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교육대에서 마지막 훈련으로 40km 완전군장 행군을 한 적 있습니다. 전날 유격훈련에 발목을 접질렸고 체력까지 바닥인 상황이었습니다. 군의원은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다며 행군을 하지 말라는 조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첫 행군을 포기했다는 기억이 평생 남을 것 같아,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행군을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훈련에 참여했습니다.
욱신거림을 악과 깡으로 버티며 한 걸음씩 걸어나갔습니다. 낙오자를 수송하기 위한 군용차가 돌아다니고 있었고 한두 명씩 낙오할 때마다 마음은 약해졌습니다. 20km를 걸어 휴식 시간이 돌아왔고 포기하기 위해 군의관을 만나러 갔습니다.
진찰 도중 신병교육대장이 저에게 다가와 `훈련병, 네 한계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멀리 있어. 한계는 너 스스로가 만드는 거야. 여기서 그만두면 다음에도 여기까지라`는 말을 하고 떠났습니다. 그동안 스스로 끈기와 오기를 빼면 시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추위 속에서도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결국, 저는 다시 일어났고 이 악물고 행군을 완주했습니다.
비록 상태가 악화되어 깁스를 했지만, 그날의 경험은 저의 한계를 재정의하고 삶의 자세를 바꾸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역 이후, 아르바이트하며 고객의 쓴 말에 마음이 다치고, 인턴을 하며 매일 밤새는 강행군에 몸이 지쳐 포기하고 싶을 때도 그날의 말을 떠올리며 책임감을 느끼고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맡은 업무와 놓인 상황이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마다 제 한계를 늘려나갈 것이고 더욱 성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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