니 몇 가지 특징이 눈에 띄었다. 한 가지는 충분히 오래 일하면 누구나 '부장'까지 승진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충분히 오래 일한 직원 중 '일 잘하고 능력있다고 인정받는 사람'은 조직원을 관리하는 팀장, 부서장이 되더라는 점이다. 흥미로우면서 안타까웠던 점은 본인의 업무에서 유능하던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조직을 잘 이끄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분명, 본인의 업무를 처리하는 능력과 매니저(관리자)로서 팀을 이끄는 스킬은 다른 영역이다(물론 둘 다 잘하는 사람도 많다). 레전드라 부르던 축구선수가 반드시 훌륭한 감독이 되는 것이 아니고, 명장이라 불리는 감독 중에도 선수시절에 주목받지 못했던 경우도 있지 않던가.

그렇다면, 매니저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무엇일까? 이번 글에서는 좋은 팀장과 나쁜 팀장의 특징을 살펴보자.

 

 

#방향성(Direction)

매니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방향성'을 꼽고 싶다. 좋은 팀장은 회사의 비전과 경영진의 의도를 이해하고 조직에 맞는 세부 전략을 수립한다. 여기서 팀원들의 역량을 파악하여 팀의 업무 범위를 설정하고 이를 팀원 각각에 효과적으로 분배한다. 이때, 퍼즐 조각 맞추듯 개개인의 장단점과 성향을 이해하고 각자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가이드 한다. 즉, 회사와 팀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반면, 나쁜 팀장은 팀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끈다. 대표적으로, 윗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회사나 팀에 도움되지 않는 일을 강요하는 것이다. 달성 불가능한 과도한 업무를 받아오거나 비효율적인 업무 분배 또한 대표적인 안 좋은 사례이다.

 

 

#전문성(Professionality)

좋은 팀장은 담당업무에 대한 일정수준 이상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업무의 세부내용에 대해 담당자만큼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팀원이 업무내용에 대해 설명하면 해당 내용을 이해하고 그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전문성은 크게 업무 기능(Function), 업계(Market/Industry), 상품(Product)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개발 팀장이라면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할 것이고, 마케팅 팀장은 마케팅에 대한 이론과 툴에 대해 알아야 할 텐데, 이는 업무 기능의 전문성이라 할 수 있다. 만약 과거에 다른 업무를 담당하였거나 다른 업계에서 넘어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캐치 업 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나쁜 팀장은 업무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이야기를 반복하는데, 팀원 입장에서 답답하기 그지 없다. 팀원의 경험이 부족하고 팀장마저 전문성이 떨어지면 당연히 업무 성과는 떨어질 것이다.

 

 

#업무 방식(Approach)

대다수의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푸쉬하는 매니저(팀원들을 쪼아서 일을 많이 시키는 팀장)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일단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고, 업무량이 많으면 어느 정도의 성과는 나올 테니 말이다. 그러나, 이런 무작정 푸쉬하는 팀장 밑에서 일하는 팀원들은 동기부여 라든지 업무 만족도 측면에서 불만이 생기게 되고 장기적으로 유능한 인재가 회사를 떠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과를 달성하도록 지나치게 푸쉬하다 보면 컴플라이언스(법적 또는 윤리적) 이슈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과거, 남양유업이 대리점에 밀어내기를 해서 이슈가 되었는데, 이런 업무 방식은 사라져야 할 악습이라 생각한다. 보스(Boss)와 리더(Leader)의 업무 방식을 비교하는 유명한 밈(Meme)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리더 타입이 좋은 팀장으로 여겨진다. 미션이 주어졌을 때 단지 팀원들을 푸쉬하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솔선수범하여 팀을 이끈다. 그 과정에서 팀원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동기부여를 시킨다. 도전적인(Challenging) 미션이 주어지면 창의적인 해결책을 고안하거나 필요에 따라서는 윗사람에 업무 조정을 요청해야 한다.

