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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모르는 '나의 생각에 대한 생각' 정리하기

HR매거진 2023.10.05 14:50 525 0

 

디지털화로 계속 위협받던 우리의 일자리 전쟁에 AI가 참전했다. 우리의 커리어를 위협하는 AI와의 일자리 전쟁 시대에 대한 해답은 무엇일까? 필자는 '강점 혁명'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했다. 자신만의 커리어를 찾고 리스킬과 업스킬하는 3단계 방안과 직원들의 커리어 열망이 조직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4회에 걸친 시리즈 기고로 담아본다. 

 


 

일자리 전쟁 시대이다. 더구나 우리의 상대는 인공지능AI이다. 지난 7월 OECD에서 발표한 고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일자리의 27%가 AI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갤럽 보고서가 예고하는 일자리 전쟁》이라는 책이 출판된 지 10년 만에 우리는 커리어상 가장 위협적인 적을 만난 셈이다.

 

불과 몇 초 만에 수천수만의 계산을 해내는 AI의 발전 속도와 나의 성장 속도를 비교하면 정말 모골이 송연하다. 이런 무시무시한 경쟁자의 출격을 앞두고 나의 일자리를 지키려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 어려울수록 우리는 원점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유발 하라리는 저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이제 우리는 우리가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 보자"고 했다. 시리즈 기고의 첫 회차인 본 고에서도 진정한 나(Real Self)를 돌아보기 위한 첫 단계인 '나의 생각에 대한 생각'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먼저 살펴보자.

 

▶ 챗GPT는 나의 경쟁자인가 파트너인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그렇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1997년 봄, IBM에서 개발한 딥블루(Deep Blue) 컴퓨터가 세계 체스 챔피언인 가리 카스파로브(Garry Kasparov)를 이겼다는 신문 기사가 사회면에 실렸다. 카스파로브는 15년 동안 세계 체스 챔피언 왕좌를 유지하면서 수천 번의 승리를 거둔 체스계의 신화 같은 인물이다. 이 세기의 대결을 두고 뉴스워크는 '인간 두뇌의 마지막 저항(The Brain's Last Stand)'이라는 타이틀로 묘사했었는데, 미국의 기자와 달리 한국의 기자는 컴퓨터가 체스 챔피언은 이겼지만 체스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많은 수가 존재하는 바둑은 이길 수 없고 아직은 기계가 인간을 따라잡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그로부터 19년이 흐른 2016년 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한국의 천재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이 5차례 대국을 진행했고 알파고가 4승 1패로 이겼다. AI가 이렇게 인간을 빨리 추격하다니 우리 모두는 정말 놀랐고 두려워했다. 도대체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가. 곧장 사람들을 대체하고 우리는 직장을 잃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마침내, 챗GPT4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알파고 대국 이후 7년 만인 2023년 봄이다. 거대 언어 모델 인공지능인 챗GPT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손쉽게 하고, 미술가 뺨치는 그림을 그리며, 감성적인 시와 흥미진진한 소설을 쓴다. 챗GPT는 부정확한 영어를 원어민과 같이 풍성하면서도 문법적으로 정확한 표현으로 바꾸어 주기도 하고 강의안을 조언해 주고 자료 검색도 대신해 준다. 이런 사람이 옆에 있으면 진짜 일하기 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가 우리의 일을 채가는 경쟁자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천하의 이세돌도 졌는데 우리와 경쟁한다면 속절없이 지고 말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다행히도 우리보다 앞서 경험한 천재들에게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우선, 그들이 왜 패배했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 카스파로브는 딥블루와의 패배 이전에 이미 컴퓨터와의 대결에서 이겼었다. 이세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도 이전 대국에서 이겼기에 2달만에 알파고가 발전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전의 상황과 다를 것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오히려 그를 패배로 이끌었다. 

