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고 창조적인 새로운 직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직업들이 많아짐에 따라 이름만 들어도 생소해서 '이게 뭐하는 직업이지?'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생기는데요. '컨셉플래너'라고 들어보셨나요? 오늘은 그 이름도 생소한 '컨셉플레너'의 직업세계에 대해 알아볼께요.
Interview 
양문성 Conceptual 컨셉플래너/대표세상에 없던 것을 만든다‘컨셉플래너’는 말 그대로 concept를 planning하는 사람이다. 세상에 없던 콘셉트를 만들거나, 기존에 있던 브랜드가 변화를 꾀할 때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거다. 소비자가 어떤 것에 매력을 느낄지를 예측하고 그 지점에 미리 가있는. 늘 앞서가고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 일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대인의 삶의 패턴을 연구하고 인간을 심리적, 철학적, 인문학적 관점에서 고민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래야 소비자와 같은 생각, 같은 느낌을 공유할 수 있다. 결국은 상식을 파는 일이다.
에뛰드 하우스의 콘셉트를 재조정한 경우를 들어 설명하겠다. 에뛰드 하우스는 처음 로드샵으로 런칭할 때 여자들의 로망을 이용해 ‘공주의 방’이라는 공간을 콘셉트로 잡았다. 그런데 반응이 너무 극과 극인 거다. 모든 색이 다 분홍색으로 통일되니 촌스럽다는 의견도 많았고. 더 성장하기에 기존의 이미지로는 힘든 부분이 많았다. 그때 우리 회사가 개발한 것이 ‘달콤한 상상’이라는 개념이다. 주목받고 사랑받고 싶은 꿈이 이 공간에서는 마치 실현될 것만 같은 느낌을 주자는 거다. 그 콘셉트로 광고도, 공간도, 제품도, 가격도 모두 조정했다. 광고만 해도 그전에는 인형같은 여자가 나왔다면 이제는 사랑스러우면서도 당당하고 능동적인 여자가 등장했다. 분홍색만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색도 사용해 세련된 느낌을 전달했고. ‘여자는 화장을 왜 할까?’에서부터 시작한 고민이 브랜드를 확 바꿔놓은 거다.
창의말고, 통섭창의(creative)적인 일이라기보다는 통찰(insight), 직관(intuition)이라는 수식이 더 맞을 것 같다. 감성적인 예술가형 인간이 아니라 여러 가지 지식과 감정의 원을 자유자재로 겹칠 수 있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새로운 개념은 좌뇌 우뇌가 맞물려 만들어 내는 것이고. 이 일은 좁고 깊게 파는 일이 아니라 넓고 깊게 파는 거다. 이 일 하려면 세상 모든 것에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은 기본이고 지적, 문화적으로도. 항상 "왜"라고 질문하고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수다. 길을 가면서도 자꾸 눈에 뭐가 밟혀야 한다.
나는 컨셉전도사연세대 경영학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마케터를 하다가 네이밍 비즈니스를 했다. 그때 이니스프리, 하우젠 등 2천개에 가까운 브랜드 네이밍을 했다. 사람이 세상에서 이용하는 거의 모든 카테고리를 그때 계속 접했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10년을 연구한 거다. 그리고 2007년 국내 최초로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컨셉츄얼을 만들었다. 외국에는 콘셉트와 트렌드 전문 회사가 있는데 한국은 없어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아직까지도 콘셉트에 대한 이해와 인프라가 부족하다. 내가 콘셉트 전도사가 되겠다. ■
출처 : 대학내일
정문정 인턴기자 사진 나현수 학생리포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