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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시대, HR은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HR매거진 2021.09.09 19:11 197 0

  

근래 필자가 만나는 경영자 대부분은 ESG 스트레스를 토로한다. 각종 공시제도를 비롯한 법·제도 도입, 저마다 다른 목적과 강조점을 가진 ESG 평가, 평가결과를 기반으로 한 투자기관의 경영 압박, 언론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평가 등은 경영자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 투자자 중심의 ESG 생태계, 기업에게는 생존의 문제

ESG는 화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의와 관점이 달라져 개념 정립이 쉽지 않다. 정부는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고, 투자자는 수익률에 기반하며, 소비자는 평가기준으로 인식하는 측면이 강하다. 분명한 것은 이 모든 관점을 아우르는 것이 기업인의 숙명이고, 경영 일선에서 마주하는 ESG 본질은 생존 이슈라는 점이다.

 

현명한 경영자라면 투자자 관점에 가장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1760년대 존 웨슬리의 '돈의 사용법'이라는 설교에서 투자에 윤리적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개념이 등장했고, 이후 자본의 '사회적 책임'과 '수익 극대화'를 두고 경쟁이 이어져 왔다. 필자는 ESG가 이런 논쟁이 진화하면서 얻은 잠정적, 절충적 결론이라고 인식한다.

 

ESG는 투자수익에 필요한 비재무적 정보를 사회적 가치에서 찾는 것이며, 그 가치는 소비자로 대표되는 사회구성원의 사회적 평가에 바탕을 둔다. 즉 사회구성원이 인정하는 기업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할 것이며, 투자수익 측면에서도 긍정적임을 전제한 것이다. 이를 바꿔 말하면 투자자들이 제시한 ESG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도태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역시 ESG는 생존의 문제이다.

 


 

▶ ESG 경영에서 HR이 중요한 이유

ESG 경영에서 HR이 중요한 이유는 평가의 핵심지표들이 모두 '기업문화'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ESG 투자자와 평가기관은 비재무적 영역에서 방대한 규모의 기업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데이터가 집적되고 분석이 고도화될수록 기업의 속살까지 모두 검증대상이 되고 경영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된다. 

 

ESG 평가에 활용되는 데이터는 초반 기업의 자발적 공시자료에 의존하다가 현재는 미디어 기반 평판분석까지 확대됐다. 향후 AI 분석기법 도입, 수익률과 연관된 지표 개발, 기업구성원과 소비자 기반 평가 등으로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평가가 정밀해질수록 외형적 요건에 치중하는 ESG 활동은 도태되고, 미디어 정제작업이나 ESG 워싱도 무의미해진다. 결국에는 실제 기업문화를 개선하려는 노력만이 유일한 해법이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ESG 경영 실천을 제대로 리드할 수 있는 그룹은 HR 전문가들이고, 특히 사회적 영역(S)과 지배구조(G)에 대해서는 HR 역량이 ESG 경영의 품질을 좌우하리라 본다. <표 1>에서 보듯이 근무환경, 고용평등, 노사관계, 직장 내 기본권, 부패방지, 사회공헌, 경영평가, 이사회 운영 등 HR부서와 밀접한 연관을 지닌 지표들이 대다수 ESG 평가기관의 공통된 관심주제다. 따라서 통합적 관점에서 이 모든 아젠다를 아우를 수 있는 HR부서들이 더욱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특히, ESG 요소들이 기업문화 안에서 제대로 착근됐는지 점검하면서 내재화하려는 노력을 쏟아야 한다.?

 

▶ ESG가 촉발한 HR 패러다임 변화

필자는 주로 국내외 대기업이 직면한 소셜 이슈를 다뤄오다가 최근 직장인 익명플랫폼 블라인드와 함께 ESG 데이터를 생산하는 합작법인 '크라운인사이트'를 설립했다. 블라인드는 사내 소통문화 촉진을 통한 기업문화 혁신을 목표로 설립돼 400만 명에 달하는 국내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기업문화와 관련된 서베이(직장인 만족도조사, 채용 공정성, 직장 내 괴롭힘, 성평등 문화, 표현의 자유, 번아웃 등)를 진행하고 기업별 비교데이터를 산출·분석하는 등 설립 목표의 진정성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블라인드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배경에는 다수의 글로벌 투자그룹과 ESG 평가기관들의 권유가 있었다. 글로벌 투자사, 국내외 연기금, ESG평가사 다수가 투자 포트폴리오에 반영할 목적으로 기업문화 관련 데이터 생성을 주문해 왔다. 머지않아 구성원 평가가 ESG 데이터로 보편화되고, ESG 활동의 옥석을 가리는 지표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투자회사들의 ESG 트렌드를 읽고 다양한 기업문화 개선 노력을 전개해 왔는데, 특히 기업 내 여론을 진단과 피드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신입사원 교육 시 블라인드 게시글을 활용한 즉문즉답 세션을 운영하고, 에어비앤비는 직원들에게 블라인드를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하도록 독려한다. 아마존의 HR부서는 직원들의 SNS를 트래킹하는 방식으로 감정분석을 시도했으나 콘텐츠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블라인드의 익명자료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모두 기업문화의 실질적인 측면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이처럼 ESG 경영은 필연적으로 HR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HR 업무가 후방의 방어이슈 중심이었다면, ESG 경영체제 하에서는 전장 최전선에 전진 배치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기존의 경영 지원조직에서 벗어나 비재무적 기업평가를 진두지휘하는 컨트롤타워로의 변모가 필요한 시점이다. 

