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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성의 취업 최전선] 자기소개서 항목별 공략법 - 입사 후 포부의 핵심 ‘기업과의 상생’

잡코리아 2020-06-11 17:00 조회수11,596

 

 

#1. 입사 후 포부, 예나 지금이나 어렵다

 

날씨가 더워지고 있다. 어느새 여름이 와버린 것이다. 벚꽃이 피었던 것 같은데 이번 봄은 실내에서 주로 있었던 탓인지 기억에 없다. 봄의 속도가 빨랐던 것처럼 이 여름도 금방 지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빨리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 망해버린 상반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하반기 채용 시즌 말이다.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오늘 칼럼 주제인 ‘입사 후 포부’는 필자에게 있어서 가을과 밀접한 인연이 있는 주제이다.

 

김상면(가명) : 입사 후 포부는 결국 기업에서 이루어지는 거네요.
상담사 : 그렇지. 기업에서 성장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지.
김상면 : 기업에서 성장한다는 것은 무슨 의민가요?
상담사 : 일단 버티는 거지.
김상면 :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상담사 : 학생은 기업에서 버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아?
김상면 : 그러면, 그다음은요?
상담사 : 학생이 의지를 가지고 꼭대기까지 올라가 봐야지.
김상면 : 어떻게요?
상담사 : 그건 학생이 어디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다르지.
김상면 : 예전에는 처음에 배치된 곳에서 계속 일하는 건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상담사 : 그런 기업도 있고, 아닌 기업도 있지.
김상면 : 그럼 최종적으로 하게 될 일에서 포부를 찾으면 되네요.
상담사 : 그렇지.
김상면 : 그런데 그건 당장 알 수 없잖아요.
상담사 : 그러니까 일단 뭐든 열심히 해야지.
김상면 : 하, 입사 후 포부가 어렵네요.
상담사 : 어렵지.

 

옛날 옛적. 그러니까 필자도 아직 학생이었던 시절. 졸업을 앞둔 10월의 그 어느 날, 자기소개서라는 것을 인생에서 처음으로 써본 친구가 있었다.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학교 도서관에서 ‘자기소개서 작성 필살기’와 같은 엄청난 제목의 책을 대여해서 무려 이틀 동안 끙끙거리며 한 글자씩, 한 항목씩 힘들게 힘들게 작성해 나갔다. 당시 옆에서 다른 공부를 하며 지켜본 필자 역시 ‘자기소개서라는 게 저렇게 어렵고 힘든 거구나’라는 것을 느낄 때 즈음. 이건 정말 죽어도 못쓰겠다고 친구가 절박하게 외치던 것이 바로 ‘입사 후 포부’였다.

친구로서 필자도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서로 모르긴 매 한 가지. 글자가 서로 이어지지 않고 다음에 써야 할 공백과 정보가 서로 어울리지 않아 멈춰진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었다. 막연했던 상황. 친구의 입에서 ‘그냥 지원하지 말까?’라는 말이 나오는 찰나 푸르른 가을하늘 아래 저 멀리에서 펄럭이던 취업지원실 현수막이 보였다. 즐거움을 가득 담은 얼굴로 웃고 있는 캐릭터 옆 ‘취업에 대한 고민은 여기에서 해결하세요’라는 검은색 글씨가 왜 그렇게 강렬하게 보였던지. 지금까지도 그 기억이 너무나 생생하다. ‘이걸 X 팔리게 누구에게 보여주냐’며 죽어도 안 가겠다던 친구를 설득해 대학 생활 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취업지원실의 문을 열었다. 그렇다. 위의 대화는 그 친구와 나이 지긋한 상담사님이 당시 나눴던 대화를 복기한 것이다.

결국 친구는 그 기업 지원을 포기했다. 뭐든 확실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기에 불투명한 자신의 글과 미래를 인정하기 싫었던 건지, 아니면 고치고, 바꾸고, 다시 쓰고를 반복하다 그만 마감일을 넘겨버린 건지는 아직도 모른다. 하지만 ‘그냥 이번엔 지원 안 했어’라고 쿨한 척 얘기하는 친구의 말에서 참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래된 이야기다. 펜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적어서 내야 하는 자필 입사지원서가 있던 시절이고, 취업지원실이 뭐하는 곳인지 선배들에게 물어봐도 잘 모르던 시절이니 말이다. 그 이후로 시간이 이렇게나 지났다.

