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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일상이 만들어 가는 조직문화 : 일상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 가는 작은 시도의 가치

HR매거진 2023.09.07 13:53 742 0

 

조직문화란 결코 복잡하거나 거대한 것이 아니다. 규칙이나 규율을 만드는 것은 더욱 아니다. 회사의 문화와 긍정적인 업무 분위기는 누군가의 순수하면서도 이타적인 작은 말 한마디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작고 소소한 활동이 그가 속한 조직에 일어날 거대한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 구체적인 여정을 함께 살펴보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나누고, 업무 시작 전에 '오늘 하루도 파이팅'이라고 문자를 보내는 것, 그리고 업무를 마치고 퇴근할 때 '수고했다'라 말하는 작고 간단한 상호작용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누군가에게는 의례적인 형식적 활동일 수도 있는 소소한 상호작용들이 실제 조직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작고 소소한 상호작용이 가져온 큰 효과

십년 전 국내 한 연구원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해당 연구원은 당시 주목받던 업무 효율화, 워라밸 기조에 맞추어 8시간 이내에 집중적으로 업무를 처리해 불필요한 야근이나 잔업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 특히 이들은 단순한 홍보나 선전에서 머무르지 않고, 실제 업무 프로세스나 환경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함께 했는데, 6시가 되어 업무 종료 시간이 되면 중앙관리 시스템을 통해 구성원들의 PC를 끄고, 야근하려는 경우 별도의 사유서 작성 및 팀장의 승인 절차를 받도록 했다. 

 

연구원의 이러한 노력은 실제 구성원들의 행동 변화에 영향을 주었다. 그들은 다소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하는 야근 상황을 피하고자 8시간이라는 정규 근무시간 내에 본인들의 업무를 처리하려 노력했고, 자연스럽게 근무시간 내에 본인의 업무에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휴식시간을 최소화하고, 사무공간에서 벗어나는 일도 줄어들게 됐다. 여기까지만 보면 연구원의 변화 노력은 꽤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 연구원은 그들이 예상하지 않았던 새로운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구성원들이 동료의 업무에 무관심해지고, 자신의 담당 업무가 아닌 일에 대한 지원이나 협력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유관부서와의 조율이나 조정이 필요한 일들에 대한 긴장이나 갈등 수준이 높아진 것이다. 이는 모두 제한된 시간 내에 자신이 맡은 업무를 처리하는 데 집중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이었다. 

 

연구원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새롭게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팀빌딩이나 교류회, 단합대회 같은 성격의 활동들은 자신들의 담당 업무를 처리하는 데 급급한 구성원들의 반발이나 저항을 피하기 어려웠고, 참여하더라도 소극적이거나 형식적인 것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고 나름의 순기능이 있는 지금의 업무환경과 프로세스를 다시 예전으로 원상 복구하는 것도 어려웠다. 특히 원상복구는 그들이 시도한 노력이 실패했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기에 더더욱 고민되는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연구원에 한 경력직 입사자가 채용되어 한 팀에 배속됐다. 그는 자신의 소속 팀뿐만 아니라, 자신이 맡은 업무와 유관된 다른 팀-부서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이나 업무를 수행하는지 알기 어려운 상태라는 걸 발견했다. 또한 다들 각자의 업무에만 집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무작정 말을 걸기도 조심스러운 상황임을 알게 됐다. 

 

이때 이 구성원은 한 가지 단순하고 간단한 행동 하나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바로 '인사'였다. 이 구성원은 출근하면서 사무실 복도를 지나며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과 사진이 담긴 출입카드를 상대방에게 보여주며 자신을 소개하고는 상대방의 이름과 팀 정도를 간단히 소개받았다. 어떤 이는 평소 잘 알지 못하던 그의 인사에 당황하고 어색해하기도 했고, 또 다른 이는 얼떨결에 그에게 자신의 이름과 팀을 소개하는 시간을 즉석에서 갖기도 했다. 그의 인사는 한 달가량 지속됐으며, 어느 순간부터는 그의 인사를 모르는 사람들이 없게 됐다. 