 

▶ HR 중심의 ESG 경영 실천방안

그렇다면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HR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필자는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MZ세대가 리드하는 기업문화를 과감히 수용하자]

최근 30대 원외인사가 보수정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새삼 MZ세대가 주목받고 있다. MZ세대는 정치교체를 이끌기 이전에 기업문화를 변화시키는 핵심집단으로 주목받아 왔다. 개성과 실력, 솔직함과 당당함을 갖춘 세대특성이 작동해 기업 내부의 부조리나 부당한 처우에 적극적으로 항변했다. 이들이 오너 일가 일탈, 사내 갑질, 미투 등 구시대적 폐단을 몰아내는 데 일조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시대가 변해 어느 조직이나 감추고 싶은 문제가 가장 먼저 노출되는 세상이 됐다. MZ세대가 리드하는 기업문화를 과감히 수용해 순기능으로 승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영자가 구성원들의 일침에도 귀 기울이는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HR부서가 소통의 메신저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

 

[HR부서의 목표와 관점을 재정립하자]

개인적 착각일 수 있지만 필자는 기업 인사팀과의 미팅 때마다 내재된 위기를 감추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직진단에 있어서는 객관적 평가를 원하면서도 결과에 대한 책임을 고민하는 담당자가 많았고, 외부기관과 협업할 때에도 결과 조율의 여지가 있는 안전한 파트너를 선호한다고 느꼈다. 일부 관리자는 '사고가 없어야 임무를 완수한 것'이라는 강박이 있는 듯했다.

 

앞서 ESG가 기업 생존이슈가 되었고, 평가의 핵심에 HR 역량이 발휘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방어적 관점에서 벗어나 더욱 적극적으로 기업문화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 ESG 시대 HR팀은 경영자의 참모 직군에서 더 나아가 기업의 평가와 투자를 이끄는 진취적 사명을 부여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의적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HR팀의 KPI를 ESG 관점에서 재설정하고, 사고 유연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다양한 전략부서와의 인적교류 검토를 권한다.

 

[데이터 기반의 조직진단 기법을 도입하라]

글로벌 ESG 생태계에서는 비재무적 데이터 공급자들의 위상이 강화되는 추세다. 양질의 데이터가 평가신뢰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투자수익률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핵심요인이 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ESG는 끊임없는 데이터 확보와 분석의 과정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데이터 기반의 조직진단 체계를 갖추는 것이 유리하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조직의 니즈를 해석하고 대응하려는 노력은 효율로 이어질 것이다. 예를 들어, 블라인드의 빅 데이터로 성과급에 대한 직원만족도를 분석하면 성과급이 적은 일부 회사에서도 만족도가 높은 사례가 있다. 이 경우 원인을 분석해 보면, 성과급 책정의 평가체계가 공정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그밖에도 기업문화와 연관된 ESG 데이터들을 트래킹할 수 있는 펄스 서베이를 활용하거나, 타 집단과의 비교데이터를 참고하면 경영판단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객관적 평가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지난 2018년 블라인드가 미 애리조나주립대학교와 공동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 직장인 75%는 "공개적으로 회사 방침에 반대할 경우 징계나 보복을 받을 수 있다"고 답했고, 66%는 "업무 문제에 관해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기 두렵다"고 응답했다. 미국보다 보수적인 근무환경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HR부서가 주도하는 진단 활동은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

 

작년 모 공공기관은 글로벌 컨설팅펌에 조직진단을 맡기면서 기명으로 설문을 받았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 수억 원을 지출해 '긍정평가'라는 면죄부를 구매한 셈이다. 현재 HR부서가 수행 중인 다양한 진단·평가 활동을 ESG 기반으로 구조조정하고, 이러한 계기에 진단기능 자체를 아웃소싱해 객관적 평가환경을 조성할 것을 권한다. 여건이 불비하다면 '진단'과 '해결'을 담당하는 부서를 분리하여 평가결과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도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된다. 

  

Posted by 박준태 크라운인사이트 대표

 

본 기사는 월간 HR Insight 2021. 7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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