 

딥블루에게 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브는 이 패배 때문에 자신을 돌아보게 됐으며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숙고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 체스 게임 형식에 변화를 두어 인간 대 컴퓨터가 아닌 인간과 컴퓨터가 팀을 이루어 경기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알파고에게 진 이세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알파고에게 진 것은 '인간'이 아니라 '이세돌'이라며 철저히 복기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그는 2019년 은퇴하면서 NHN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한돌을 마지막 상대로 선택하며 프로라면 자존심 때문에 절대 하지 않는 접바둑으로 게임을 마쳤다.

 

컴퓨터와 인공지능에 진 두 천재는 자신을 이긴 기계를 경쟁자로 여겨 파괴하거나 없애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개발하고 싶어 했으며 인공지능의 협력자가 됐다. 이들의 행보를 보면 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쓴 "나의 맞수가 실패하면 나도 성공하지 못한다. 인류의 성공은 그렇게 이루어진다"라는 대목이 떠오른다.

 

 인간 고유의 영역을 개발하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카스파로브와 이세돌은 상대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지만 계속 발전하는 기계의 학습능력은 간과했다. 이 둘은 패배 이후 오히려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고 자신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기계를 협력자로 초청했다.

 

우리는 이 두 천재에게서 틀릴 수 있다는 겸허한 마음과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배워야 한다. 그리고 최종 목표가 인간처럼 되려는 AI를 다루기 위해서는 천재들이 했던 방식으로 우리 모두가 자신의 탁월함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의 탁월함은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까? 우리의 개발은 크게 2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연습이나 기술 개발, 지식 구축 등 경험과 시간을 들여서 쌓는 것이다. 엑셀이나 코딩하기, 새로운 과학 기술 및 트렌드 알기, 새로운 직무의 매뉴얼 익히기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겠다. 다른 하나는 우리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이를 자기 인식(Self Awareness)이라고 하는데 메타 인지(Meta cognition)도 이에 포함된다.

 

얼마 전 한 고객이 필자에게 자신의 최근 직무 경험에 대해 블로그에 쓴 글을 보내왔다. 자신의 생각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메타 인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가 메타 인지나 자기 인식이 됐다면 왜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썼는지에 대한 통찰, 그리고 코치인 필자에게 보낸 자신의 동기까지 알아차리고 필자의 의견을 물었을 것이다. 자기 인식은 단순한 생각 정리를 넘어선 것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 인식이란 자신의 성격과 사고 패턴,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행동,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정확히 지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첫 번째 영역에 속하는 지식과 경험만을 중시한 채 자기 인식 영역을 개발하지 못하면 쓸데없는 것만을 열심히 하게 될 수도 있다.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부족한지에 대한 인식이 안된 채 열심히만 하면 실패를 반복하게 된다. 그렇다고 자기 인식 영역만 개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무언가 경험을 해야 스스로의 인지에 대한 통찰도 얻게 된다. 

 

 클립턴강점 진단 = 자기 인식의 도구

자기 인식을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본 고에서는 지난 80년 동안 사용되고 개발해 현재까지 전세계 3,000만 명 이상이 진단에 참여했으며 미국에서는 Fortune 500 회사의 95%가 활용한 클립턴강점(Clifton Strengths) 진단을 활용해 볼 것을 제안한다. 

 

한국에서는 경영 분야 자기계발서 스테디셀러인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에서 소개된 바 있으며, 일명 'Strengths Finder'라고 불리기도 한다. 아직 한국에 인지도가 높지 않은 클립턴강점 진단은 종종 처음 접한 사람들에 의해 자존감 증진 진단 정도로 여겨지는 경우가 있다. 자기 인식의 효과 중 하나가 자존감 향상이니 일정 부분 맞다. 그러나 클립턴강점 진단의 본질과 목적은 자기 인식과 통찰을 통해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진단을 개발한 도날드 클립턴 박사는 '강점 = 재능 × 투자'라는 공식으로 인간 고유 영역을 개발할 것을 수학적으로 표현했다. 이 공식에서 재능(Talent)은 자신의 반복적인 사고, 감정, 행동의 패턴으로 생산적인 순간을 기록한 것이다. 재능을 안다는 것은 위에 설명한 자기 인식과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이 자신의 생각을 안다고 착각한다. 사실 우리는 자신의 렌즈를 인식하는 데 감정적이고 방어적으로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자기 위주 편향(Self-serving bias)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진단을 통해 자신이 자신을 인식하는 방식을 점검하고, 타인에게 피드백 받는 과정을 통해 자기 인식을 확장하게 된다.