 

한 달 사이에 작은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어느새 그가 인사할 때 미소를 띠거나 반갑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간에 들어온 경력직들 또한 그와 마찬가지로 안면을 익히고 그처럼 자신을 소개하며 인사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연구원 전반에 인사하는 행위가 반복되기 시작했다. 

 

'인사하는 김에' 자신의 업무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거나, '인사하러 간 김에' 정보를 듣거나 전달하는 일도 생겨났다. 처음 인사를 시작했던 그조차 예상하지 않았을 조직 전반의 변화가 누군가의 꾸준한 인사로 인해 일어난 것이다. 야근은 최대한 자제하되, 정말 필요한 일들에 대해서는 자기 일이 아니더라도 '나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말을 걸어 준 동료'의 사정을 듣고, 그의 일이 나와 연결되어 있음을 듣고, 최대한 도움을 주려는 시도나 행동으로 나아간 것이다.

 

일상에서 우리가 주고받는 작고 소소한 상호작용은 때로는 조직이 큰 비용과 제도적 변화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을 너무나 간단히 해결해 낸다. 그것이 순수하고 선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팀 변화를 불러온 일상적 기적 

이번에는 비교적 최근의 사례를 소개해 본다. 바로 2023년, 올해 일어난 일이다. 한 기업이 팀 단위에서 일어나는 작고 소소한 일상적 변화를 통해 그 팀의 일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과 조직, 사람들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회복할 수 있게끔 하는 시도를 했다. 나아가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변화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게 저절로 정렬되게 만드는 접근을 시도한 것이다.

 

그 기업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모험이었다. 이전과 달리 특별한 통제나 관리 없이, 그 팀의 일원들이 외부 컨설턴트와 만나 자체적으로 3번의 일정을 잡게 했다. 그 3번의 일정 동안 자신들이 추구하는 문화적 방향성을 스스로 정의하게 내버려 두고, 추구하는 방향에 맞게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활동 또한 어떠한 통제도 없이 오로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선택하고 시도하게 용인했다. 심지어 자신들이 선택한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어떠한 강요나 지속적인 권유 또한 외부에서 발생하지 않게 했다. 자신들의 팀 문화를 분석-정의-변화 방향 및 방안의 수립-성찰과 회고라는 사이클을 통해 추진 및 제어하는 것은 오로지 그 팀의 리더와 멤버들의 몫으로 두었다.

 

팀 멤버들과 컨설턴트는 팀의 문화 방향을 정하는 데 있어 순수하게 자신들의 일상과 업무 경험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이 회사에 처음 출근했을 때 느꼈던 설렘, 일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성취감과 성장감, 가족이나 동료로부터 느끼거나 들었던 기대와 지지의 말, 이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에서 느꼈던 자부심 등 그들 스스로가 의미를 느꼈던 순간에서 출발했다. 

 

기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꽤 격렬했다. 어떤 이는 과거에는 느꼈던 자부심의 순간들을 현재에는 경험하기 어렵다는 한탄에서 출발했다. 어떤 이는 본 접근에 숨겨진 의도가 있지는 않은 지 의혹을 품기도 했다. 어떤 이는 가장 의미 있던 순간을 얘기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도출된 팀 문화 방향성은 그동안 일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었고, 이는 회사 입장에서도 고무적인 방향성이었다. 그들은 '진전되는 감각'과 성취, 그리고 매 순간 성장을 경험하길 바라는 팀(나)의 모습을 설정했다. 재미있는 점은 그들이 정의한 팀의 문화 방향성은 사용된 단어만 다를 뿐, 세부적인 개념이나 내용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 방향성과 놀랍도록 일치했다는 점이다. 

