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계열의 종합상사로 인기 웹툰 ‘미생’의 작품 속 배경이 된 회사이다. 주요 거래 품목은 원자재와 기계류 등이며, 무역 외에 인프라 프로젝트 오거나이징, 자원개발 및 투자 등 다양한 업종을 아우르는 종합사업회사로 도약하고 있다.
<프로필> 화섬원료팀 최준호 과장
최준호 과장은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2007년 12월 대우인터내셔널에 입사해 화섬원료팀에서 8년째 근무 중이다.
未生에서 完生으로 다이내믹한 상사맨을 꿈꾼다면!
대우인터내셔널의 화섬원료팀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요?
저는 입사 후, 계속 화섬원료팀에서 일했습니다. 팀이 신설된 게 2006년이니까 제가 입사하기 얼마 전이죠. 저희 팀에서 다루는 품목은 화학섬유의 원료인 PTA(고순도 테레프탈산)와 PXMEG입니다. PTA는 저희 팀이 만들어질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가 생산량과 수출량이 세계 1위였습니다. 지금도 수출량은 1위를 유지하고 있어요. 우리나라가 석유화학 강국이거든요. 그래서 저희 팀의 1년 매출액도 9천억 원이나 됩니다.
팀 내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가요?
저는 PTA를 취급하고 있습니다. 한국산을 해외로 수출하는 일을 주로 하지만, ‘삼국 간 영업(해외에서 사서 해외에서 파는 거래)’도 하고 있습니다. 해외영업이니까 기본적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일입니다. 거래할 품목이 정해지면, 일단 그 품목의 수급 동향부터 알아봐야 합니다. 물동량 파악이 기본이죠. 그 다음에는 제조업체와 접촉해서 어느 정도의 물량을 어떤 방식으로 살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어느 업체에 어느 정도의 물량을 어떤 방식으로 팔 수 있는지도 체크합니다. 이렇게 판매처와 구매처의 거래 조건을 확인하고 조정한 후, 양쪽과 각각 계약을 체결합니다. 상사는 제조자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판매처와 구매처를 다 확보해야 하고, 또 양쪽의 니즈를 맞춰줘야 합니다.
이 업무를 하는 데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판단력이에요. 같은 품목이라도 매년 수급상황이 달라지거든요. 예를 들어, 내년에 어떤 회사에 공장이 새로 생긴다면, 그만큼 공급량이 늘어나겠죠. 또한, 제조사의 가격정책도 매년 달라집니다. 그래서 상황을 신속‧정확하게 판단해서 빨리 실행에 옮겨야 하는 상황이 매일 수시로 발생합니다. 만약 담당자가 대응을 잘 못하고 맥을 놓쳐버리면, 사고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은 담당자의 평소의 영업력과 정보력에 좌우되는 편입니다. 그래서 우리 분야에서는 눈치 빠르고, 판단 빠른 사람이 일을 잘해요. 소위 말하는 ‘빠릿빠릿한’ 사람?
구체적으로 실무에서 필요한 요령 같은 것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구매처든 판매처든 회사 대 회사로 만나는 관계이지만, 일단은 담당자, 즉 키맨(key-man)과 친해져야 해요. 그러자면, 상대방과 자주 연락을 취하면서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취미나 관심사-에 관심을 갖고, 호응해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런 식으로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해요. 해외영업은 국내영업과 달라, 담당자를 자주 만날 수 없으니까 정기적으로 출장을 가서 만납니다. 석유화학 컨퍼런스가 열리는 때도 좋은 기회입니다. 만나서 우리가 취급하는 품목의 시장상황도 체크하고, 친분도 쌓죠. 물론, 해외지사가 현지 바이어들과 교류하며 정보를 수집하는 몫도 커요. 본사에서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영업 전략을 세우게 됩니다. 그래서 본사에서 지사에 지시를 내리기도 하고, 본사가 직접 나서기도 하죠.
이 일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업무가 다이내믹하다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역동적인 것을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일을 좋아할 거예요. 제가 그렇거든요. 그리고 일을 하며 느끼는 성취감이 상당히 높아요. 특히 우리 회사는 평사원에게도 직접 계약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일정 권한을 줍니다. 다른 기업들과 다른 점이죠. 물론 그렇게 해서 적자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직원들에게는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되는 거죠.
이 일의 어려운 점은 어떤 건가요?
