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및 직장인, 열에 아홉은 '헬조선 공감'

대학생과 직장인 10명 중 9명은 ‘헬조선’이란 말에 공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헬조선은 헬(hell, 지옥)과 조선을 결합, 부조리한 한국사회의 모습을 빗대 ‘희망이 없는 지옥 같은 한국’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과 함께 직장인 및 대학생 3,173명을 대상으로 ‘헬조선’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번 잡코리아와 알바몬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은 1,813명, 대학생은 1,360명이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공동 설문에서 직장인 및 대학생의 약 90%가 ‘헬조선이란 말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느 정도 동의한다’가 55.0%로 가장 많았으며 ‘매우 동의한다’도 34.9%로 적지 않았다.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8.2%)’ 및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1.9%)’는 10% 수준에 그쳤다.

응답군별로 살펴보면 ▲20대(90.7%) 및 ▲30대(90.6%) 연령과 ▲대학생(90.5%) 그룹에서 헬조선에 대한 공감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매우 동의한다’는 적극적인 공감은 ▲직장인(39.3%)과 ▲30대(39.2%)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19.3%)’,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4.8%)’ 등 헬조선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0대에서 24.1%로 가장 많았다.

헬조선 공감 사유 '대학생-취업난, 직장인-수저계급'

사람들이 ‘헬조선’이란 말에 공감하고 동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잡코리아에 따르면 헬조선 공감사유(*복수 응답, 이하 응답률) 1위는 금수저와 흙수저 등 수저계급으로 대표되는 ‘빈부격차, 부의 불균형’이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의 60.4%가 ‘부의 불균형’을 헬조선을 공감하는 이유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2위는 응답자의 57.7%가 꼽은 ‘높은 실업률, 낮은 취업기회, 고용 불안정 등 심각한 취업경기’가 차지했다. 3위는 ‘높은 물가와 심각한 경제상황(37.0%)’, 4위는 ‘학업/취업/직장 내 경쟁 등 일상화된 경쟁구도(36.1%)’, 5위는 ‘저녁이 없는 삶 등 여유롭지 못하고 팍팍한 삶(28.5%)’이 차지했다. 이어 ‘크고 작은 강력 범죄의 잦은 발생과 낮은 처벌 수위(18.7%)’, ‘성별/지역갈등 등 만연한 사회갈등(17.1%)’, ‘미성숙한 시민의식(13.2%)’ 등도 헬조선에 공감하는 이유로 꼽혔다.

응답군별로 헬조선 공감사유는 조금씩 달랐다. ▲대학생은 ‘취업난(66.3%)’을 1위로 꼽은 가운데 ‘일상화된 경쟁구도(54.7%)’, ‘부의 불균형(41.3%)’을 각각 2, 3위에 꼽았다. 반면 ▲직장인은 ‘부의 불균형’을 꼽는 응답이 74.9%로 가장 높았으며 ‘취업난(51.3%)’, ‘경제난(42.1%)’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세대 간의 응답 격차가 두드러진 항목도 있었다. 직장인들이 헬조선 공감사유 1위로 꼽은 ‘부의 불균형’은 ▲50대 이상 응답군에서 93.7%가 꼽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0대의 39.2%가 꼽은 것과 비교하면 무려 54.5%P에 달하는 큰 격차를 보였다. 반면 50대에 비해 20대의 응답비중이 높았던 항목은 ‘일상화된 경쟁구도’였다. 경쟁구도를 헬조선의 이유로 꼽는 ▲20대의 응답은 55.1%로 ▲50대의 20.6% 보다 34.5%P가 높았다.

한편 헬조선이란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직장인 및 대학생들은 그 이유로 ‘외국에 비해 높은 치안 수준(37.9%)’과 ‘높은 수준의 의료 환경(35.4%)’을 꼽았다. ‘전반적인 생활환경과 경제 수준(28.2%)’, ‘충분히 주어지는 성공의 기회(27.9%)’, ‘자유가 존중되는 민주주의의 실현(20.7%)’ 등도 차례로 헬조선이란 말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 5위안에 꼽혔다.

안수정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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