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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논술] 원전은 친환경 에너지인가

잡코리아 2022-11-04 09:00 조회수6,660

 

- 이슈의 배경

정부가 원자력발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논쟁이 재발했다. 환경부는 9월 20일 원전을 포함한 한국형 녹색 분류체계(K-택소노미) 개정안을 발표했다. 여기서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와 사고저항성핵연료(ATF, Accident-Tolerant Fuel) 등 원전 기술 개발은 ‘진정한 친환경 경제활동’으로 규정하고 원전 건설과 운영은 ‘진정한 친환경은 아니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과도기적 경제활동’이라고 분류했다.

 

윤석열 정부가 전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확보 수단으로 원전 산업 재건을 강조해온 터라 녹색 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시킨 것은 예상된 수순이다.

 

앞서 유럽연합(EU)의 결정도 K-택소노미 원전 포함에 영향을 미쳤다. EU는 탈원전과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각각 중점을 둔 국가들 간 격론을 벌인 끝에 지난 7월 까다로운 조건을 붙여 원전을 녹색 분류체계에 포함했다.

 

특히 EU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천연가스 등을 무기화하고 유럽에 수출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대체 에너지 자원으로서 원전의 중요성이 커졌다. 오는 겨울 ‘가스 대란’ 조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독일을 비롯한 탈원전 국가들은 원전 가동 연장과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안전과 폐기물 처리라는 난제를 극복 못한 원전을 과연 친환경 에너지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은 여전하다. 환경 단체는 방사성 폐기물이라는 위험하고 완전한 처리법을 못 찾은 폐기물이 나오는 원전을 녹색 분류체계에 포함하는 것을 그린워싱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와 원전 업계에서는 탄소 감축을 위해 원전은 가장 효율적이고 필수불가결한 자원이라고 반박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사고저항성핵연료(ATF)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는 대형 원전 10~20분의 1 이하 크기인 전기출력 100~300MWe(메가와트)급 이하의 원전을 말한다.

 

SMR은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고 초기 투자비가 적으며 건설기간이 짧아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고저항성핵연료(ATF, Accident-Tolerant Fuel)는 기존 핵연료에 비해 원전의 비상 노심 냉각 기능이 상실된 상태에서도 사고 대처 시간을 현저하게 개선시킬 수 있으며, 수소 발생량을 크게 억제하여 원전의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핵연료다.

 

- 이슈의 논점

원전은 탄소 감축 위한 친환경 수단

지금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인가. 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 공급망 붕괴,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과 전 세계 인플레이션이 몰고 온 경제 충격 등으로 혼란스럽지만 역사를 돌이켜 보면 영원한 전쟁도, 영원한 경제 위기도 없는 법이다.

 

지구 온난화를 초월한 지구 가열이 세계 곳곳에 미치는 환경 재앙은 현존하는 급박한 위기이자 문명의 절멸을 가져올 수 있는 최대 위기다.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기후 재앙이 이를 증명한다. 기후 전문가들은 각국에게 과격할 정도로 빠르고 거대한 탄소 감축을 당부했다.

 

현존하는 기술과 자원으로 탄소를 가장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단연 원전이다. 원전은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거의 없어 가장 저렴하고 깨끗하게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발전 수단이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불가능하거니와 단위 면적당 발전량이 원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 오히려 환경을 파괴한다.

 

지난 정부에서 원전을 억제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인 결과 요새 도시를 벗어나 농산어촌 곳곳을 가보면 태양광 패널이 빼곡히 들어선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논과 밭, 산봉우리와 능선 가리지 않고 허옇게 도려낸 곳에 다닥다닥 붙은 태양광 패널은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토사 유출과 산사태 우려까지 높이고 있다. 각국에서 풍력발전기 날개에 부딪혀 죽는 새는 연간 수천만 마리에 이른다.

 

극히 일부 원전 사고를 제외하면 인류는 안전하게 원자력 발전 기술을 이용해왔다. 희박한 사고 가능성과 다른 발전 수단이 남기는 부산물에 비하면 매우 적은 처리 비용과 자원을 소모하는 핵폐기물을 트집 삼아 원전을 친환경 자원에서 제외하는 것은 인류가 쌓아온 지적 성과를 무시하는 처사다.

 

인공태양(핵융합 발전)과 같이 원자력에 비해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친환경 발전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물론 노력해야 하지만 현재 추세로 볼 때 향후 수십 년 동안 원자력보다 나은 기술을 상용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프랑스는 2050년까지 신규 원전을 최대 14기까지 건설할 방침이다. 영국은 20년 넘게 원전 건설을 중단했다가 최근 2050년까지 약 45조원을 투자해 SMR 16기를 건설할 방침이다. 미국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에도 원전을 포기할 수 없다는 방침이 확고했고 차세대 원자로 기술과 SMR 개발 투자가 한창이다.

