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커리어 세부메뉴

취업뉴스
취업팁

공무원/공기업 재직자들이 말하는 업무 고충

잡코리아 2015-12-15 10:09 조회수5,841

젊은이들은 모두 어디에
ID : 짚신짝

국가직 공무원이라 지방으로 발령 나는 경우가 많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도시에 뚝 떨어진 그 기분은 아마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속해 있는 부처 특성상 외진 곳에 가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지만 놀 거리가 너무 없어 심심하다. 어머니는 이제 공무원 시험도 합격했으니 빨리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하라고 하시는데, 남자를 만날 데가 있어야 결혼을 할 것 아닌가. 비슷한 또래 만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가끔 젊은 남자가 보여 반가운 마음이 들면 어김없이 여자친구 손 붙잡고 지방 놀러 온 커플이다. 엄마, 저도 결혼하고 싶어요!

 

   

최소한의 복지는 지켜주세요

ID : 으헝헝
에너지 수급 대책 때문에 여름 내내 적정 실내온도를 준수해야 한다며 관공서며 은행이며 큰건물은 예외 없이 더운 여름을 보냈던 적이 있다. 어느 외국인 손님은 호텔이 왜 이렇게 덥냐며 항의를 했다던데, 그 정도는 약과다. 우리 회사는 공기업인데 그해 여름 아예 에어컨을 틀지 않았다. 당연히 개인적인 냉방 기구도 못 쓰게 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사무실 컴퓨터 열기까지 더해져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몇 달 후에는 조금씩 에어컨을 틀기 시작했지만 이미 더위를 먹은 후였다. 난생처음 더위라는 걸 먹어봤는데 너무 힘들어서 두 번 다시 먹고 싶지 않았다. 

 

부르면 달려가는 십분 대기조
ID: 언제나맑음

주민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요즘은 공무원 사회도 여초 현상이 심해 새로 임용되는 공무원 중에 젊은 남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젊은 남자가 주민센터에 배정받으면 그때부터 온갖 잡무가 밀려든다. 조금이라도 힘쓰는 일은 다 내 몫이다. 눈이 많이 오면 눈도 치워야 한다. 이건 여자나 남자나 마찬가지다. 어느 해 설날에는 눈이 많이 와서 고향에 내려가다가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동네 눈을 치우러 나가야 했다. 비가 너무 많이 와도 비상이다. 사소한 지역 행사라도 있을 때는 나가서 일을 해야 한다. 이를테면 주민 체육대회라든가,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런 지역 행사는 대부분 휴일에 개최돼서 주말에도 아침 일찍부터 늦게까지 일해야 한다. 공무원도 나름대로 힘들게 일하고 있다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업무시간엔 딴청, 회식 때는 딸랑딸랑

ID : 나도승진이하고싶다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겠지만 하기 싫은 업무는 최대한 피하고 일도 잘 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윗사람에게만 잘 보이려는 직원들이 있다. 일이 떨어지면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눈치나 보고 최대한 일을 안 맡으려고 하는게 뻔히 다 보인다. 그러면 답답한 내가 나서서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일이 많아지는 건 다 싫겠지만 너무 몸을 사리는 데다 협조도 잘 안 해주니 짜증이 난다. 게다가 그런 사람들이 회식에 가서는 상사에게 아양을 떤다. 평소엔 그렇게 쌀쌀맞던 여직원이 갑자기 걸그룹 노래를 부르며상사 앞에서 춤을 추던 때의 그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윗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동료들에게도 좀 잘 보이면 입 안에 가시라도 돋는 걸까. 일을 나서서 하는 건 바라지도 않으니, 업무 협조나 좀 잘 해줬으면 좋겠다.

 

  

악성 민원인은 이제 그만

ID : 진상 더 이상은 Never
공무원이라 민원인을 상대할 일이 잦다. 사람들을 많이 상대하다 보면 세상엔 정말 이상한 사람이 많다는 걸 느낀다. 매일 찾아와서 똑같은 하소연을 늘어놓는 악성 민원인이 있었는데, 특히 여자 직원들 앞에서 큰소리를 치고 욕까지 했다. 정도가 심해졌다 싶으면 경찰을 불렀는데 그러면 또 경찰이 오는지는 어떻게 알고 귀신같이 사라지곤 했다. 특별히 무슨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니 잡아가거나 할 수는 없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같이 찾아오니 정말 스트레스였다. 복지직 공무원이 민원인에게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 화제가 되던 때라 그나마 칼은 안 들고 온다며 스스로 위안을 삼곤 했다. 역시 일 중에 가장 힘든 일은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인 것 같다. 공무원도 국민을 상대로 하는 일종의 서비스업이다. 서비스업계 종사자 여러분들, 힘내세요!

 

그게 제 소관이 아니라서
ID : 국회의원이갑

법령만 바뀌면 공무원들은 아주 죽을 맛이다. 전화를 해서 왜 그렇게 불편하게 바꿨냐고 따지는 사람부터, 인터넷으로 악플을 다는 사람까지 각양각색이다. 그나마 인터넷은 안 보면 그만이라고 하지만 전화로 따지는 사람들에겐 뭐라 할 말이 없다. 공무원들이 ‘제 소관이 아니라서’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비꼬지만, 정말로 그렇다. 법은 의원들이 정하는 것이지 공무원이 정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종종 따지고 드는 사람을 향해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니까요”라고 말하고 싶은 걸 꾹 참는다. 법이 불편하거나 좀 덜 합리적으로 보여도 나 같은 말단 공무원은 법대로 집행할 수밖에 없다. 권한 밖의 일을 행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오늘도 의원들과 국민들 사이에 끼여 괴롭다. 

 

 

이혜경 기자 hklee0726@jobkorea.co.kr

 

관련 글 더 보기

> 공무원, 공기업 취업준비생이라면 꼭 알아야 할 웹사이트 베스트3

> 공무원 시험&공기업 합격 선배들의 꿀 같은 조언

> 공무원 취업시장 트렌드

본 자료의 저작권은 잡코리아(유)에 있으며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의견 나누기

의견 나누기

0 / 200 등록하기

0 / 200 등록하기

다음글
노량진의 실태 들여다 보기
이전글
공무원/공기업 재직자 직장생활 리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