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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의 정석] 남에게 좋다고 나에게도 좋은 것은 아니다

잡코리아 2020-07-24 14:00 조회수3,678

유별난 사람의 유별난 선택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희망 기업을 묻는다면, 100명 중 99명은 대기업 이름을 댈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친숙한 것을 선호하므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생활 속에서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온 대기업을 취업 희망 1순위로 꼽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보상과 복리후생까지 고려한다면 대기업 취업을 희망하지 않는 것이 이상해 보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간혹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목표로 취업 준비를 하는 별난 사람들이 있다. 대학 시절, 축제 과 주점에 와서 술잔을 나눴던 나이 지긋한 한 선배님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선배가 대학 문을 나섰을 때는 IMF가 터지기 전으로, 대학생들의 취업이 상당히 수월하던 시기다. 그때만 하더라도 서울 중상위권의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시기에 선배는 어느 회사로 갈 것인가 고민하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 선배는 타인을 빨아들이는 엄청난 화술의 소유자다. 그리고 화술만큼이나 자신의 신념과 주장이 강한 사람이었다. 선배는 자기 자신이 ‘남이 시키는 대로 일할 성격이 못된다’고 생각하고, 관료적 특성이 강한 대기업이 아닌 신생 중소기업에 입사했다. 인원이 적고 새롭게 시작된 회사인 만큼 자신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으리라 판단한 것이다.

그 계산은 잘 들어맞았다. 선배는 입사 후 얼마 되지 않아 능력을 인정받아 팀장의 자리에 올랐고, 이후 한 통신사로 이직하여 최연소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 후 외국계 컨설팅 기업의 임원 자리를 거쳐, 현재는 유관분야의 한 회사에서 부사장의 자리를 맡게 되면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억대 연봉의 고소득자가 되었다.

 


 

출발점이 아니라 방향성이 중요하다

 

그 선배가 해준 조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출발점이 아니라 방향성이 중요하다”라는 것이다. 주식의 가치를 생각하면 쉽다. 아무리 1주에 100만 원을 호가하는 주식이라도 하향세에 있다면 그 주식은 큰 가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100원짜리 동전주라고 하더라도 상향세에 있다면 그 주식의 가치는 10배, 100배 이상이 될 수도 있다.

흔히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기업은 분명 많은 측면에서 큰 이점이 있다. 높은 연봉, 잘 갖춰진 복리후생, 회사 이름이 주는 자부심 등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욕심을 낼 만한 요소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무조건 좋다고 할 수만은 없다. 비대한 조직 크기로 인한 관료적 특성과 불필요한 프로세스의 개선이 어려운 점, 업무의 자율성이 떨어지고 관리를 위한 관리가 이루어지며 입으로만 외치는 혁신에 타성에 젖은 업무 분위기까지. 게다가 거대한 덩치 때문에 수행하는 업무의 범위가 좁아 큰 틀에서 일을 바라보는 시야를 키우기 힘들다는 단점까지 생긴다. 이처럼 개인의 발전성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인생의 방향성’에 리스크로 작용한다.

반면에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 낮은 연봉과 부족한 복리후생에, 인원이 적어 항상 업무에 쫓겨야 하고 회사의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만큼 큰 비중을 차지해 연차마저 쉽게 쓰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회사의 인지도가 낮아 주변 사람들에게 회사 이름을 이야기했을 때 “응?”하는 표정을 보게 된다는 것도 사람에 따라서는 굉장히 괴로울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규모가 작아 발 빠르게 트렌드를 따라 회사를 변혁하기 쉽고, 개인이 맡게 되는 업무가 광범위하여 업무를 빠르게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대기업에서 3년 동안 배울 범위의 업무를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는 6개월 만에 마스터하는 게 보통이다. 인원이 적어 한 업무의 담당자가 두 명 이상인 경우도 드물어, 담당 실무자인 나의 목소리가 실제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도 작은 회사만의 매력이다. 만약 직원에 대해 깨어있는 의식을 가진 오너가 운영하는 회사라면 대기업도 잘 누리지 못하는 깨알 같은 혜택을 누릴지도 모른다.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모두 장단점은 존재한다. 그리고 어느 한 조직에 들어가게 되면 주변 분위기에 적응하고 그 구조적 한계에 부딪혀 정체되기 쉬운 것이 사람의 보편적인 습성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직장’을 바라보고 들어간 회사는 내 나이 60이 되면 어김없이 나를 밖으로 내몰 것이다. 그렇게 환갑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게 되면, 그 이후의 나의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그동안 젖은 낙엽처럼 찰싹 붙어있던 회사에서의 내 시간에는 어떤 가치가 있던 것일까.

 


 

출발점을 크게 잡고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다 그렇게 시작할 수는 없다. 때로는 큰 출발점이 잘 맞지 않는 사람도 존재한다. 결국 어디에서 시작하느냐보다 전체적인 방향을 잘 잡고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방향을 위해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나아가려 하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회사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 바로 내 꿈을 위해서 말이다.

 

 

필자 ㅣ 이형근

  

필자 약력 
- 키더웨일엔터테인먼트 인사담당 이사
- 건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 석사
- 피키캐스트 <인사팀 멍팀장> 콘텐츠 에디터
- 브런치 <당신이 몰랐던 취업의 기준> 매거진 저자
- 카카오페이지 [나는 인사팀 직원입니다] 저자

 

[취업의 정석] 시리즈는 3주마다 금요일에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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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 김가현 에디터 kimga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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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inlee1*** 2020-07-30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대기업 취업은 불가능하고, 중소기업은 안정적이지 못하고 월급도 적어 고민이 되었는데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말이 참위로가 되네요! 답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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