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호텔의 유일한 부대시설인 레스토랑은 고급스럽고 우아한 인테리어와 제주도의 신선하고 귀한 식재료로 만든 요리로 제주도를 찾는 미식가들이 꼭 한 번 들르는 곳으로 유명하다. 시그니처 메뉴 ‘왕새우튀김우동’을 비롯해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코스요리, 합리적인 가격으로 알차게 즐길 수 있는 한상메뉴 등으로 레스토랑을 찾는 고객들에게 오감 만족의 경험을 제공한다. 포도호텔 레스토랑의 메뉴 구성에서 조리까지 조리 파트의 업무 전반을 책임지는 김세훈 파트장에게 업무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SK PINX
조리 1파트
김세훈 파트장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SK 핀크스 조리 1파트 파트장으로 근무 중인 김세훈입니다. 2000년 7월부터 조리사의 길을 걷기 시작해 23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포도호텔에는 2022년 5월 합류했습니다.
레스토랑 메뉴를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제철 식재료로 계절을 느낄 수 있는 메뉴를 구성하고자 노력합니다. 또한, 제주도의 향토 재료와 조리법을 반영한 메뉴를 통해 고객분들이 제주도의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적절한 원가율 안에서 고객들에게 최상의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저의 의무라는 생각으로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메뉴를 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Interview 01
좋은 식재료를 알아보는 안목은 발품으로 길러져요
좋은 식재료를 확보하는 것도 파트장님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일 것 같아요.
맞습니다. 신선하고 좋은 재료가 맛의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좋은 재료를 알아보는 안목과 확보하는 능력도 조리사에게 꼭 필요한 역량입니다. 저는 경매시장, 재래시장, 마트, 백화점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다니며 비교해 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판매하는 곳마다 제품의 질과 가격에 차이가 있고, 유통사마다 주력 품목이 있기에 많이 다녀보면서 직접 알아봐야 합니다. 이렇게 나만의 노하우를 쌓음과 동시에 다른 업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지인들과 소통하면서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개발에 참여했던 메뉴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2023년 5월에 호텔에서 웨딩 행사가 있었습니다. 외국인 손님이 많이 참석하셔서 식사 메뉴를 한식을 접목한 BBQ 코스와 비건 코스로 구성했는데, 손님들이 해외의 미슐랭 업장보다 더 맛있는 식사였다고 극찬해 주셔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조리 파트에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어떤 방식으로 업무를 배우나요?
우리 레스토랑의 메뉴를 숙지하고 기본적인 재료 손질, 식재료 보관 방법, 선입선출 관리를 먼저 배웁니다. 기본적인 재료 관리가 익숙해지면, 메뉴에 따른 밑 준비 과정을 담당하며 선배 조리사를 서포트합니다. 보통 이렇게 업무를 시작하고, 역량에 따라 조리 과정에 더 깊이 참여하게 됩니다.
Interview 02
조리용어를 숙지하고 있어야 현장에서 빠르게 발전할 수 있어요
이 직무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반대로 직무를 통해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도 말씀해 주세요.
생활패턴이 일반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 힘든 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식사를 즐기는 시간이 저희에게는 업무 몰입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시간이고, 호텔 레스토랑이기에 주말에 특히 바쁩니다. 그래서 다른 직군에 있는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가 쉽지 않죠. 그렇지만 고객분들이 좋은 시간을 보내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는 피드백을 주실 때 나의 노력이 누군가에게 좋은 추억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매우 기쁘고 보람을 느낍니다.
지금까지의 커리어 패스를 들려주세요.
대학 전공은 호텔경영학입니다. 졸업 후 서비스직군에서 근무했고, 실무 경험을 후배들에게 잘 전수하고 싶은 마음에 강의를 시작하면서 조리산업경영학과에 편입했습니다. 이후 고객 응대 업무를 하면서 조리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이 직무에 흥미가 생겨 조리사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제주롯데호텔의 일식 조리를 시작으로 오크우드호텔, 인천하얏트호텔, 임페리얼팰리스 호텔 등을 거치며 경력을 쌓았고, 고향인 제주도로 돌아와 서울에서 20년간 갈고 닦은 노하우를 SK 핀크스에서 발휘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일식 과목을 담당하셨다고 들었어요. 수업에서 가장 강조했던 가치는 무엇인가요?
개인위생 관리와 조리용어 숙지를 많이 강조했습니다. 조리사는 화려한 요리 실력 이전에 철저한 위생 관념이 필요합니다. 복장부터 재료를 다루고 조리하는 과정, 음식을 플레이팅하여 서빙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위생입니다. 조리사의 복장과 주방이 청결해야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개인위생 관리가 철저해야 교차오염에 의한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개인위생 관리는 처음부터 습관을 바르게 들이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를 고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조리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무엇보다 우선해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리용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선배들의 조언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고, 자기가 만든 음식을 설명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현장 용어에 익숙해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학생들에게 자주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Interview 03
누구나 편안하게 즐기는 미식의 경험을 제공하고 싶어요
새로운 직원 채용 시 자주 하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매일 86,400원이 입금된다면 어떻게 사용하실 건가요?”라고 묻곤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금액이 너무 하찮다고 느끼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알뜰살뜰하게 하루 소비 계획을 그리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86,400은 하루 24시간을 초로 환산한 숫자입니다. 시간의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의 발전을 위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지에 관한 지원자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직무를 통해 이루고 싶은 커리어 목표를 말씀해 주세요.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커리어 목표는 제주도에 장애인 전용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것입니다. 대학에서 수화를 배우면서 3년간 장애인학교 주말 보조 교사를 하다가 장애인 복지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접근성의 문제로 장애인이 즐길 수 있는 미식의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을 느껴, 그분들이 불편 없이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작은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같은 직무를 희망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조언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리사는 연차만으로 실력을 인정받을 수 없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 그리고 탐구 정신으로 끊임없이 노력할 때 역량을 쌓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속담처럼 현재보다 나의 미래 가치에 집중하여 실무를 통해 전문적인 기술을 익혀가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