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일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직무  

ㅣ아디다스코리아 Merchandising Originals 오기원 과장 

상품기획자는 신입사원 채용이 적다고 한다. 어떤 방법으로 상품 기획자가 될 수 있었나?

공채로 입사한 첫 직장이 패션 관련 기업이었다. 그곳에서 영업관리 및 사업계획 업무를 맡았었는데, 해당 업무를 하면서 상품기획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그러던 중 회사의 조직이 변경됐고, 우연한 기회에 상품기획 업무를 제안 받아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사실 대학시절에는 내가 상품기획자가 될 거란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때문에 상품기획자가 되기 위한 별다른 준비를 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학생시절 경험했던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는데, 관련 공부를 하면서 대중문화 분야의 지식을 쌓으려 노력했고, 배낭여행이나 교환학생을 통해 해외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것들이 좋은 밑거름이 된 것 같다. 물론 패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상품기획자가 될 수 있는 자산이 되었다.

많은 학생들이 외국계 기업으로의 입사를 꿈꾸고 있다. 입사 노하우를 알려준다면?

나 역시 경력직으로 이직한 케이스지만 사실 아디다스 코리아는 대기업 공채처럼 신입을 많이 뽑는 곳이 아니다. 하지만 아디다스 코리아는 학력 등의 눈에 보이는 간판 보다는 실제 업무 능력과 역량에 평가의 중점을 두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든 실전 경험을 쌓고 자신이 쌓아온 경험이나 경력을 잘 어필한다면 누구에게나 그 기회는 열려있다. 나의 경우에도 학창시절 및 전 직장에서 어떤 일들을 했고, 그 것들이 아디다스 코리아에서 어떻게 강점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어필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던 것 같다. 물론 아디다스 브랜드에 대한 열정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외국계 기업은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을 원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착각이다. 글로벌 기업이다 보니 영어가 자주 사용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디다스에 입사하고 싶다면 영어라는 언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포인트를 두고 준비했으면 한다.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잘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보다는 영어 실력은 부족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핵심 포인트를 전달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선호한다. 그러니 영어에 너무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업무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나 보람된 순간은 언제였나?​

개인적으로 2011년이 가장 역동적인 해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2010년은 오리지널스 카데고리에 새로운 브랜드 모멘텀을 가져가기 위해 신상품 런칭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였다. 그러던 중 2011년, 내가 ZX와 MEGA라는 2가지 상품군을 새롭게 기획했는데 두 상품군 모두 대성공을 거뒀다. 이러한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그 해에 기록적인 매출 성장을 이뤄냈고 이 시기가 터닝 포인트가 되어 오리지널스는 지금까지 매년 두 자리수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나 역시 그에 대한 결과로 회사에서 좋은 평가는 물론 연말시상까지 받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상품기획자로서 보람되거나 기쁜 순간은 늘 다가온다. 매일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내가 기획한 제품을 착용한 사람을 만나게 되고,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해당 제품을 신었는지 살펴보는 일은 내 삶의 작은 즐거움 중 하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새롭게 출시한 제품의 시장 반응이 좋아 영업팀으로부터 좋은 피드백을 받거나 재생산 문의가 들어온다면 그 역시 상품기획자로서 기쁜 순간이다. 

만일 후배 신입사원을 뽑는다면 어떤 사람을 뽑고 싶나?

​아직 누구를 뽑는 위치에 있어 본 적은 없지만 만약 나에게 채용의 권한이 주어진다면 겸손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을 선호할 것 같다. 또 남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알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배울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 더불어 책임감을 갖추고 있다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기쁘게 전수하면서 함께 일하고 싶을 것 같다.

출처: <대한민국에서 기획자가 되는 법>(웅진윙스,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