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과 다른 진로를 고민 중입니다 (장문)
대학교는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들어간 첫 직장에서도 디자인 업무를 담당했었지만 일을 하면 할 수록 "이게 맞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원하는 결과물은 나오지 않고, 업무는 늘어만 가는데 그걸 빠르게 처리하질 못하니 상사에게 깨지기도 하고, 사무실이라는 경직된 환경도 제 성격엔 몹시 불편하고 어떨 때는 갑갑하기도 했습니다 ㅠㅠ... 학교에서 배운 것과 직장에서의 실무는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적응은 커녕 더 힘들어지기만 하더라구요. 내가 사무직에 체질이 아닌걸까? 라는 자괴감에 못 이겨 결국 퇴사를 했습니다.한 마디로 저 자신의 문제였죠... 내가 너무 멘탈이 약했구나 싶어 멘탈을 좀 기르자는 마음으로 얼마 안 가서 사람을 많이 만나는 식당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일 하는게 너무 즐거웠습니다... 싹싹하게 사장님께 농담도 건네면서 친구처럼 가벼운 사이로 친해지고 같이 일하던 알바 친구들과도 언니 동생 하는 편한 관계로 지내니 마음도 편하고, 마음이 편하니 일에 실수도 없어지며 사무실에서 느꼈던 것 같은 무거운 감정이 단 1도 느껴지지 않았던거죠.무엇보다 매일 새로운 손님을 만나는 것도 즐거웠고, 말이 트인 손님과는 짧게 이야기 나누며 서로 얼굴 알고 인사하는 사이도 되어 봤습니다. 새 친구를 사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그때 문득 들었어요. "어쩌면 내 진짜 적성은 디자인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말이죠.1년 정도 그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다 이제 나이도 20대 중반이니 다시 직장을 잡아야 되겠다는 마음으로 아르바이트를 곧 그만 두고 재취업을 할 예정인데 판매 서비스 같은 현장직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이 앞섭니다...하지만 자격증이나 수상 경력이나, 모든 커리어가 디자인 계열로 맞춰져 있는 제 이력서를 보니 갑자기 한숨부터 나오네요 ㅠㅠ부모님께선 어떤 직장이던 네 마음이 중요하니 전공에 얽매이지 말고 하고싶은 일을 하라고 하셨지만 배운게 이것 뿐이라는 현실 탓에 사실 녹록치가 않습니다.제가 가고싶은 회사가 지금 직영점 운영, 판매 및 고객응대 부문으로 정직원을 채용 중에 있습니다.꼭 들어가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지금도 이력서를 열심히 수정 중인데 제 디자인 경력이랑 자격증을 숨겨야 할까요, 그냥 드러내야 할까요? 현장직은 어떤 식으로 지원서를 작성하면 좋을까요? 선배님들 의견이 궁금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