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자사, 경쟁사 분석을 통해 기업이 현재 처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이 현재 어떤 곳에 있고, 고객은 어떤 집단으로 설정되어 있는지, 경쟁사에 비해 어떤 비교 우위 전략을 가졌는지 살펴보자.

Analysis 1
효성티앤에스의 주요 사업은 ATM, 디지털 데스크/키오스크이며, 국내 1위는 물론 미국, 러시아 ATM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전 세계 3위 안에 드는 업계 선도 기업이다. 전 세계 40여 개국에 86만 대 이상의 ATM을 수출했다.

Analysis 2
ATM 시장은 국내와 해외의 시장 발전 및 전개 양상이 다소 다르다. 먼저 국내에서는 현금 없는 교통수단을 도입하고 단기간에 수천 대의 ATM을 철수시킬 정도로 ATM보다는 스마트 결제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는 이와 같은 변화가 느려 여전히 현금 비중이 높기 때문에 ATM 수요 역시 크게 감소하지 않고 있다. 두 번째 차이점은 환류 기술이다. 입금과 출금을 동시에 한 기계에서 할 수 있는 환류 기술은 국내에서는 당연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모델이 주를 이룬다.

Analysis 3
ATM을 통한 사기가 증가 추세에 있다. 이는 미국이 독보적으로, 2021년 기준 위조 수표 사기 피해 규모가 2,800만 달러(약 355억 원)에 육박했다. 위조 수표, 자금 부족, 폐쇄 계좌를 이용한 사기가 많았으며, 기술 발전과 더불어 사기의 방법 역시 복잡, 교묘해지고 있다. 이에 효성티앤에스는 2022년 미국 금융 사기 방지 프로그램 업체 어드밴스드 프로드 솔루션(AFS)과 협력, ATM과 키오스크 보안을 대폭 강화했다.

Analysis 4
고객은 ATM으로 입출금, 송금뿐 아니라 다양한 작업을 하길 원한다. 이를 반영해 효성티앤에스는 2022년 북미 17만 5,000여 대의 ATM에서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를 살 수 있도록 업데이트했다. 비트코인 POS(Point of Sale) 제공업체 디지털민트와 협력한 결과로, 이 외에도 청구서 결제, 수표 현금화, 현금 예금, POS 구매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적으로 제공했다.

Analysis 5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현금 대신 신용카드나 페이팔 등 온라인 비대면 결제 수단이 대세로 자리 잡으며 ATM의 입지가 좁아졌다.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며 오프라인 거래가 직격탄을 맞아 줄었고, 이는 금융기관 영업점 축소, 창구 직원 감축으로 이어졌다. 이는 은행 창구 업무 90% 이상을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 ATM의 부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 ATM은 창구에 방문하지 않고도 계좌 개설, 카드 발급, 통장 발급 등 보안 등급이 높은 업무 지원이 가능하다. 은행 업무 시간 내에 방문해야 한다는 제약도 없다.

효성티앤에스의 전신은 노틸러스효성이다. 노틸러스효성의 시초는 1979년 설립한 효성 컴퓨터사업부다. 1980년 국내 최초의 컴퓨터 전문 공장을 설립했고, 1981년부터 금융 전문 단말기를 생산 및 공급했다. 1995년에 비환류식 ATM을 개발했고, 이후 미국 수출용 현금자동출금기, 탁상형 현금자동출금기 등을 개발했다. 2002년 미국에서 ATM 수출 3만 대를 돌파한 후 미주 현지 법인 NHA를 설립했고, 2009년에는 인도 ATM으로 수출을 확장했다. 2011년에는 GLOBAL BRM(Bill Recycling Machine)을 적용한 환류식 ATM을 개발했다.

노틸러스효성은 하드웨어의 효성컴퓨터와 소프트웨어의 효성데이터시스템을 통합해 2002년 설립됐다. 국내는 물론 해외 은행 및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금융자동화기기의 개발과 판매에 집중하던 노틸러스효성은 금융 종합 솔루션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새로운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2018년 사명을 효성티앤에스로 변경했다. 이후 미국 최대 ATM 솔루션 공급업체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고, 현지 ATM 시장 점유율을 75%로 끌어올렸다.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텍사스주 만달래이 타워 II에 고객 체험 센터(CXC)를 오픈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펼쳤다. 2023년에는 혁신을 최우선으로 하는 회사 가치를 담아 고객에게 새로운 브랜드로 어필하기 위해 ‘효성 이노뷰(Innovue)’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발표했다. 기존 고객과의 접점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해 DBA(Doing Business As)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공식 법인명은 유지하고 대외적으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기반의 브랜드명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효성티앤에스는 국내는 물론 해외 다수의 나라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ATM 기업이다. 특히 미국에서의 점유율 급부상이 인상적이다. 글로벌 ATM 1, 2위 회사인 디볼드와 NCR이 미국 기업으로서 자국 내 경쟁에 있어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물리치고 1위를 차지했다. 절반 수준이던 점유율은 2022년 기준 75%를 넘어섰고, 미국 거대 은행 6곳 가운데 5곳이 효성의 고객이다. 효성티앤에스와 라이벌로 꼽을 수 있는 기업은 NCR로, 최근 ATM 회사인 카드트로닉스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NCR코퍼레이션(NCR Corporation)은 ATM, POS시스템 및 기타 관련 장비를 제조, 판매 및 서비스하는 미국 기업이다. 1884년 National Cash Register라는 이름으로 오하이오주 데이턴시에서 설립했고, 2009년 6월 본사를 조지아주 애틀랜타시 인근으로 이전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기업으로 세계 곳곳에 3만 5,00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휴대폰과 QR코드를 통한 비접촉식 ATM 등 혁신적인 시스템 업데이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2021년에는 카드 없는 현금 인출 시스템을 출시했다. 이는 앱에서 QR코드를 스캔하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현물 카드가 불필요하다.

NCR는 ATM 글로벌 시장에서 디볼드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한국 기업인 효성티앤에스보다 자국 내 점유율은 크게 낮다. 효성티앤에스가 미국 시장 1위를 석권하고 점유율이 75%까지 치솟자 NCR에서는 두 가지 방법으로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첫째는 카드트로닉스(Cardtronics)의 인수다. 1989년 설립한 카드트로닉스는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둔 ATM 운영사로,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10개 국에 28만 5,000대를 설치했다. 이에 카드트로닉스와 시너지를 내 ATM 기기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2021년부터 합병을 추진, 영국 경쟁시장청(CMA)의 승인을 받아 성공적으로 흡수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규모와 기술 면에서 전력이 늘어나 북미 시장 선두인 효성티앤에스의 강력한 라이벌로 급부상했다. 두 번째 전략은 사업 분리 운영이다. NCR은 2023년 8월 소매, 호텔, 디지털 뱅킹에 중점을 둔 사업과 ATM을 취급하는 사업을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는 효율적인 경영을 위한 것으로, NCR Atleos는 ATM 사업을, NCR Voyix는 디지털 뱅킹 중점 사업을 맡는다. 비슷한 시기에 효성티앤에스가 ‘효성 이노뷰(Innovue)’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DBA(Doing Business As) 방식으로 발표한 것과 비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