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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파괴 경영 확산, 계급장 떼고 능력으로 승부해야

HR매거진 2022.06.15 16:22 191 0

 

지난해 7월 LG전자는 과감하게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약 26년간 이어온 휴대전화 사업을 종료하는 파격적 결정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2021년 LG전자의 TCU(차량용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이 35.2%로 글로벌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스마트폰을 접고 전장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전환한 결과다.

 

㈜SK는 4대 핵심사업을 설정하고, SK그룹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첨단소재(반도체, 배터리), 그린, 바이오, 디지털로 구분한 다음 기존 자회사의 역량을 확대 재편하거나 M&A를 통해 전문분야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에서 비메모리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 시장 확대를 위한 팹리스와 파운드리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오스틴에 20조원을 투자해 제 2파운드리 공장 설립을 발표했고, SK하이닉스는 영국의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인 ARM 인수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건설업체들 역시 예전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 실패를 교훈 삼아, 최근에는 본업과 관련도가 높거나 미래성장동력으로 분류되는 ESG 유관 분야에 진출해 투자 속도를 높이고 있다.

 

DL이앤씨(구 대림건설)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온실배출권 거래, 고압가스 저장·운반 등의 분야로 진출을 서두르고 있으며, 계룡건설산업은 태양광발전, 전력중개업, 폐기물·부산물 연료화 사업 등에 힘을 쏟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물류단지 개발, 물류창고, 데이터 센터 건립 등의 사업을 정관에 새롭게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전략을 고민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전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중장기적 리스크들에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세상의 변화 속도는 빨라지고, 시장과 산업의 성장과 쇠퇴 사이클은 점점 짧아지고 있어 이제 기업들이 잠시도 손 놓고 먼 산을 바라보고 있을 틈이 없는 것이다. 기업을 둘러싼 숨 막히는 외부환경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그 조직의 생존은 보장될 수 없다. 결국 이와 같은 변화에 민첩하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역량을 갖춘 기업만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 수평적 조직구조 만들기, 유연성 확보가 우선

흔히 기업 조직에서 하드웨어라 함은 '조직구조'를 의미한다. 이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조직문화'를 소프트웨어라는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급변하는 외부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조직구조'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전통적인 기업 조직의 구조는 통상 기능적 조직 또는 사업부제 조직으로 구분할 수 있으나, 이와 같은 기업의 전통적 조직구조는 현재와 같이 산업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민첩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자체의 유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고, 이에 따라 애자일(Agile) 시스템과 대팀제 등의 도입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SK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실행하기 위해 IT계열사를 중심으로 도입했던 애자일 시스템을 전 계열사로 확대 적용한다. 이는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물고 개별 프로젝트에 따라 소규모로 팀을 꾸려 유기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본부, 실, 부, 과, 팀 등 기존의 조직단위 설정은 일의 내용과 범위가 명확히 구분되어 외부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와 달리 애자일 시스템은 스쿼드(Squard, 군대 조직에서의 '분대'), 트라이브(Tribe, 소집단) 등으로 단순하게 구성해 상황에 따라 필요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별도의 인사발령 없이 수시로 조직하거나 해산할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조직구조라 할 수 있다.

 

또한 대팀제를 전 계열사로 확대해 임원들이 기존에 가졌던 권한 및 혜택을 대폭 축소하고, 물리적 환경 역시 공유오피스와 같은 형태로 개인 지정 좌석 없이 열린 사무공간에서 협업을 활성화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유도하기 위한 공간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결국 대팀제를 통해 임원이 팀장이 되고, 기존 팀장은 프로젝트 실무를 담당하는 완전한 변신을 요구받게 된 것이다. 이처럼 조직의 하드웨어가 유연하게 변하게 되면, 여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수직적 위계구조 역시 변화하지 않을 수 없다. 

 

 

▶ 수평적 문화 정착을 위한 직급체계의 유연성 확보

애자일 시스템이나 진정한 의미의 대팀제를 운영하려면 결국 유연해진 조직구조와 정합성이 높은 직급 및 호칭, 승진체계를 구축해야만 한다. 외부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연한 조직을 운영하는데 전통적인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임원의 경직된 다단계 직급체계를 활용한다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최근 많은 기업들이 시도하고 있는 직급 간소화나 직급 파괴의 움직임은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변화로 볼 수 있다. 

 

최근 삼성은 전형적인 직급체계의 틀을 깨고, 4단계의 CL(Career Level)을 도입했으며, 호칭도 '님' 또는 '프로'로 통일하거나 영어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G1~G4의 4단계로 직급을 간소화했으며, G1~G2는 매니저, G3~G4는 책임매니저로 호칭한다. SK텔레콤과 하이닉스는 직급 자체를 폐지하고, 호칭을 매니저, TL로 각각 통일한 바 있다. 그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직급체계를 간소화 또는 폐지하고, 수평적 문화의 정착을 위해 호칭을 단일화하는 경우가 많다. 