이제는 필자가 취업이라는 키워드로 직업을 삼고, 그때 그 친구도 퇴직하면 뭐 해먹고 살지 고민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참 많은 것들이 바뀌고 변했는데, 신기하게도 ‘입사 후 포부’는 아직까지 그대로인 것 같다. 최근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한 취준생 역시 입사 후 포부 작성법에 대해 물어봤다. 그때하고 다른 것이 있다면 궁금함의 뉘앙스가 바뀌었다. 즉, 검색해 보니 입사 후 포부 작성법에 대한 너무나 많은 정보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하나 읽어봐도 각각 너무 달라 오히려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2. 입사 후 포부도 기업의 관점에서 작성하자

 

흔히 하는 말이지만, 취업은 정답이 없다. 하지만 필자는 기준이 있다고 말한다. 똑같은 조건을 가진 지원자라도 누구는 합격하고 누구는 탈락하는 이유가 이를 증명한다. 서론이 길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동안 기업의 서류심사위원과 필자가 만들었거나 직접 목격한 기업의 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그 어렵다는 ‘입사 후 포부’의 핵심을 간략하게 정리해보겠다.

채용담당자 입장에서 입사 후 포부는 지원자가 가진 기업에 대한 애착과 일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는 좋은 자료가 된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입사 후 포부를 독립 항목으로 요구하는 기업은 의외로 많지 않은 실정이다. 그리고 이를 요구하더라도 기업 지원동기에 덧붙여 ‘기업 지원동기 및 포부’ 식으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구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그럴까? 미래의 일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도 과거 자신들이 어렵게 작성했던 기억이 남은 것이다. 이렇게 남들이 잘 쓰지 못하는 항목이기에 우리는 역설적으로 잘 써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부터 정리해보자.

먼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는 식의 의지 표현은 무의미하다. 추상적이기도 하거니와 당연한 얘기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를 당연하게 쓰는 것이 어떤 차별성을 가지겠는가? 채용 담당자는 결국 글자 수 채우려는 ‘억지’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기업의 미래를 책임지며 기업과 함께 발전해 나가겠다는 표현도 이해하기 어렵다. ‘무엇을?’이라고 하는 목적성과 ‘왜?’라고 하는 당위성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취준생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정보가 없기에 계속 불투명한 서술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에서 배운 모든 것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회사를 만들어 보겠다는 폭탄선언을 하지 않길 바란다. 요즘 들어 이런 패턴의 자소서가 눈에 많이 띄는 것 같다. 포부라는 의미에는 걸맞지만, ‘입사 후’라는 요구사항에 모순된다. 즉, 입사 후 포부는 문맥 그대로 기업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맞다.

이제 해야 할 것을 말해보겠다.

사실, ‘입사 후 포부’라는 말에 모든 내용이 압축되어 있다. 일단, ‘입사’라는 표현에 주목하자. 즉, ‘그 기업’에서 라는 상황을 전제한다. 따라서 그 기업만의 정보와 상황을 배경으로 해야 한다. 다음으로 ‘후’라는 표현이다. 이는 미래의 시점을 전제한다. 이는 지금 당장의 개념이 아닌 앞으로 먼 미래에 대한 개념이다. 신입의 시각이 아닌 시간의 흐름에 의해 만들어지는 직무 숙련도를 의미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포부’라는 표현은 행위적 표현을 의미한다. 즉, 뭔가 액션을 통해 ‘해보려는 것’을 뜻한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말을 만들 수 있다.

“우리 기업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원자가 나중에 자기 직무에서 익숙해진 다음 우리 기업을 위해서 제안할 것이 무엇인가요? 뜬금없는 얘기 말고 진짜 실행 가능한 현실적인 얘기 좀 해주세요. 네?”

이게 입사 후 포부의 진짜 모습이다. 기업도 진작 이런 식으로 요구하면 될 것을 굳이 ‘입사 후 포부’라는 말로 줄여서 표현하다 보니 서로가 피곤해지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제 이대로 작성하면 된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 새로운 서비스의 런칭, 새로운 브랜드의 추가, 신사업에 대한 도전 등을 업계 현황이 분석된 내용과 함께 제시하자. 그리고 이 기업이 나중에 왜 이것을 해야 하며, 어떤 기대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설명하고 자신이 그 중심적인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의지만 들어가면 꽤 ‘개념’ 있는 입사 후 포부를 만들 수 있다.

취업은 결국 기업의 관점이다. 여러분도 자소서 작성에서 그 길을 잃지 않길 바란다.

 

 

 

필자 ㅣ 김치성

 

필자 약력
現) 제닉스 취업 솔루션 대표 컨설턴트
現)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이사
現) 한양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겸임교수
現) KT&G 상상유니브 면접 파트 전임교수
前) 한국직업방송 ‘공채를 잡아라’ 면접 파트 전문 컨설턴트
前) EBS ‘실전취업가이드’ 면접 파트 전문 컨설턴트
前) ADECCO GROUP KOREA LEEHECHTHARRISON. Career Management Consultant
* 저서 : 면접 해부학(도서출판 황금고래), 취업의 조건(공저, 도서출판 피플트리), 취업 99도(공저, 도서출판 푸른영토), 알쓸취잡(공저, 도서출판 푸른영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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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성의 취업 최전선]은 격주 화요일에 찾아옵니다.

잡코리아 김가현 에디터 kimga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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