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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독립 기업인 ‘CIC’ 인사 운영, 보다 잘하기 위한 방법은?

HR매거진 2024.03.15 14:34 49 0

 

사내 독립 기업으로 일컬어지는 CIC는 조직의 규모를 보다 작게 쪼개 빠른 성과를 내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의사결정 속도와 내부 인재 발굴 등의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구성원 보상 수준이나 HR 운영에 있어서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CIC가 있는 회사에서는 인사 운영을 잘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CIC(Company In Company)는 '사내 독립 기업'으로 번역된다. 크고 복잡해진 조직에서 더 이상 혁신이 없을 때, 조직을 작게 쪼개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구성원에게 창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갖게 하려는 목적으로 만든다. 10여 년 전에 사내벤처가 유행한 적이 있는데 운영 목적 및 기대 효과는 CIC와 사내벤처가 거의 비슷하다. 조직을 가볍고 빠르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만 CIC와 사내벤처의 차이가 있다면, 운영 원리와 규모인 것 같다. 사내벤처가 어쨌든 대기업 내 하나의 팀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면, CIC는 모(母)회사의 우산 아래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의 자율권을 보장받는다. 다시 말해 CIC는 모기업의 브랜드는 그대로 쓰지만, 사실상 하나의 독립된 사업체처럼 운영된다. 조직 규모가 작더라도 CIC 대표는 엄연히 대표이사의 지위를 갖는다. 그래서 공룡이 되어버린 대기업 특유의 관리·통제에서 벗어나,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CIC 운영의 장점

CIC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의사결정 속도와 핵심 사업에 대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CIC는 모기업보다 수평적 조직이 될 것이고, CIC 대표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펼쳐진 의사결정 구조를 갖는 경우가 많으니, 신속하고 일관된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그러다 보니 CIC 대표가 구상하는 사업 방향성이나 경영 철학이 순수한 형태로 잘 구현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서도 모기업이 가진 자본력, 네트워크, 브랜드 등을 이용할 수 있으니 사업 발전의 속도도 빠르다. 

 

두 번째는 창업가 유형의 인재를 내부에서 발굴해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CIC는 누가 시켜서 만드는 것도 아니고, 회사가 누군가를 찍어서 CIC 대표를 임명하는 것도 아니다. 네이버의 경우 CIC가 되기 전 소규모 조직일 때를 'Cell'이라고 하는데, 특정 사업/서비스에 관심과 열정이 있는 사람이 Cell을 만들고, 이 Cell이 성장해 CIC가 된다. 따라서 Cell과 CIC 모두 창업가 정신이 출발점이 된다. 이들이 Cell장(長)에서 CIC 대표로 성장하고, 더 나아가 독립 법인의 대표로 성장하는 과정 자체가 창업가의 육성이다. 

 

세 번째는 부수적이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어떤 대기업이 여러 독립 자회사를 두면 따라오는 이슈가 있다. 경영관리적인 측면도 그렇지만, 여론도 그리 좋지 않다. '문어발식 경영'이라든가 하는 사회적 압박도 있다. 그러나 CIC는 이보다 훨씬 좋은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창업가 정신을 가진 한 사람이 대기업의 관리체계를 뚫고 나와 낭중지추(囊中之錐)처럼 새로운 사업/서비스를 만들어냈다는 모습 자체가 낭만적으로 보이는 면이 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쉽게 용인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CIC에 속한 구성원과 HR부서 입장에서 갖는 장점도 있다. 보통 대기업에서 독립해서 떨어져 나간 자회사의 경우 자본금이나 매출이 모기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금융 대출이나 복지에서 모기업과 엄청난 차이가 생겨 버린다. 이러한 이유로 자회사로 발령이 나도 직원이 이를 거부하는 때도 많다. 그런데 CIC는 운영 원리는 독립 법인처럼 하더라도, 법률적·행정적 실체는 모기업의 사업부 정도이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지금까지 누렸던 복지 혜택이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다. 같은 맥락에서 HR부서도 계열사 간 전보 발령처럼 복잡한 행정 처리 없이 편하게 구성원을 이동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CIC 운영의 단점

분명 CIC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조직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좋기만 한 것은 없으니, 인사담당자의 관점에서 몇 가지 단점을 언급해 보겠다.

 

첫째, CIC가 많아지고 각각이 독립적인 인사제도를 운영한다고 가정해보자. 한 회사에 여러 개의 인사제도가 작동하는 셈이다. 그러니 복잡성이 높아진다. 누군가는 "CIC에 독립채산제처럼 거의 완전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기 때문에, 복잡성이 높아져도 문제없지 않으냐?"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CIC가 결국 법률적·행정적으로는 모기업의 사업부라는 것이다. 한 회사에 여러 인사제도가 존재하면, CIC 간 인사 교류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더 나아가 구성원들이 소위 잘나가는 CIC로 내부 이동하기 위해 경쟁하기도 한다. 잘나가는 CIC에서 인센티브나 주식 보상의 규모가 커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둘째, CIC 대표의 철학이나 성향에 따라 HR이 잘 돌아갈 수도 있지만 아무런 인사관리 없이 방치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CIC가 사내 독립 법인의 지위가 있다 보니, 총인건비에 대해서만 어느 정도의 통제를 받고, 그 외 HR과 관련한 모든 것에는 자율권이 있다. 따라서 CIC 대표가 HR에 관심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HR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창업가의 특징상 관리보다는 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당 기간 HR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한다. 이렇게 방치돼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황무지가 되어버린 HR을 다시 정상화하려면 흙부터 갈아엎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CIC마다 발전 단계에 따라 구성원 보상수준이 달라질 텐데, 이 때문에 내부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오래전에 창업해서 이미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A라는 CIC가 있고, 최근에 생겨서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B라는 CIC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A에 속한 구성원은 연말에 두둑한 인센티브도 있고, 개인 성장의 기회도 많을 것이다. 반대로 B에 속한 구성원은 그런 A를 보면서 질투심이 생길 것이다. 물론, B도 해당 사업 및 서비스가 장기적으로는 잘될 것이라 믿겠지만, 그 순간순간의 상대적 박탈감은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다. 이런 것이 회사 내부에서는 갈등의 씨앗이 된다. 

