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신용카드 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신용카드 업체의 마케팅 방법도 다양해졌다. 우리카드 가맹점마케팅부서에서 근무하는 이종국 대리를 만나 카드사 마케팅 직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현재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카드 가맹점마케팅팀에서 제휴처와 공동으로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후 그에 따른 비용을 정산하고 피드백 분석을 하는 일도 맡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유도 마케팅의 프로세스를 담당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마트에서 우리카드로 5만원 이상 결제하면 달걀 한 판 추가로 드립니다’와 같은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죠. 이를 진행하기 위해 각 제휴처와 미팅을 하기도 하고요. 저희 회사는 아직 출범 초기이기 때문에 현재 전체 가맹점을 관리하는 업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아침에 출근을 하게 되면, 우선 전날 실적을 체크합니다. 프로모션에 대한 매출 변화를 체크하고, 그 효과에 대해 보고를 드립니다. 이후 오전에는 주로 타사 현황에 대한 조사와 전반적인 마케팅 시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요. 오후에는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 비용 작성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한 행사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S커피사와 함께한 이벤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카페 프랜차이즈를 가지고 있는 S커피사에서 진행하는 카드사 이벤트는 현재 저희만 하고 있거든요. 선불 카드 충전을 하면 1+1 쿠폰을 주거나 무료 음료를 주는 이벤트를 했습니다. 이외에도 S커피사를 가장 많이 이용한 30분께 실버카드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했었어요. 또, 예전에 제가 해외 직구 전용 카드 개발을 담당했었는데요. 아직까지도 기사에 올라 있어서 뿌듯하더라고요. (웃음)

마케팅 업무는 시장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하다고 하는데, 시장 조사는 주로 어떻게 하세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로 사내 인터넷이 제한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인터넷 사용 PC에서 타사의 마케팅 현황을 살펴 봅니다. 마케팅뿐만 아니라 특정 가맹점에서 제휴 상품이 나왔을 때의 트렌드도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조사도 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뉴스도 많이 접하려 하고요. 주말에는 유통업계에 직접 방문하여 시장을 파악하려 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놀이공원이나 백화점 마케팅에 메르스가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피해 감소 대책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경쟁사 모니터링도 많이 하나요?

네, 사실 경쟁사에서 다양한 마케팅을 하고 있기에 모니터링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각 카드사 별로 강한 마케팅 분야가 있기 때문이죠. 저는 경쟁 카드사의 카드를 다 가지고 있어요. 신규 가입도 많이 하고 해지도 많이 하는데요. (웃음) 청구서가 올 때 따라오는 소식지를 통해 카드사별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죠.

마케팅 시장에서 최근 이슈는 무엇이 있을까요?

요즘 메르스가 마케팅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예요. 메르스가 전국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데, 해변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마케팅에 있어 치명적이죠. 그래서 대부분의 해변 마케팅은 취소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 업무를 하면서 가장 크게 부딪히는 것은 카드사가 진행할 수 있는 프로모션이 한정적이라는 사실이에요. 2012년 12월 22일에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개정이 되면서 카드사가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프로모션에 제한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죠. 이후 가맹점에서도 프로모션에 대해 어느 정도의 금액을 부담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마케팅 및 영업이 조금 더 어려워졌습니다.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장점이라고 한다면 폭넓은 시각을 갖게 되었어요. 업무를 하다 보니 세상에 대한 넓은 시각을 가지고, 이것 저것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어요. 평소에 가지 않던 곳을 한 번 더 찾아 가보게 되고, 접하기 힘든 분야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죠. 반면, 꼼꼼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되었다고 할까요? 각종 할인 이벤트나 무료 쿠폰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웃음)

마케팅 업무를 하는 분들에게 두드러지는 특성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업무 특성상 업체와의 만남이 많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좋은 분들이 많습니다. 열린 사고 방식으로 처음 보는 사람과도 대화를 잘 이어나갈 수 있는 스킬이 꼭 필요한 면이기도 하고요.

금융권은 많이 보수적이라는 통념이 있는데, 카드사는 어떤가요?

금융권이라면 ‘은행권’과 ‘비(非)은행권’으로 크게 나누어 생각할 수 있어요. 은행은 보수적인 편이 맞습니다. 보수적이어야만 하고요. 돈을 가지고 일하기 때문에 일말의 실수도 허용해서는 안 되는 업종이에요. 반면, 카드사는 금융권에서도 가장 액티브한 편이에요. 물론, 이는 저희 회사만의 문화일 수는 있지만요. 은행의 보수적인 부분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분들이 카드사로 많이 오는 편이에요. 위계 질서보다는 활발한 수직적 소통으로 팀 분위기도 젊어졌죠. 현재 일을 하면서도 보수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우리카드 가맹점 마케팅팀의 근무 분위기는 어떠한가요?

