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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하우스 이종길 대표,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꿈꾸다

이종길 대표 2016.02.29. 조회수 12,332 Tag #게스트하우스 #에그하우스 #창업 #창업노하우 #여행

서울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이종길 대표를 만났다. 그가 얼마 전 가평에 이어 서울에 연 또 다른 에그하우스의 직영점이었다. 에그하우스는 서울, 가평, 속초, 부산 등 전국에 자리잡은 프랜차이즈형 게스트하우스로 1년 내내 예약 전화가 밀려들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5년이란 길지 않은 기간 동안 남다른 노력으로 어엿한 사업체를 일구어낸 이종길 대표. 그의 창업노하우와 열정적인 삶을 들여다 봤다. 

 




평범한 회사원, 실험실 밖 더 큰 세상을 꿈꾸다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에그하우스의 대표 이종길입니다. 게스트하우스를 처음 연 지 5년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대표라는 말이 어색하네요. 2011년 부산에서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시작했고, 작년에 에그하우스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현재는 서울, 부산, 가평에서 가맹점 4곳과 가맹제휴점 8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결심하고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회사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다들 놀라더라고요. 특별히 스카우트되었다거나 할 일을 정하고 퇴사한 건 아니었어요. 그저 회사라는 조직 문화가 저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 내린 결정이었죠. 저는 공대 출신으로 졸업 후 연구실에서 실험만 해야 했는데, 그렇게 꽉 막힌 공간에서 매일 일하는 것보다 이 사회에서 나 자신이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그 변화를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창업 아이템을 찾다가 여행에서 마주했던 게스트하우스를 떠올린 거죠.

 

에그하우스에선 무슨 일을 하나요?
현재는 게스트하우스 운영 업무뿐만이 아니라,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원하는 분들에게 부동산이나 인테리어, 마케팅 등 전반적인 게스트하우스 창업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기본적으로 직원들이 직접 만들어가야 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간 자체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의식주와 관련이 있으므로, 그곳에 애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만이 무언가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에그하우스 직영점 운영은 직원들에게 맡기고, 저는 다른 창업자들을 도와 개별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루 일과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말씀해 주세요.
일단 두 가지 업무가 가장 주된 업무입니다. 에그하우스 직영점 직원들과 소통하며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게 첫 번째인데요. 네 곳 모두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편이라 오히려 저는 예약을 받는 소소한 업무들을 하며 직원들을 돕고 있습니다.
두 번째 업무로는 미팅, 컨설팅, 서류 작업 등이 되겠네요. 2012년부터 게스트하우스 창업 카페를 만들어 칼럼을 쓰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일주일에 한 번 오프라인 교육 또한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기 창업자들이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현실과 달리 너무 이상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 그 괴리감에서 오는 어려움을 해결해주기도 합니다.

 

게스트하우스 창업,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 극복이 관건

 

창업을 시작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에그하우스를 처음 열었을 땐 게스트하우스라는 새로운 업종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거기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고민을 나누고 토론할 사람이 없었죠. 예를 들면 그때는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모두가 기존 숙박시설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했죠. 손님들 역시 게스트하우스가 어떤 곳인지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해서, 서로 오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뭐 최근에야 게스트하우스가 워낙 일반화되고 외국 손님들도 많이 오셔서 그런 문제들이 많이 없어졌지만요.

 

에그하우스와 함께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에그하우스의 메인 캐릭터를 손님 중 한 분이 만들어주신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처음 에그하우스를 만들었을 땐 제가 사인펜으로 동그란 원을 그려서 간판에 썼었는데, 어느 날 어느 손님 중 한 분이 달걀 모양의 캐릭터를 그려주셨거든요. 덕분에 저희는 그 캐릭터를 에그하우스의 정체성으로 삼고, 모션이나 동영상도 만들고 노트나 엽서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그 손님은 나중에 저희 게스트하우스에서 함께 일하셨고요.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였나요?
가끔 전화가 와서 “작년에 왔었는데, 올해도 오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더군다나 작년에 묵었던 그 방에 묵고 싶다고 하시면 기분이 짠하지요. 예전에 에그하우스 업무에만 집중할 때에는 한 분, 한 분 한 제가 직접 받았는데, 지금은 직원들이 대신하다 보니 얼굴을 마주칠 기회가 적어졌어요. 그런데 가끔 그런 전화를 받으면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결국은 길 위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 여행자니까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것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요?
역설적이게도 쉴 날이 없는 거요. 사실 혼자 있는 날이 거의 없습니다, 출근과 퇴근도 없죠. 야근도 없고, 주말 근무도 없습니다. 그냥 일상이 일인 거죠. 때문에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 최고의 연예인처럼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가 콘서트를 하는 느낌을 받으니까요. 항상 사람들 사이에서 둘러싸여서 있기 때문에 외로울 일도 없고, 고독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없는 것 같아요.
한 가지 더 말하자면 게스트하우스 컨설팅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는 여행을 정말 많이 다닐 수 있다는 것? 작년에는 삼 개월 정도 여행을 다녀왔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여행을 많이 다닐 수 있는 일이 드물잖아요. 저는 다른 게스트하우스 컨설팅과 새로운 직영점 입지를 파악하는 업무 덕분에 전국을 누비고 있어요.