 

기준이 만들어지자, 그 기준에 맞게 행동하는 우리(나)의 모습과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다양한 요인들이 자연스럽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업무에 필요한 기본적인 도구나 자료 확보, 더 나아가 서로에게 적극적인 도움이나 조언, 그리고 성찰하는 행동을 이끌어내는 신체-정신의 상태부터 공식적인 내부 활동까지, 그들은 논의하는 내용들이 '결국 내가 해야 하는 숙제'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솔직하고 다양하게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완성된 팀의 추구 문화 방향과 구체적인 내용을 토대로, 그들은 자신들이 그려낸 문화를 실제로 경험하기 위해, 그리고 그 문화를 같이 경험할 동료들을 위해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다. 남들보다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이는 업무에 필요한 자료나 양식을 준비하기로 했다. 어떤 이는 자신이 가진 풍부한 여행 경험이나 요리 실력을 살려 동료들을 위한 여행과 식사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어떤 이는 팀에서 곧 담당하게 될 업무 관련 정보를 먼저 공부해 공유하기로 했다. 이 모든 선택의 과정은 놀랍게도 그 누구의 권유와 강조가 없는 철저히 자발적인 것들이었다. 컨설턴트는 두 번째 만남 시간까지 그들이 자신들이 선택한 활동들을 해 나가면서, 동료의 활동을 경험할 때는 그 노력에 감사를 표현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자신의 활동을 수행할 때는 자신의 기여를 통해 일어나는 팀 내 소소한 변화들을 만끽할 것을 권했다. 안 하는 이를 탓하기보다 하는 이들에게 감사를 표할 것을 강조했다. 

 

한 달의 시간이 흘러 컨설턴트가 그들을 다시 만났을 때 그들은 꽤나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그들은 업무와 관련된 자료와 도구를 만들어 공유했던 멤버의 노력, 그리고 완성된 자료와 도구를 적극적으로 업무 방향 및 지시에 활용한 팀 리더의 노력 덕분에 동기간 내 기업 내 최고 성과(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동료들의 다양한 노력들이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가 놀랍게도 한 팀원의 소소한 격려와 꾸준함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해당 팀원은 첫 번째 만남 자리에서 각자 자신이 가진 강점이나 특별한 기술을 자신들이 추구하는 팀 문화 요소와 연결하려 했던 것에 반해, 자신은 특별한 강점이나 기술이 없어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에 집중하려 했었다. 보는 관점에 따라 수동적이고 형식적 참여에 머무르는 태도로 비춰질 수 있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첫 번째 만남 이후 그가 한 응원과 격려는 절대로 형식적이지도, 수동적이지도 않았다. 그는 업무가 끝난 후 개인적인 일상을 보내면서도 야근하고 있을 동료, 혹은 축하나 격려, 위로가 필요한 동료들을 떠올렸다. 그는 '오늘 하루 수고했어요' '이 음악을 들으니 평소 록을 좋아하던 당신이 좋아할 거 같았어요. 출장길에 들어보세요'와 같은 짧은 응원의 글귀를 매주 동료에게 전하는 노력을 이어갔다. 동료들은 그의 긍정적 메시지가 자신에게 고무적인 에너지와 의지를 갖게 했음을 인정했다. 팀에 역동적 변화들이 일어날 수 있게 했던 원동력은 바로, '누군가의 일상적 기여'였다.

 

 조직문화는 만들어낸 문구나 핵심가치가 아니다

이들의 여정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들에게 문화란 더 이상 누군가 만들어낸 문구를 외우거나, 핵심가치에 적힌 행동을 한다는 게 무엇인지 고뇌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과 업무에서 성취감과 성장감을 경험하고, 다양한 긍정-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서로를 위해 최선의 행동을 베풀고, 이에 대해 소소한 감사나 마음을 표현하는 과정이 바로, 그들이 정의하는 문화이다. 그들은 이제 일상의 작고 소소한 노력들이 각자와 팀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력을 알고 있다.

 

당신 주변을 보라. 오늘 하루 당신이 주변을 위해 순수하게 했던 작고 소소한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당신이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이 순수하게, 꾸준히 해낸 활동이 조직에 거대한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당신이 추구하고 원하는 문화로의 여정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될 것이다.

 

 

Posted by 안영규 엑스퍼트 컨설팅 수석 컨설턴트

 

 

본 기사는 월간 HR Insight 2023. 8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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