 

넷째, 이론적으로는 CIC마다 기획, 회계, 자금, 구매, 인사, 총무 등 독립 회사의 운영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갖춰야 한다. 그러므로 경영기획/지원/관리 기능을 하는 부서와 인력이 증가한다. 즉 기존에는 모기업의 한 부서에서 일관되게 서비스함으로써 효율적으로 운영하던 구조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어떤 CIC는 HR의 모든 세부 기능을 잘 갖춰 운영이 잘 이루어지는데, 어떤 CIC는 채용 기능은 잘 갖췄으나 평가와 육성 기능은 갖추지 못했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소위 '이가 군데군데 빠진' 형태로 HR을 운영 중인 CIC가 더 문제이다. 이러한 경우 모기업의 관련 부서에서 이 기능을 챙겨주거나 지원해줄 수밖에 없다. 

 

▶ 효과성 추구에 방점 둔 CIC 인사운영 

CIC 조직을 운영하는 순간 인사담당자는 피곤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상 운영 효율성은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할 것이다. 예전처럼 하나의 인사제도로 모든 조직과 구성원을 담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효율성은 버리고 효과성을 추구한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CIC가 있는 회사에서 HR을 잘하려면 다음의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HR 거버넌스(HR Governance)를 잘 설계해야 한다. 쉽게 말해 모기업의 HR부서와 각 CIC의 HR부서 또는 인사담당자 간 권한과 책임을 잘 정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모기업의 HR부서는 CoE의 역할을, CIC의 HR은 HRBP의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또 그때그때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게다가 CIC마다 발전 단계, 속도, 규모 등에 따라 형태가 다 다르므로 유연한 설계와 운영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큰 원칙을 수립해두는 것은 여러모로 유용하다.

 

둘째, 앞서 언급한 HR 거버넌스와 관련 있는 문제인데, 인사제도상 어디까지 모든 CIC가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고, 어떤 것부터 각 CIC가 자율성을 발휘해도 되는지를 잘 정의해야 한다. CIC에 모든 자율권을 부여하더라도 어쨌든 한 회사의 우산 속에 있는 한 최소한의 일관성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모든 CIC는 1년에 최소 1회 인사평가를 반드시 해야 한다'라는 원칙을 세우되, 각 CIC는 1년에 몇 번 인사평가를 할지, 그때 평가등급을 몇 단계로 할지, 평가자마다의 반영 비중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자율적으로 정하라고 하라. 즉 일관성의 영역과 자율성의 영역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CIC가 성공했을 때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을 가지고 성공을 위해 달려온 소속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공한 CIC를 보면 '저 사업 아이템을 갖고 나가서 혼자서 창업했어도 크게 성공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많다. 물론, 모기업의 브랜드와 자본력이 그 성공의 속도를 높인 것도 있지만 말이다. CIC 대표를 포함한 소속 구성원들이 성공을 거뒀다면 그 성공의 열매를 모기업이 독식해서는 안 된다. 회사 밖에서 창업해 성공했을 때만큼의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처음부터 인센티브 체계, 특히 스톡옵션, 스톡그랜트와 같은 장기 성과급에 신경 써야 한다. 

 

넷째, 의미 있는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사내벤처, Spin-off, Cell, CIC 같은 시도들이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가 실패를 용인하지 못하는 대기업 특유의 딱딱한 문화 때문이다. 새로운 사업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아이템으로 해 창업을 하는 것은 항상 리스크가 있는 행위이다. 'Entrepreneur'라는 단어의 어원 자체가 '모험과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이다. 사업은 원래 변수가 많은 것이다. 사업모델이나 서비스는 너무 좋은데 시대를 너무 앞서가서 사라지는 것도 있고, 반대로 아이디어 자체는 별로인데 때를 잘 만나 큰 성공을 거두는 것도 있다. 따라서 CIC 대표 또는 구성원이 실패했더라도 그들을 품어주고 그 실패로부터 뭔가를 배우는 문화가 필요하다. 

 

앞서 말했지만 CIC 조직은 회사 편에도, 구성원 편에도 장점이 많다. 그러나 인사담당자의 관점에서는 상당히 손이 많이 가고 머리가 복잡한 일이다. 그렇지만 HR은 결국 스태프(Staff)이고, 회사와 구성원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미션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러한 수고로움은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한다.

 

게다가 이렇게 복잡하고 정신 사나운 HR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이 인사담당자에게는 좋은 성장의 기회이기도 하다. 사내에서 CIC로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CIC를 넘어 독립 법인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늘어날수록, 인사담당자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생겨난다. 인사담당자가 갈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늘어나고, 거기서 또 다른 경력개발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앞으로 사상 초유의 불황이 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인원과 경비를 줄이는 방어적인 대응을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위기를 기회 삼아 창의적·혁신적 시도를 하는 공격적인 대응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때  CIC가 조직구조 및 조직운영원리상 좋은 인프라가 될 것이라 믿는다. 

 

 

Posted by 김재순 J& COMPANY 대표이사 / 《새로운 HR을 꿈꾸는 인사담당자를 위한 실무 안내서》 저자

 

 

본 기사는 월간 HR Insight 2024. 2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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