 



나아가 상당수 기업이 임원 직급구조 역시 단순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전무를 묶어 부사장으로 변경했으며, 현대자동차는 이사대우, 이사, 상무를 포괄해 상무로, SK는 상무, 전무, 부사장을 부사장으로, CJ는 상무대우, 상무, 부사장대우, 부사장, 총괄부사장, 사장 호칭을 모두 폐기하고 경영리더로 호칭하는 등 임원에 대한 성과 및 능력주의를 극대화하기 위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임직원들에 대한 직급의 간소화 또는 폐지의 목적은 대부분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창조적인 사고가 발휘될 수 있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며,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역량을 확보하는 데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어느새 기업 조직구성원의 60%를 넘어서고 있는 MZ세대들의 합리성, 공정성 요구에 부합하는 HR 차원의 여건을 조성해 채용 용이성을 확보하고,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조직 내에 더 오랜 기간 머무를 수 있게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그러나 직급체계를 단순화시키고, 호칭을 단일화한다고 모두 이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KT, 포스코, 한화와 같이 이와 같은 시도를 했다가 결국 변화에 실패하고, 예전 직급체계를 부활시킨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 제도 도입보다는 정착이 더 중요

다른 기업들이 모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하나의 인사제도가 트렌드로 자리잡는다고 해서 충분한 준비 없이 무작정 따라가는 것은 실패를 자초하기 마련이다. 조직구조와 직급 및 호칭체계의 변화를 통해 애초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을 유의해야 한다. 

 

가장 먼저 CEO의 강력한 의지와 리더들의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 외형만 그럴듯한 제도를 도입해서 1~2년 운영해보고 효과가 없거나 구성원들의 저항이 높다는 이유로 포기해 버리면 시도를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CEO는 적어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적 전략을 기반으로 지속적이고 일관된 제도 도입 의지를 강력하게 유지해야 한다. 더불어 조직의 리더에 해당하는 임원들은 스스로의 태도 변화를 통해서 감독자가 아니라 실무자 역할을 겸할 수 있어야 하며, 부-팀 체제의 리더십에서 프로젝트 중심의 유연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타 인사제도와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직급이 단순화되거나 폐지되면 승진을 통한 동기부여는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따라서 승진 이외의 동기부여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성과관리는 개인에 대한 판단에서 육성으로 목적을 변경해야 하고, 성과와 능력에 부합하는 보상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직급체계 단순화에 따르는 임금의 브로드 밴드(Broad band)화를 통해 보상유연성도 확보해야 한다. 무엇보다 MZ세대들의 잦은 이직을 방지하기 위해 그들 스스로가 성장하고, 커리어를 잘 만들어가고 있다는 개인적 비전 달성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육성 및 경력개발 전략을 수립·운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실질적인' 대팀제 및 직급체계 간소화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랜 시간 동안 수평적 부서 구분과 수직적 위계에 익숙해 있던 구성원들은 조직과 제도의 유연한 운영에 대해 기준의 모호함으로부터 촉발되는 불안과 불편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대팀제로 구성된 팀 내에서 다시 파트를 나누고, 이 파트를 세분화해 직무를 구분하는 등의 무늬만 대팀제가 될 수 있고, 그 순간 조직 운영의 유연성 확보는 실패하게 된다.

 

또한 2~4단계로 직급 체계를 간소화시켜 놓았으나, 승진을 통한 동기부여라는 전통적 방법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하면 결국 간소화된 직급 내에 다시 역량 또는 직무등급 등의 이름을 붙여 사실상 그 이전보다 더 다단계화된 직급구조를 공고하게 만들어버리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이런 실패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각 임원들이 변화된 제도 운영단계에서 발휘할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게 된다. 

 

네 번째는 전 구성원들이 이와 같은 변화를 내재화할 수 있도록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제도 변화의 목적을 명확히 전 구성원에게 공유하고, 제도 설계 단계에서부터 많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수용성 높은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그 후 파일럿 조직 운영을 통해 장점과 보완할 점을 파악하고, 최종적으로 완성도 높은 제도가 설계되면 전체 조직으로 개선된 제도를 확대해 나가는 단계를 밟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가 바라고 기대하는 이상적인 조직문화는 한 기업의 전략, 인사제도, 관행, 재무적 성과, 물리적 환경 등 모든 요소가 작동되어 구성원들의 인식에 공통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종합적 결과물이라 할 것이므로 개별 구성원들에 대한 제도 변화의 지속적이고 끈기 있는 내재화 노력 없이 조직문화의 변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전명환 이언컨설팅그룹 대표

 

본 기사는 월간 HR Insight 2022. 5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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