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업난과 고령화, 베이비부머의 퇴직열풍으로 인해 구직수요가 늘면서 직업교육을 도와주고 일자리도 알선하는 `직업상담사`의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2020년까지 230개의 직업을 대상으로 인력수급전망을 분석한 결과 `직업상담사`가 1위로 뽑히기도 했다. 이에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근무하는 김수연 직업상담사를 만나보았다.
여성들의 직업능력개발을 도와주는 여성인력개발센터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 취업지원부에서 직업상담사로 일하는 김수연입니다. 입사한지 약 2년차 되고 있습니다.
영등포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어떤 기관인지 설명해 주세요.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는 여성들의 직업능력개발과 취업을 원스톱으로 도와주는 비영리기관입니다. 서울시가 지정하고 서울YWCA가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데 여성의 직업능력개발을 위해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취업상담 및 알선을 통해 구직활동을 돕고 있습니다. 센터업무는 프로그램부와 취업지원부로 나뉘는데 프로그램부에서는 세무사무원, 직업상담사, 단체급식조리사, 문화유적체험해설사 등의 직종개발 및 훈련을 합니다. 취업지원부에서는 개인상담 및 집단상담을 통해 직업심리검사와 진로맵 설정을 하고, 구인처 발굴과 취업상담을 통해 잡매칭을 하고 있습니다. 영등포센터를 포함하여 서울시에 17곳, 전국에 53곳의 여성인력개발센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센터 대표과정으로도 직업상담사가 있고, 최근 2~3년 내 유망직종을 보면 항상 직업상담사가 순위 안에 있던데, 정확히 직업상담사란 어떤 직업인가요?
직업상담사는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직업정보를 제공하고 직업심리검사를 통해 구직자의 적성과 흥미분야를 안내해 주는 사람입니다. 또한 구인처를 발굴하여 일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직업상담사가 유망직종에 오른 이유는 청년취업난과 고령화, 경력단절여성들의 구직욕구 상승, 베이비부머의 퇴직열풍으로 인해 구직수요가 늘면서 직업교육을 도와주고 일자리도 알선하는 `직업상담사`의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라 보입니다.
상담사님의 하루 일과와 구체적으로 하시는 업무 소개를 부탁드려요
제가 하는 일은 경력단절여성 집단상담프로그램 운영(내일찾기 희망설계 프로그램-이하 내일찾기) 및 강의, 구직자 취업 및 진로 상담, 구인처 및 구직자 발굴, 구인구직 매칭을 하고 있습니다. 내일찾기 집단상담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하루 4시간 수업을 진행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집단상담을 진행하는데, 경력단절 및 미취업 여성들이 직업을 찾기 전에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직업을 탐색해 성공적인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내용은 성격유형 검사 및 직업선호도 검사,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법, 면접 이미지메이킹과 모의 면접으로 5일 간의 일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집단상담에 참여한 수료자들을 대상으로 취업정보제공 및 취업알선, 구인처 발굴을 합니다. 구인을 원하는 기업에 전화해 지원요건 및 직무내용과 급여 등을 확인하고 구직자가 원하실 경우 면접동행도 합니다. 지속적인 사후관리프로그램으로 1:1 대면상담을 하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클리닉을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하시는 업무가 다양하네요. 직업상담사가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제가 원래 상담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대학생 시절 직업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해보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직업이나 진로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줄 수 있는 직업인 직업상담사에 관심을 갖게 되어, 영등포여성인력센터에서 직업상담사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직업상담사를 공부한 곳에 취업하게 되셨군요?
