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린 시절부터 기계나 장치, 전자제품 등을 분해하고 다시 조립해 보거나, 기존의 것을 이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는 것을 좋아하였습니다.
하나의 예로, 저는 선풍기의 부품을 오디오에 결합한 적이 있었습니다. 잠자기 전에 음악을 듣다가 잠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중학생 시절 제 방에 있던 오디오는 SNOOZE 기능이 없어서 항상 아침까지 음악이 흘러 나왔습니다.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하던 중 선풍기의 타이머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고장난 선풍기를 분해하여 타이머 장치를 떼어내었고, 멀티탭에 타이머 장치를 연결해서 멀티탭 자체가 타이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개조하였습니다.
원시적인 생각으로 만들어낸 장치이지만 꽤 유용하였습니다. 오디오, TV 등에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드라이기, 다리미 등을 사용할 때도 이 멀티탭을 이용하면 혹시 모를 화재예방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저는 초등학교시절 과학의날 행사 때면 라디오킷트 만들기 대회에 나가곤 했습니다. 손바닥만 한 기판 위에 그 당시에는 뭔지도 잘 몰랐던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저항 등을 설계도를 따라서 납땜하여 라디오를 완성하였습니다. 손톱보다도 작은 수십 개의 부품들을 조립하니 시중에 판매하는 라디오처럼 작동을 한다는 것이 매우 신기하였고 흥미로웠습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무언가를 만들고, 개조하는 것을 좋아했던 저는 막연하게 과학자, 기술자, 엔지니어가 되어서 생활에 편리한 것들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졌습니다.
어렸을 때 저의 흥미와 꿈 때문에 기계과나 전자과를 가고 싶었던 저는 고3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신소재공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1,2학년 때 신소재공학과에서 배우는 내용은 제 관심과는 너무 달랐고 전혀 흥미롭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공부에 소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3학년 1학기 때 최창환 교수님의 ‘전자소자재료’라는 과목을 들으면서 모든게 달라졌습니다. 이 과목은 반도체소자에 대해서 다루었는데, 대학에 와서 처음으로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수업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라디오를 만들 때 작은 부품이었던 트랜지스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원리가 무엇인지를 배우는데 무척 흥미 있게 수업을 들었습니다. 자동차, 전자제품 등 눈에 보이는 것들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맨 눈으로는 잘 보이지도 않는 수십 나노미터 스케일에 엄청난 기술들이 집약되어있다는 것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교수님께서 반도체 기술동향이나 업계동향 등도 틈틈이 이야기해 주셔서 반도체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전자소자재료2’, ‘반도체공정’등의 반도체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아! 이거다.’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반도체업계로 진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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