 

함께 만들어가는 열정 일터, 에그하우스 

 

에그하우스의 근무 분위기는 어떤가요?
정해진 업무만 책임을 지면 모든 게 자율적인 곳이에요. 근무 시간 조율, 교대, 출퇴근 모든 걸 직원들이 직접 정하거든요. 그렇다 보니 오히려 직원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제가 묻고는 해요. 친구들이 새로운 일을 직접 벌이기도 하거든요. 자율성이 보장돼서 그런지 근속연수도 긴 편이에요. 저도 6년째 안 관두고 일하고 있잖아요(웃음).

 

에그하우스만의 자랑하고 싶은 기업 문화나 복지가 있나요?
자율성이죠. 이곳에 와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무엇이든 해봐도 돼요. 예전에 일하던 친구 하나는 MBC 라디오 리포터로 취업했는데, 영상 리포터 쪽에도 관심이 많아서 저희와 함께 프로젝트를 하나 하자고 제안하더라고요. 에그하우스 소속의 게스트하우스들을 돌아다니면서 게스트하우스 TV를 만들고 싶다는 거였죠. 그래서 그렇게 하라고 했어요. 그 친구에겐 포트폴리오가, 저희에겐 재미있는 영상들이 생기는 거니까요.

 

수입 수준을 물어봐도 될까요?
예전 대기업에 다닐 때보다 조금 더 많이 버는 것 같아요. 시즌이나 환경 추이에 따라 변동이 있긴 한데, 기본적으로 괜찮은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 돈의 절반을 여행에 다 쓰는 게 문제지만요.

 

 

 

에그하우스에서 함께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팁 좀 주세요.
저는 사실 직원을 뽑을 때 이력서를 정말 꼼꼼히 읽어요. 가장 중요한 건 한 가지 분야에 대한 뚜렷한 능력과 그것을 지탱해주는 열정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다양한 분야에 재능이 있는 친구들이 꽤 있던데 그런 분들은 사실 선호하지 않아요. 무언가 하나에 미칠 수 있는 사람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거든요. 그걸 보여주시면 돼요. 한 가지 분야에 미칠 것, 그리고 그것을 지탱해주는 열정이 있을 것.


학창시절 도움이 됐던 활동이나 경험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학교 다닐 때 목표를 세웠어요. 학교에서 해주는 프로그램은 다 해보자. 저만큼 등록금 혜택을 다 받은 사람도 없을 거예요. 교환학생도 일본과 미국으로 두 번이나 갔고, 학교는 5학년 2학기까지 빡빡하게 채워서 다녔어요. 학창시절에 스터디나 동아리를 많이 하기도 했는데, 그게 지금의 창업 스터디를 만들어 나가는 데 크게 도움이 된 것도 같아요.
사실 정말로 경험이 재산인 것 같아요. 제 마음속에서 70% 가능하다고 여겨지면 무조건 다 시도했어요. 에그하우스를 시작하고 나서도 그렇게 한 3년 했더니 내공이 쌓여서 사람들을 대할 때나 업무 진행할 때 모든 게 편리했던 것 같아요. 창업 초반 2년 동안은 손님들 한 사람 한 사람이랑 대화하면서 그들의 요구를 알려고 노력하기도 했어요. 그냥 손님을 받기만 할 땐 잘 모르겠다가도, 대화를 해보고 나면 피부로 느껴지는 게 많더라고요. 예를 들면 예전에는 도미토리(다인실)도 많이 만들려고 했는데, 한국 정서상 그게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더라고요. 그래서 과감히 포기했던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뭐든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본인처럼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현실적인 조언 부탁 드려요.
학창시절 학교에서 공부하는 거랑 사회에서 돈을 버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이에요. 현재 창업시장에 대한 현실에 대해 냉정하게 알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배우는 논리나 수식 말고 조금 더 사회적인 규칙이나 사회 생태에 관한 공부를 할 필요가 있어요. 학교와 다른 영역이라는 걸 인지하고 공부해야죠. 친한 친구 중에 학교에서 배웠던 논리를 사업에 자꾸 적용하려는 친구들은 수지타산을 못 맞추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조금 더 게스트하우스 창업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해줄 수 있으신가요?
음, 아시겠지만 게스트하우스 창업은 사실 꿈의 직업이 아니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게스트하우스와 맞으면 하는 거죠. 저는 외국 친구들을 좋아해서 시작한 일입니다. 그 친구들이 좋으니, 육체적으로나 금전적으로 문제가 생겨도 즐겁게 할 수 있었죠. 그런데 요즘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듣습니다. ‘서울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창업했더니 수익이 나고 즐겁더라’. 그렇게 시작하면 힘들어지기 마련이에요. 이 말에 중요한 부분들이 은폐되어 있기 때문이죠. ‘(지방보다 수요가 많은) 서울에서 (원룸을 자가로 가진) (외국에서 조금 살다가 와서 영어가 되는) (젊은 청년이) (몇 천에서 몇 억을 주고 개조한) 게스트하우스를 창업했더니 (월세가 안 나가고) (인테리어의 부담 없이 투자한 덕과) (외국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본 경험 때문에) 수익이 나고 즐겁더라.’ 사실 이 말이 맞는 거죠. 게스트하우스는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상당히 힘든 직업이에요. 나의 인생과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만, 재미있게 돈을 벌며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종길 대표에게 ‘좋은 일’이란 무엇인가요?
많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요. 누군가 제게 “혼자 일해서 매년 일억을 벌래, 남들과 함께 일해서 천만 원 벌래?” 물어본다면 후자를 선택할 것 같아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비전을 공유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다는 건 정말 값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객원 취재기자 이영진 since0718@naver.com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객원 취재기자 이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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