네. 영등포인력개발센터가 저와 인연이 있나 봅니다.(웃음) 제가 직업상담사 공부를 할 때 다른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의 재직자 대상 직업상담사 반을 저녁에 수강하게 되었어요. 기자님도 느끼셨겠지만 센터 분위기가 밝아요. 저도 수업을 들으러 센터에 올 때마다 사무실 분위기가 밝고, 열정적인 분위기의 직원들 모습이 끌리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 직업상담사로 일하게 되면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자격증 취득하고 얼마 후 마침 영등포인력개발센터에서 채용공고가 올라왔어요. 반가운 마음에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열정 위에 사명감을 더한, 나는 직업상담사
원하시는 센터에서 일하게 되어 기쁘셨겠어요. 직업상담사를 하시며 느껴지는 업무의 매력과 보람은 무엇인가요?
취업문제로 고민하시던 구직자들이 집단상담에 참여하여 직업심리검사를 통해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찾아가고 앞으로의 진로방향을 정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고 이 일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최고의 복지는 취업이다’라는 말이 있듯 나이가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일하기 원하시는 구직자들에게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부분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반대로 직업상담사의 고충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구직자분들이 워낙 많다 보니 시간적인 부분의 한계로 마음과는 달리 모든 분들의 구직상황을 하나하나 돌볼 수 없다는 현실적인 부분이 고충이라면 고충인 것 같아요. 또 직업상담사는 ‘기록의 직무’라는 표현이 와 닿을 정도로 상담일지 등 기록을 하는 행정업무가 많아요. 이것은 제가 직업상담사가 됐을 때 가장 놀란 부분이에요. 직업상담사가 되려면 행정적인 실무 능력도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1년에 220명 정도를 만나다 보니 사람공부를 많이 하게 되요.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니 중간에서 조율할 일이 많이 생겨요. 수강자 분들이 집단상담 중 자신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거나 자신의 의견대로 관철시키려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 때 다른 분들도 균형 있게 발표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스킬이 필요해요. 아직 2년 차라 더 많은 사람공부가 필요한 것 같아요.
영등포인력개발센터의 근무 분위기는 어떤 편인가요?
직업상담사 지망생으로 볼 때는 밝고 열정적인 이미지만 보였어요. 그런데 직업상담사가 되어 들어와 보니 열정 위에 ‘사명감’이 자리하고 있더군요. 직업훈련과 취업지원 등 직업 능력개발사업을 하고 있는 센터의 특성상 상담사 한 분 한 분이 맡고 있는 업무의 양이 꽤 많은데도 불구하고 사명감으로 책임감 있게 꼼꼼히 해 내시는 모습을 자주 보게 돼요. 속으로 ‘오~ 저렇게까지!’ 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상담사분들이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이 제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센터의 자랑하고 싶은 복지정책이나 기업문화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저는 이곳에 와서 문화생활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동료들과 함께 뮤지컬 등을 보러 가며 문화생활을 통해 업무에서 받는 긴장감을 해소하고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즐길 거리가 생겨 감사하게 생각해요. 그리고 올해 힐리언스에서 직원 연수를 하면서 몸과 마음의 쉼을 누리며 재충전을 했던 시간도 기억납니다. 또 센터에서 교육지원금이 나와 직원들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운영법인이 서울 YWCA라 본부에서 진행하는 여러 행사나 강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요. 최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직무능력향상 강의와 인포그래픽스 강의를 들었는데 정말 실무에 필요한 유용한 강의였습니다.
기억나는 면접 질문이나 면접분위기는 어땠나요?
기본적으로 왜 직업상담사가 되고 싶은지, 왜 우리센터를 지원했는지 등 일과 동기에 관한 질문이 많았어요. 개인적으로 전공이 이과계열이라 왜 전공과 다른 직업을 선택하게 됐는지 등의 질문도 나왔고요. 편안한 질문도 있었지만 지원자가 이런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나, 어떤 식으로 반응하고 위기를 넘기나 등 지원자의 대응자세를 보는 까다로운 질문도 꽤 나왔던 기억이 나요.
