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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상황에 필요한 HR은 강해야 하는가?

HR매거진 2023.09.07 11:36 144 0

 

"회사가 잘 나가니까 가만히 있어도 지원자가 넘쳐나는데 채용담당이 뭐가 힘들어?" 

 

대리 시절 필자가 들었던 말이다. 당시에는 일이 바빠서 별생각 없이 넘겼는데 15년도 더 지난 지금도 필자의 뇌리 한 가운데 남아있는 것을 보니 뭔가 기억에 남을 만한 말이었던 것 같다. 업계 선두 그룹에 있는 소위 잘 나가는 회사의 HR담당자들은 쉽게 일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할까? 아마 당사자들은 대부분 '모르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할 테고 HR을 잘 모르는 몇몇 사람들은 '참 편하게 인사한다'는 말을 할 수도 있다.

 

잘 나가는 회사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력이 덜 들어가는 일이 있을 수는 있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HR이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기능이나 과정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HR은 그 고유의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참 어려운 직무임에는 틀림이 없다. 회사가 잘 나가지 HR이 잘 나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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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의 변화 속 HR의 움직임

내외부 환경의 변화에 HR은 얼마나 민감하게 움직이게 될까? 외부 시장의 영향에 의해 회사 성과에 타격이 오거나 사업 방향성이나 전략 변경에 따라 내부에 다양한 변화가 필요할 때 우선적으로는 사업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기능들부터 움직이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사업 모델에 대한 총체적인 검토가 이루어질 것이고 대내외 시장 분석 및 변화를 예측해 우리의 새로운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모두가 HR이 된다. 사업을 이끌어갈 리더를 세워야 하고 그에 맞는 조직을 꾸려야 한다. 그리고 그 조직을 채워줄 조직원의 역량을 판단해 일을 해낼 수 있는 구성을 만들어 내야 한다. 물론 변화가 많다고 해서 꼭 만족할 만한 결과가 도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갈 새로운 조직과 인사의 구성이 보다 나은 결과를 기대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위기상황에 필요한 HR은 강한 HR일까?

요즘처럼 위기가 숨쉬듯 몰아닥치는 시대에 필요한 HR은 강한 HR일까? 때때로 다른 회사에 다니는 이들이 "우리 회사 인사는 무서워요" "강해요" "힘이 세요"와 같이 말하는 것을 듣곤 한다. 이는 무슨 뜻일까. 기준이 중시되니 공감하며 유연함을 발휘하기보다는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는 것에 보다 가치를 둔다고 해석하면 이해가 수월할 것 같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회사가 성과가 나고 분위기가 좋은 상황에서는 동일한 일 처리에 대해서도 "고생 많다"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분위기가 좋을 때는 평가에 대한 민감도도 떨어진다. 즉 평가 수용도가 올라간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화가 날 수는 있겠지만 당시에는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는 모습을 발견해 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반대로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두울 때는 그렇게 민감할 수가 없다. 물론 개인차가 있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HR 기능 중 일정 부분은 회사의 분위기와 상황에 따라 모든 것이 이해받고 용서될 때가 있는 반면, 작은 것도 불만 요소로 크게 확대되는 것들도 있음은 분명하다. 

 

 등급을 없애고 찾아온 등급에 대한 갈증

최근 NHN은 평가등급을 폐지했다. 회사 성과도 좋고 모두가 열심히 하는 것 같으니 괜히 등급으로 기분 나쁘게 하지 말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충분한 면담을 통해 나아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는데, 이는 적중했다. 잘하는 직원은 여전히 잘했고 개선이 필요한 직원은 설명을 잘 들을 수 있어서 좋다는 피드백이 나왔다. 

 

시간이 흘러 회사의 성과는 좋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평가제도에는 크게 손을 대지 않은 채 최초의 의도대로 꾸준히 운영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를 별 다른 변화 없이 오래 끌고 온 만큼 제도 변화에 대한 니즈도 있고 등급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직원들도 많이 생겼다. 특히 성과가 좋지 않은 해에는 개인 평가등급이 필요하다는 직원들이 목소리가 들리곤 한다. 성과가 안 좋은 원인을 특정 개인에게서 찾자는 것은 아니지만 더 나은 성과를 위해 부족한 동료에게 개선점을 더 명확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는 건설적인 의견이라고 이해하고 싶다. 

 

HR이 일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다면 인사제도를 더 많이 변경했을 것이다. 등급제도 부활시키고 자기 평가도 강하게 해 시스템도 개발하며 일을 마구 벌였을 것이다. 개선의 필요에 대한 논리는 충분히 만들 수 있고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좋은 후배들도 너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를 건드리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 평가에서 더 걷어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제도를 보다 간소화하려는 노력만 하고 있다. 직원들로 하여금 HR이 만들어내는 일을 일로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 정답은 없지만 우리의 마음은 그러했고 우리 HR조직의 생각이 여전히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HR담당자는 예외를 관리하는 사람들이다

기준을 세우고 원칙대로 운영하는 것은 기술자이다. 그것만 해도 된다면 HR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회사의 상황, 직원들의 동향은 모르겠고 내 일만 하겠다고 하면 "우리 회사 인사는 세요"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HR담당자는 기준과 원칙을 숙지한 상태에서 예외적으로 발생하는 이슈를 최대한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또는 조금 벗어나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정리해 좋지 않은 선례가 남지 않게 관리할 줄 아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특히 회사 상황이 좋지 않고 조직의 분위기가 가라앉았을 때는 많은 HR의 기능 중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하는지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금 채용이 꼭 필요한지' '오히려 평가를 한번 줄여야 하는지' '사기 진작을 위해서는 상여금을 차등적으로 지급해야 하는지 아니면 균등 배분을 해야 하는지' '조직 활성화를 위해 팀워크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 던질 수 있는 질문은 수없이 많다. 즉 기존의 방식을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때로는 기준과 원칙을 바꿀 각오까지 한 상태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시간을 즐겨 보기를 바란다.

  

각자가 느끼는 위기 상황에 대한 기준은 다를 것이다. 다만 그것이 느껴졌을 때 우리가 어떠한 일을 고민하고 있고 만들어 가려고 하는지 파고들 줄 알아야 한다. 여기에 진정한 HR의 가치가 있다. 내가 주인공이 되지는 않아도 주인공을 빛나게 하는 일을 즐길 줄 아는 HR담당자가 되길 바라며, HR담당자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Posted by 이승찬 NHN 인사총괄 이사

 

 

본 기사는 월간 HR Insight 2023. 8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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