 

그럼에도 영화 등 미디어를 통해 과장된 원전에 대한 파멸적인 이미지는 여전하다. 역사상 대형 원전 사고는 1979년 스리마일섬(미국), 1986년 체르노빌(구소련), 2011년 후쿠시마(일본) 등 세 차례 있었는데 스리마일섬 사고는 직접적인 피폭자가 없었고 체르노빌 사고는 진정한 의미의 원전 재앙이었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는 군인들이 맨몸으로 삽을 들고 방사능 오염물질을 퍼내는 미개한 대응으로 원전 직원과 소방대원 등 59명이 숨졌다. 후쿠시마 사고 피해는 다소 과장됐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원전 복구 과정에서 방사능 피폭에 의해 사망한 사람은 없다. 체르노빌 당시에 비하면 위험을 다루는 기술이 진보한 것이다.

 

자연과의 투쟁이 바로 인간의 발전사다. 원시 인류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불을 다뤘다. 중세 흑사병(페스트)으로 유럽 인구의 4분의 1이 사망하는 대재앙을 겪었지만 결국 페스트는 정복됐다. 20C 초반 두 차례의 세계 전쟁 참화를 딛고 일어섰다. 인류는 원자력이란 인공적 불을 안전히 통제하며 불타는 지구에 맞불을 놓아야 한다.

 

 

‘친환경 원전’은 불가능한 궤변

인류는 원자력을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경제적 번영을 누릴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원전이 100% 안전하다는 가정은 허상일 뿐이다. 2021년 기준으로 세계 33여 개국에서 440여 개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크고 작은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전쟁이나 다른 자연재해와 달리 원전 사고는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대 사회에 상존하는 위험은 계급과 국경을 초월한다. 체르노빌 사고 발생 후 35년이 지났지만 인근 지역은 여전히 방사능 오염에 신음하는 죽음의 땅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방사능 피폭자가 없다고 하지만 일대 어린이들이 이유 없이 코피를 흘리는 등 원폭 피해가 우려된다고 한다.

 

발암물질은 단일 세포 단 하나의 변이만 생겨도 암 덩어리로 분열할 수 있어 역치(値 : 생물체가 자극에 대한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도의 자극의 강도를 표시하는 수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원전 또한 예상치 못한 계기로 제2, 제3의 체르노빌 사고를 유발해 영원한 재앙을 안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탐욕이 낳은 발암물질과 다를 바 없다.

 

원전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과연 친환경적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전 세계의 인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약 3분의 1이 전력 생산으로 인해 발생한다. 전기차가 그다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역설이 원전 산업에도 적용된다.

 

원전은 외관상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기술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전기를 생산하는 핵분열 과정에서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지만 주연료인 우라늄을 채굴하는 단계에서 막대한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탄소를 내뿜는다. 이후 연료를 운송하고 사용 후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각국이 원전을 줄이지 않는 한 앞으로도 우라늄 채취에 많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게 될 것이고 원전의 간접적 탄소 배출량이 나날이 증가할 것이다. 원전 사고의 위험성을 상쇄할 정도로 원전이 다른 화석연료 발전 설비보다 탄소 배출량 측면에서도 우위가 크다고 보기 힘들다.

 

원전은 생물 환경에도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원자력 발전소를 ‘바다 데우기 장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100만kw의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는 300만kw의 열을 방출하는 가운데 200만kw가 바닷물을 데운다. 발전소 주변 바다 생태계가 붕괴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다.

 

핵폐기물의 위험성도 두말할 나위가 없다. 원자력 발전소를 1년 동안 가동시키면 방사성 폐기물이 드럼통으로 1000개 정도 나오는데 이러한 드럼통은 100만 년 동안 관리를 해야 한다. 폐연료봉이 뿜어내는 방사능으로 5만 명을 죽일 수 있으며 100만 년이 지나도 10명을 죽일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친환경 원전이란 허상은 ‘깨끗한 오염’과 같은 수사학적 궤변에 불과하다. 전쟁과 경제 불안으로 원전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하나 이는 공고한 카르텔을 형성한 원전 마피아들과 값싼 에너지에 중독된 자본이 늘 반복했던 말들에 불과하다.

 

만약 신재생에너지를 지금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면 원전을 고집하는 이들이 남아 있을지 의문이다. 실제로 그런 날이 머지않았다. 한전경영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및 육상풍력 LCOE(Levelized Cost Of Electricity : 수명 기간 동안 발전기의 발전에 대한 평균 순 현재 비용)는 2027년경 석탄 발전보다 낮아져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낮아지면서 기존 화석에너지 발전 단가와 같아지는 균형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각국이 친환경 에너지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며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온 흐름은 장기적으로 거스르지 못할 것이다. 근시안적 정치 논리 때문에 지체되고 있지만 탈원전은 인류가 더 나은 미래로 진보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할 변곡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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