저희 회사에서 마케팅 부서가 가장 젊은 조직이라고 합니다. 젊은 감각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마케팅 부서에서 갖춰야 할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제 동기의 절반 정도가 마케팅 부서에서 함께 일하고 있죠. 저희 팀 내 많은 팀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팀 안에서 서로 손발이 잘 맞아 업무 협조도 빠르게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마케팅 직무를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마케팅 업무를 시작한 계기가 뚜렷하게 정해져 있지는 않아요. 사실 마케팅 부서라고 하지만, 업무를 하면서 훨씬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어요. 상품 기획 업무뿐 아니라, 그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주기도 하고, 영업을 통해 가맹점 운영에 대한 응대도 해야 하죠. 마케팅 업무를 하기 때문에 모두 다 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또한, 이 일을 하다 보면 제가 알아야 할 분야가 점점 더 넓어져요. 1을 알면 모르는 99가 생기고, 또다시 1을 알면 모르는 99가 더 생기거든요. 알면 알수록 더 어려운 것이 마케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리님의 취준생 시절 이야기를 들려 주세요.

저는 한 학기 동안 100개 정도의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열심히 지원했었어요. 은행을 입사하는 것이 제 목표였기 때문에 거의 매일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 앉았다 하면 지원서를 썼죠. ‘문제 은행’처럼 직무별, 문항별로 기본적인 내용을 작성해 놓고, 맞는 기업과 직무에 따라 빠르게 작성했습니다. 저는 일찍부터 은행 입사를 꿈꿨기에 직무에 관련된 자격증도 미리 마련해 놓았어요. 그리고 틈틈이 취업 스터디도 하면서 면접도 준비했습니다. 이후 은행 몇 군데에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을 수 있었고, 우리은행에서 첫 사회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어떤 면이 채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같나요?

솔직한 모습과 미소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주 완벽하게 잘했다고 생각했던 면접보다는 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어필하고 보여 드렸을 때 결과가 좋았거든요. 우리카드, 우리은행뿐 아니라 최종 합격을 받은 다른 기업에서도 이러한 제 모습이 좋은 결과를 가져 왔습니다. 친근한 미소를 보이며 저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 드린 것이 플러스 요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물론 면접이 많이 긴장되는 상황이지만, 그 상황에서 스스로를 내려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카드사 마케팅 업무를 준비하는 취준생이 가져야 할 역량은 무엇인가요?

가맹점 영업은 대부분 낯선 분들과 일하는 업무가 많아요. 처음 보는 분들과도 이야기를 잘 이끌어가는 오픈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또한, 카드사 마케팅은 효과 분석에 대한 업무가 주를 이루다 보니, 분석 툴을 잘 다룰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분석 툴로는 SQL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해서 진행을 하는데요. 문과 친구들에게는 아무래도 생소할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입사 전 분석 툴에 대한 공부를 조금이라도 해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론과의 괴리는 어느 정도 있겠지만, 약간의 지식은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럼 수학과나 통계학과 친구들이 유리한가요?

업무를 해나갈 때, 이미 툴에 대한 지식이 있기 때문에 수학이나 통계학을 전공한 분들이 유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카드사 업무는 통계학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에요.  

신입 사원이 들어온다면, 어떤 신입 사원과 함께 일하고 싶나요?

멀티플레이어이면서도 자신만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기업에서는 야구도 잘하고, 축구도 잘 하고, 농구도 잘 하는 사람을 원하지는 않거든요. 야구를 잘 한다면, 그 안에서 1루수를 잘 보고, 2루수를 잘 보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죠. 타격이라는 자신의 강점을 가지고 1루, 2루를 살필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멀티플레이어였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엑셀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다룰 줄 아는 분이었으면 합니다. 뛰어나게 잘하지는 않더라도 기본적인 부분은 다룰 줄 알아야 해요. 더불어 자신을 위하기보다 조직을 위하고 문화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좋겠죠.

마케터가 되고 싶어 하는 취준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일이든 이유가 없는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병원에서는 청구 할인 마케팅이 없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이에 대한 끝없는 궁금증을 가지고 직접 알아보는 것이죠. 사실은 의료법 상 할 수 없는 일이거든요. 이런 식으로 이유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하고 생각하는 자세가 있다면, 영어나 해외 연수 등 다른 많은 스펙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을 뛰어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좀 더 능동적인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일지라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면, 그 아이디어가 현직자의 노하우와 합쳐져 말이 되는 센세이셔널한 프로모션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