 

 나의 렌즈를 닦고 알아차리기

클립턴강점 진단은 재능 테마라 불리는 34개의 테마의 배열 순서에 따라 고유성을 표현하는데, 결과값이 같은 순서대로 나올 확률은 수학적으로 고려해 보면 천문학적인 숫자다. 일례로 상위 5개의 테마가 똑같은 순서대로 결과가 나올 확률은 3천3백만분의 1이다. 이는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의 사고, 감정, 행동의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나를 정의하려면 우선 내가 나를 바라보는 관점을 알아야 하는데, 치열한 경쟁 및 비교 사회인 한국에서는 나 자신을 바라보기보다는 타인과 비교함으로써 자신을 평가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각기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연습을 해본 적이 없기에 일정한 성공 방식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고 한다. 그래서 강점 결과지에 나온 모습이 나 자신인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어 주위 사람들의 피드백과 코치로서의 경험을 통해 증명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장 먼저 나의 렌즈가 타인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인정할 준비가 됐을 때 나의 렌즈가 어떤 모양인지 하나씩 살펴볼 수 있다.

 

 나의 경험과 클립턴진단 결과를 매칭해 의미 성찰하기

수험생들이 시험을 잘 치르는 최선의 방법은 오답 노트를 적는 것이고 바둑에서 다음 승부를 준비하는 최선의 방법은 복기를 열심히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의 경험을 의미 있게 기억하고 성장하려면 과거의 경험과 진단 결과를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반복되는 패턴이란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의 다른 표현일 수 있다. 심리학자들도 개인의 성향이나 성격은 생각보다 어린 시절에 굳어지며 거의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의 성공 경험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통찰하는 것 못지않게 내가 왜 실패했는지도 뚜렷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과거에 아픈 기억과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그 상처를 그대로 안고 가며 걸려 넘어지느냐, 아니면 그 상처를 극복해 자양분이 되도록 하느냐는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달려 있다. 자신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다. 

 

 클립턴진단 결과로 주위의 피드백 구하기

솔직한 피드백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두렵기도 하다. 360도 리더십 서베이를 하면 다수의 리더들이 사라(SARA)를 만난다. 놀라고(Surprise) 화나고(Angry) 저항하고(Resist) 수용하게(Accept) 되는 과정 말이다. 중립적인 언어로 쓰여 있는 강점 리포트이기에 그나마 손쉽게 타인에게 나라는 사람을 내보일 수 있다. 조하리의 창에서 말하는 맹인 영역(Blind Spot), 내가 눈 뜬 장님으로 지내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나의 발전의 시작이다. 나를 가장 가까이에서 본 사람들, 그리고 나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과 결과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인지가 생긴다. 이런 모든 소중한 순간들을 자기 인식의 양분으로 삼는다면 어느 순간 나 자신이 편해져 있으며, 굳이 내가 이길 수 없는 곳에서 이기려고 애쓰지 않고 나만의 성공 방식을 찾게 된다. 

 

자기 인식의 과정은 쉽지 않다. 마치 산을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오르는 산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자기 인식 과정도 마찬가지이다. 조금 알게 됐다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올라야 한다. 묵묵히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바깥 경치가 보이는 산 중턱에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Posted by 박지선 이데에컨설팅 대표



본 기사는 월간 HR Insight 2023. 9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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