직업상담사 합격률은 20%내외, 쉽지 않지만 도전할 만한 직업
지금 하는 직무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사람지향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상담을 해야 하니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해야 해요. 그리고 직업세계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 구직자들에게 제공해야 되기 때문에 정보수집능력이 있어야 하겠죠. 그리고 구인처와 구직자를 매칭해주어야 하는 업무가 많아 진취적으로 구인처를 발굴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해요. 직업심리검사도구를 활용하는 방법을 공부해두면 좋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해도 바로 취업이 되는 것은 아닐텐데, 입사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사이버 진로교육센터에서 온라인으로 직업상담 관련 동영상을 보면서 업무에 대한 지식을 습득했어요. 그리고 이전 경력 중에서 직업상담사와 연관된 업무를 한 경험이 있다면 자기소개서에 이러한 점들을 잘 풀어서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통계와 행정업무 경험이 있어 이런 부분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직업상담사를 하려면 꼭 상담사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나요?
직업상담사 취업은 대체적으로 직업상담사2급 자격증이 있어야 지원이 가능합니다. 또 교육학이나 심리학, 직업학 관련 전공자면 활동하기에 유리한데요. 반드시 자격증이 있어야 직업상담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용노동부에서 직업상담사 채용 시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할 방침을 발표한 바 있고 현실적으로도 직업상담사 자격증 유무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직업상담사 자격증 시험에 대해 알려주세요
직업상담사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며 1급, 2급이 있는데 2급부터 취업지원자격이 됩니다. 2급은 자격제한 없이 응시가능하고 1급은 2급 취득 후 실무경력 2년 이상일 때 응시가 가능합니다. 보통 시험은 1년에 3회 정도 필기와 실기를 보는데 직업상담사 필기 시험은 직업상담학, 직업심리학, 직업정보론, 노동시장론, 노동관계법규 5과목을 보고, 실기는 노동관계법규를 제외한 4과목을 보며, 직업상담 실무를 평가하는 필답형 시험으로 진행됩니다.
직업상담사 합격률이 20%를 내외로 쉽지 않아 보이던데 시험준비를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한데요?
직업상담사 시험이 쉬운 시험은 아니지만 필기시험의 경우 최근 2~3년간 합격률이 50%이상 나온 것으로 알고 있어요. 꼼꼼히 준비하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직업상담사는 시험준비에만 올인하면 약6개월, 다른 일과 병행하면 약 1년 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다른 직업을 병행하며 공부를 했기 때문에 직장인 반으로 저녁에 영등포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직업상담사 2급 과정 수업을 들었어요. 센터에서 공부 하면서 강사분들이 팁과 정보를 주시고 어떤 부분이 중요한 지 짚어주시기 때문에 도움이 됐어요. 낮에 공부하시는 분들은 스터디나 동아리 활동을 통해 공부를 하더군요.
오늘도 또 하나를 배웠구나! 매일 무언가를 배울 수 있어 행복한 직업
직업상담사를 지원하는 후배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부탁드려요
직업상담사는 시간을 쪼개서 일을 해야 하는 직업이라 생각해요. 구직자에 대한 사명감이 필요하죠. 한가롭게 상담만 해 주는 모습만 상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시간을 쪼개서 강의도 해야 하고 구직자들에게 취업정보를 찾아주고 구직상담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때에 따라서 구직자들의 면접에도 동행해야 해요.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요. 행정적인 업무도 많아 행정능력도 갖춰야 합니다.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면 실무 경험을 위해 각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직업상담사 업무를 도와주는 봉사활동 등을 해 보시는 것도 경력에 도움이 될 듯 해요. 하지만 그보다 먼저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 역시 깊이 있게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성검사나 직업선호도검사 등 직업심리검사도구를 통해 자신에 대한 분석을 해보면서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람은 배울 때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오늘도 이거 하나를 배웠구나’ 느낄 때 정말 행복한 것 같아요. 배움의 행복을 일을 통해 갖는다면 더 바람직하겠죠. 일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일이 좋은 일이라 생각해요. 멈추지 않고 계속 배우고 공부하려는 의지를 불태우는 일. 그리고 일하면서 배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일이 좋은 일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직업상담사는 제게 매일 배움을 주기에 매우 만족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