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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 접근에 있어 지켜야 할 기본 원칙

HR매거진 2024.04.04 15:24 693 0

 

어떤 것이든지 무조건 좋고, 만병통치약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없다. 특히 조직문화에 접근할 때는 특정 요소나 이론, 모델 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 본래의 개념이나 취지를 살리지 못하거나, 조직에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지는 않은지 잘 살 펴야 한다. 조직문화에 대한 접근은 굉장히 복잡하고 다차원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유의해야 할 것에는 어떤 것들 이 있을까? 

 

최근 펜실베니아 와튼스쿨의 피터 카펠리(Peter Cappelli) 교수와 와튼스쿨 인적자원센터 디렉터인 리앗 엘도르(Liat Eldor)는 한 외부 칼럼에서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심리적 안전감'이 항상 이로운 것만은 아니라는 다소 자극적인 메시지를 게재했다.

 

해당 칼럼에서 두 사람은 심리적 안전감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 치명적인 실수에도 관대해지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표준을 준수해야 하는 업무, 실수를 지양해야 하는 일을 수행할 때 오히려 업무 성과를 떨어뜨리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들은 집단적 책임감을 통해 보완해야 하는데, 높은 수준의 집단적 책임감은 심리적 안전감보다 더 형성하기 어려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심리적 안전감'을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받아들이는 인식을 지양할 필요가 있으며, 심리적 안전감 역시 상황이나 업무에 맞게 적정 수준으로 형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필자 또한 2015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꽤 많은 심리적 안전감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운영한 적이 있고, 이를 조직문화 진단 과정에서 측정해야 할 주요 요소로 활용한 적도 있다. 그러나 필자가 그러했듯, 심리적 안전감에 관련한 접근을 수행하긴 하나 심리적 안전감이 모든 문제 상황을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한 기업이나 조직문화 담당자는 없었을 것이다. 

 

 

만병통치약처럼 받아들인 개념이 빚은 역효과

다만 특정 요소나 이론, 모델을 명확한 이해 없이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본래의 개념이나 취지, 의도를 살리지 못하거나, 조직에 역효과를 불러일으킨 경우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 

 

▶ 열정 번아웃과 열정페이 논란 

'열정'은 심리적 안전감과 유사한 이슈들을 불러온 대표적 요소 중 하나다. 2012년 경영 사상가 게리 하멜(Gary Hamel)의 저서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통해 변화무쌍한 경영환경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얻는 방법으로 '열정(Passion)'을 강조했던 당시부터 지금까지도 열정을 높이거나, 측정하고 관리하고자 하는 다양한 접근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열정 또한 심리적 안전감과 동일한 이슈들을 경험하게 된다.

 

먼저, 비인지적 역량인 '열정'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데서 다양한 이슈들이 생겨났다. 신호 이론(Signaling Theory)에 대입해 얘기하자면, 추상적이고 보이지 않는 '열정'을 객관적인 역량으로써 평가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관리자나 조직은 '누가 더 많은 역할, 혹은 업무를 기꺼이 맡으려 하는가' '누가 더 오랜 시간 업무에 임하는가'를 기준으로 삼았고, 이 과정에서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과도하게 근무를 하거나, 자신의 역량을 까마득히 넘어서는 업무 범위, 역할 범위를 수행하게 되면서 오히려 업무성과가 저하되거나 과로, 번아웃을 경험하는 문제들이 나타났다. 

 

심지어 일부 리더나 조직에서는 '열정'을 관리나 지원 및 촉진의 개념으로 보지 않고 개인에게 내재된 보유 역량으로만 해석함으로써, '현재 주어진 처지나 환경에 굴하지 않고 열정을 발휘하는지'만을 강조해 '열정페이'와 같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는 '열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만들어진 계기이기도 하다. 

 

▶ 워라밸과 워라인 일과 삶을 지나치게 구분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나 '워라인(Work and Life Integration)'도 마찬가지다. 두 개념 모두 본질은 일에 대한 지속적이고 높은 집중도를 확보하는데 있다. 즉 '일' 자체를 좀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업무'에 잘 몰입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며, 건강이나 가족 등 일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개인적 영역을 잘 관리해 긍정적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두 개념의 차이를 단순하게 정리하자면 시간과 공간에 대한 엄격한 지원이냐, 유연한 지원이냐의 차이로도 생각할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일'과 '삶'을 구분하고, 특히 워라밸이나 워라인 접근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집단 정서가 형성됐다는 점이다. 특정 집단에서 워라밸은 '일에 수동적인, 혹은 일을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일을 중단하는 데 용이한 접근으로, 워라인은 '일에 열정적인, 혹은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현명한 접근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 다른 특정 집단에서는 워라밸을 단순히 근무시간을 줄여주는 '확실히 보장된' 접근으로, 워라인은 공식적 근무시간 외에도 근무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불확실하고, 나아가 정규 근무시간 외에도 일할 빌미를 주는' 접근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일'이든, 일 외에 다양한 경험을 마주하게 되는 '일 외의 삶'이든, 모두가 삶의 영역이며,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에너지의 소비영역이자, 충전영역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한 개인이 삶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그 개인이 몸 담고 있는 조직과 일에도 이롭다. 워라밸이나 워라인 접근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집단 정서는 삶을 총체적이면서도 바른 관점에서 바라보지 못하게 한다.