 

 

#태도(Attitude)

팀원을 대하는 태도 또한 팀장에게 있어 중요한 자질이다. 팀원들의 의견 듣는 척만 하고 실제로는 귀담아 듣지 않거나 무시하는 팀장이라면 신뢰할 수 있을까? 문제상황이 발생할 때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않고 팀원을 나무라거나, 심지어 본인이 실수한 상황에서도 본인의 안위를 위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팀원 탓으로 돌리는 팀장은 어떤가? 누구나 꺼려하는 업무(까다로운 고객 응대 등)는 팀원에 미루고 누구나 원하는 일(널널한 일정의 해외 출장)은 본인이 독식하는 팀장 밑에서 일해야 한다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좋은 팀장이라면 팀원을 진심으로 대하고 개개인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문제상황이 발생하면 팀원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팀에서 발생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여러 상황에서 팀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최대한 서포트 할 것이다. 웹툰 원작의 드라마 미생에서 오차장은 멋진 팀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다른 팀의 실수 때문에 주인공인 장그래가 욕을 먹었고, 전후 사정을 파악한 오차장이 술김에 상대 팀장을 향해 외친 한마디는 아직도 먹먹하다.

"니네 애가 문서에 풀 묻혀서 흘리는 바람에 우리 애만 혼났잖아"

 

 

#커리어 코치(Career Coach)

팀장의 미션 중 하나는 팀원 성장의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팀원들의 커리어에 대해 코치하고 다방면에서 역량을 발전시키도록 돕는다. 이것이 가능 하려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개개인을 진심으로 대해야 하며, 그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고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고 싶어 하는지 지속적으로 대화해야 할 것이다. 역량을 기르기 위해 업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답을 알아도 팀원들이 직접 해결하도록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 팀원이 혼자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즉시 답을 주기보다 힌트를 주고 팀원이 직접 생각하여 답을 찾도록 지도하는 것이 팀원 성장에 도움될 것이다. 팀원이 커리어적으로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해 다른 팀에 보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더구나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면 팀장 입장에서 놔주기 싫을 수 있다. 그렇지만 당장 팀의 업무성과보다 그 팀원의 장기적인 커리어를 생각하면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과거 나 또한 새로운 분야를 배우기 위해 다른 팀에 지원한 적이 있었는데 이를 반대한 팀장도 있었고 오히려 이를 지원한 매니저도 있었다. 당연히 내 기억에는 후자가 더 좋은 팀장으로 기억된다.

 

 

#공사 구분

사람이다 보니 성향이 다르게 마련이다. 취미가 다르고 정치적 성향이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술자리를 좋아하지만 다른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다르고 생각하는 방식이나 업무를 처리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과거에는 직장 상사에 모든 것을 맞추는 것이 직장생활의 처세술이라 여겨지곤 했지만 회사생활에서도 점점 다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이다 보니 본인과 결이 다르면 눈엣가시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적인 감정을 업무에 대입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팀원이 팀장과 생각이 다르다고 인사평가나 업무분배에 불이익을 준다면 당연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소프트 스킬(Soft Skills)

매니저에게는 다양한 소프트 스킬이 요구되는데, 그 중에서도 사려 깊은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고 싶다. 본인의 의도를 명확히 전달하면서도 상대방이 듣기에 불편하거나 오해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하며, 섬세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경청은 필수다. 그 외에도 약속을 지키고, 말과 행동이 일관되며, 시간관리를 잘하는 등 팀원들에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반대로 지나치게 '우유부단'하거나 '답정너' 또는 '내로남불'은 나쁜 팀장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간혹 운이 없으면 진실되지 않은 팀장을 만날 수도 있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업무상 중요한 정보를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팀장과는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우며 당연히 훌륭한 팀워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주 심각한 사안을 제외하면, 일과 시간 외 카카오톡과 같은 개인적인 매체를 통해 업무 공유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부록] 팀원의 마음가짐

팀원으로서 팀장을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나게 된 팀장은 좋은 팀장일 수도 있고, 나쁜 팀장일 수도 있다. 나쁜 팀장을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가장 존경하는 한 인사과장은 신입사원 연수 마지막 날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희들의 상사는 기대만큼 훌륭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 그들은 너희에게 부당한 대우를 할 수도 있다. 그 부분에 너무 실망하지 말고 나중에 너희들이 훌륭한 상사가 되어 달라.”

 

 

필자 ㅣ 백승민

  

필자 약력
- (현) 모션투에이아이 Biz Dev & Product Manager
- (전) 유니버설로봇 기술팀장
- (전) 현대중공업 연구원
- 서울대학교 학부 및 석사
- 브런치: https://brunch.co.kr/@jobdesigner
- 일러스트: https://www.instagram.com/kkul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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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 김가현 에디터 kimga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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