다른 업종들과 비교했을 때, 업무강도가 조금 센 편입니다. 그리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돈과 직결되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무역거래는 기본적으로 외상 거래라 선적 후 일정 시일이 지나야 대금이 들어오는데, 만기에 입금이 안 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럴 때는 상대방을 독촉해서 수금도 해야 합니다. 수금까지 완료되어야 담당자의 일이 끝나는 거니까요.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이나 필수 이수 교육 등이 있나요?
무역실무와 회계 등 기본지식은 입사 후에 사내 교육 프로그램과 이-러닝 방식의 외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배웠고, 실무는 OJT로 익혔습니다. 신입사원 때, 1년 정도 사수로부터 하드 트레이닝을 받았죠. 신입사원은 사수의 성향이나 업무 스타일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그때 제 사수였던 분이 지금 우리 팀의 팀장님이세요. 무역과 회계 지식이 뛰어나고, ‘상사맨’의 모범 같은 분이라 저도 일을 배우면서 내공을 많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 OJT(on-the-job training): 직무 수행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교육훈련이다. 선배가 1 대 1로 후배를 교육하는 훈련이 대표적이다.
개인적으로 업무의 롤모델로 삼고 있는 인물이 있나요?
저는 황희 정승을 꼽고 싶습니다. 고려시대 사람인데 조선시대에 등용된 데다, 시비를 가려달라는 청을 받고, 현명하게 수습한 일화의 주인공이죠.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그런 유연함을 지닌 사람이 우리 회사, 우리 업무의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공계열 졸업자로서 종합상사에서 근무 중이신데, 원래 해외영업 직무로의 취업을 희망하셨나요?
저는 대학 시절에 취업 준비를 열심히 한 편이 아니라 졸업할 즈음 진로가 고민되더군요. 그래서 선배들한테 조언을 구하러 다녔죠. 그때 종합상사가 제 성격과 잘 맞을 것이고, 특히 대우인터내셔널에 들어가면 일을 잘 배울 수 있어 나중에 자기 사업도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를 잘 아는 주위 사람들의 평가에 의해 직무를 결정했다고 봐야죠. 일견 직무와 무관한 전공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이공계열 배경이 업무 시 사고나 판단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생각합니다.
혹시 기억나는 면접 질문이 있나요?
8년 전이라 기억이 잘 안 나지만, 팀장면접 때는 순발력과 임기응변, 판단력을 평가하는 질문들이 주어졌던 것 같습니다. 2차 임원면접 때는 5분간 영어로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봤고요. 면접 질문의 경향은 매년 다른데, 지금은 블라인드 면접도 본다고 해요.
대우인터내셔널에 입사하려면 어떤 스펙이나 자질이 필요한가요?
‘상사맨’을 뽑는 거니까요, 아무래도 영리하고 기민한 사람을 선호합니다. 요즘엔 지원자들의 스펙이 다 좋으니까 일정 기준만 넘으면 되는 것 같아요. 일종의 커트라인 같은 거라, 스펙이 남들보다 높다고 해서 특별히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해외영업에 종사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어요?
해외영업을 지망하는 마니아들은 항상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판단력을 계속 강조했는데, 아무리 유능하고 두뇌명석한 사람이라 해도 이 일을 잘하려면 본인의 성격도 중요합니다. 외향적이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다이내믹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면 도전해볼 만한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재고해보는 게 좋아요. 또, 일 자체가 거칠고 힘든 면이 있기 때문에 인내심도 필요합니다. 전 ‘내구성’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은데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어려운 일도 잘 견뎌내는 사람이라면 환영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꼽는다면, 배려심을 들 수 있습니다. 고객이든 선후배든 상대방을 얼마만큼 파악하고 배려하느냐에 따라 사업이 커질 수도 있고, 아예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무역거래라는 것이 단순히 가격만 맞는다고 해서 성사되는 게 아니고, 여러 조건들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죠. 그런 사람이라면, 이 일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 회사에 들어온다면,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회사가 동종 직군에서는 톱클래스에 속하거든요.
대학시절에 꼭 경험해보라고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요즘 대학생들이 취업 준비에 얽매여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까워요. 다른 사람들 다 취업 준비하고 있는데, 혼자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겠죠. 하지만 남들이 다 그런다고 해서 자기 주관 없이 무조건 따라가는 건 지양해야 될 것 같습니다. 대세는 어느 정도 따르되, 스펙 준비에만 투자하지 말고, 스스로 판단해서 대학시절에 해볼 수 있는 경험들을 최대한 많이 해보세요. 여행도 좋고 인턴십도 좋습니다. 막상 취업을 하고 난 후에는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서 못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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