 

▶ OKR/강점탐구이론 적용했다가 이전으로 회귀

열정이나 워라밸 뿐만 아니라, OKR이나 강점탐구이론(Appreciative Inquiry) 접근과 같은 것들도 그러했다. OKR을 KPI를 대체할 새로운 평가도구로만 적용했다가, 이후에 다시 KPI로 회귀한 사례들, Affirmative와 Positive, Appreciative의 세 가지 긍정-가치 추구 개념이 담긴 조직개발 도구인 강점탐구이론(Appreciative Inquiry)을 단순히 SWOT의 SStrength처럼 조직의 강점 발굴이나 현재 상황의 긍정적 인식을 위한 도구로만 인식했다가 기존의 분석도구나 긍정편향 활동에 비해 특별한 유용성을 느끼지 못해 중단한 사례들이 있다. 

 

▶ 조직문화 접근 시 잊지 말아야 할 요소

올해도 이미 다양한 특정 키워드나 개념들을 중심으로 한 조직문화 접근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생성형 AI에 기반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들은 이미 우리 앞에 당도해 있다. 작년 3월,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 경영자인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가 <The Future of Work with AI>를 통해 생성형 AI와 자사의 업무 도구들의 융합을 통해 나타날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소개한 이후, 1년도 안 되어 이미 관련 제품과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있다. 이제 월 20달러면 엑셀이나 워드, PPT 작업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들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조직문화 접근들은 당연히 주목받을 만하고, 필요한 사항이기도 하다.

 

또한 애자일(Agile)뿐만 아니라, 팀제 중심의 조직도 과거와 달리 작은 단위 조직의 리더 또는 실무 담당자들의 자율과 창의성, 전문성 발휘가 중요해지면서 개인과 소집단 내부의 역량, 퍼포먼스 향상을 돕는 접근들이 강조되고 있다. 필자 또한 팀 수준의 마이크로 컬쳐 중심 조직문화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자기 자신에 대한 가치 인식과 추구, 실천(행동발휘) 경향성이 높은 오늘날 구성원들의 가치관 변화 흐름에도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조차 자칫 잘못된 것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간의 접근들을 적용하면서 나타난 예상치 못한 부정적 현상들을 반추하면서 해당 접근이 가진 본래의 취지, 의도에 맞게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 복잡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직문화는 조직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 간에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의 총체이다. 심리적 안전감과 집단적 책임감의 관계에 대해 소개한 피터 카펠리(Peter Cappelli) 교수의 이야기처럼, 어떠한 조직문화 요소든지 특정 요소는 내부의 시스템이나 제도, 프로세스나 개인 차원의 사고-행동, 나아가 비인지적인 다른 조직문화 요소와 서로 상호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 가지 요소가 정상적이고 올바르게 우리 조직 안에 활용되기 위해 필요한 보조적 요소가 있을 수도 있고, 한 가지 요소가 강조되면서 우리가 본래 추구하던 다른 요소에 대한 중요도가 저하될 수도 있으며, 우리가 강조하려는 요소가 기존의 우리 조직에 존재하는 시스템이나 프로세스와 충돌할 수도 있다. 

 

특정 요소에 대한 조직문화 접근을 하기에 앞서, 이를 조직 안에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부정적 상황, 혹은 연계되는 조직 내 기능들을 검토 및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보조 접근의 병행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해당 요소를 도입할 때 나타나는 긍정적 효과나 강점만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했다가는 심각한 실수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 두 가지 본질을 강조해야 한다

첫 번째 본질은 '왜 우리가 이 접근을 하는가(Why)'이며, 두 번째 본질은 '이 접근을 통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Purpose)'이다.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이 두 가지를 반복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해당 접근이 일하는 방식의 변화이든, 특정 조직문화 요소의 내부 형성이든 간에, 왜 해당 접근을 하게 됐는지, 그리고 접근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나 이유가 무엇인지를 접근 시도 중과 접근 중, 접근 후에 끊임없이 반복해서 제시해야 한다. 

 

실제로 컨설턴트인 크리스티나 워드케(Christina Wodtke)는 자신의 저서 《구글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OKR》을 통해 OKR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적용하기 위해 강조되어야 하는 것 중 하나로 '스스로가 지겨울 정도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칫 사람들이 특정 접근을 왜곡해서 해석하거나, 다른 부서나 조직 전체가 아닌 특정 소수나 자기 자신에게만 유리한 방식으로 적용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변화에 대한 의지 등의 정신적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라도 반복적으로 본래 추진 의도와 목적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조정 과정은 필수다

특정 이론이나 모델, 프로세스를 현실의 조직에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해당 조직의 고정된 특성뿐만 아니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요소들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해당 접근의 본질이 반영된 절차나 단계가 변질될 수도 있고, 건너뛰게 되는 문제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단순하게 보자면 심리적 안전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역할 권한과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자율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외부 이해관계자들과의 이해관계나 재량권 이슈 등으로 이 부분을 조정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물론 당연히 초기 접근부터 이러한 문제들을 고려해 최대한 본래의 취지에 맞게 시간과 권한 등 요구 자원들을 확보하거나 보장하고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이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렇기에 해당 조직의 사람들과 꾸준히 교류하면서 접근이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게 작동하고 있는지, 추가적으로 필요한 접근들은 없는지 확인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당신이 추진하는 조직문화 접근을 개인 또는 집단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왜곡해서 적용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이를 인정한다면 일회성 혹은 단기적인 활동을 진행하는 정도로 조직문화 접근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은, 어쩌면 이전에는 조직에 존재하지 않았던 부정적 요소를 만들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정홍길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 / 협상전략연구소장

 

 

본 기사는 월간 HR Insight 2024. 3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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