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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보건간호사, 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공감이 최우선

카프성모병원 알코올간호팀 2016.05.11. 조회수 14,067 Tag #카프성모병원 #알코올 중독 #간호사 #정신보건 #정신건강의학과

경기도 일산에 있는 카프(KARF)성모병원은 알코올중독 전문병원이다.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크나큰 고통을 안겨주는 질병, 알코올중독. 박정선 간호사는 정신보건간호사 수련과정을 거친 정신보건전문가로, 카프성모병원을 찾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치유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ㅣ카프성모병원 알코올간호팀 정신보건간호사 박정선

 

카프성모병원 알코올간호팀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우리 병원은 알코올중독 전문병원입니다. 저희 알코올간호팀에서는 알코올중독 환자들의 외래‧병동 간호 업무, 치료와 관련된 상담, 안내 등을 담당하고 있어요. 알코올중독은 병동에 입원해서 치료받는 과정이 주가 됩니다. 강제입원인 경우가 많죠. 외래는 환자가 입원하기 전에 거치는 관문 같은 거예요. 환자가 체류하는 시간도 짧고요.

 

그 중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외래 간호와 상담 및 안내를 맡고 있습니다. 환자와 가족들에게 치료 규칙을 안내해드리기도 하고, 정신건강의학과는 약 복용이 중요하니까 약 복용이 꾸준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연락(해피콜)을 드리기도 하죠. 특히 환자 가족들에게 대처방법을 알려드리는 것이 중요해요. 저희 병원에서 매주 진행되는 가족치료프로그램에서 가족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는데, 가족들은 알코올중독 환자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하루 일정은 어떻게 되시나요?
병동에 있을 때는 3교대로 근무했지만, 지금은 외래 담당이라 주간에만 근무합니다. 근무 시간은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5시 반까지고요. 간호 업무 틈틈이 전화 상담과 방문(내원) 상담을 병행하는데, 전화 상담이 보통 한 번으로 안 끝납니다. 환자가 실제 입원하기까지 보통 대여섯 번, 많으면 열 번까지도 진행되죠.

 

정신건강의학과 간호사에게 필요한 조건이나 역량, 자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간호사라면 서비스마인드는 기본적으로 갖춰야겠죠. ‘봉사하는 마음’이랄까요? 그리고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간호사라면 공감능력이 필수예요. 처음 알코올중독 환자들을 봤을 때는 그들이 환자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술을 안 마신 상태에서는 비교적 멀쩡해 보이니까요. 그런데 공부를 하면서 이 알코올중독이 정말 심각한 병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같이 고통을 당하는 병이라는 것도요.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 간호사는 환자의 어려움에 공감해주는 게 중요해요. 환자들이 짜증내고 화낼 때, 상담전화를 몇 십 번씩 걸어올 때, 그럴 때 귀찮아하기보다는 ‘본인 마음은 오죽할까’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그런 공감 능력과 이해심, 인내심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은 일반 병동과 달라요.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에서는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같이 컨트롤해야 해요. 치료에 있어서도 투약과 주사 외에 인지치료, 행동치료 등의 치료 프로그램이 같이 운영돼요. 그렇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의 이런 특성들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있어야 하죠.

 

(한국중독연구재단 카프성모병원 내부 모습)

 

중독치료는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까지 살리는 일

 

이 일을 하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알코올중독은 다른 질병과 달리 환자 본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아요. 가족들도 대개 상처를 갖고 있죠. 환자를 강제입원 시킬 정도면, 가족들이 얼마나 마음고생이 컸겠어요? 그런 아픔을 알아드리는 것만으로도 그분들에게 큰 위로가 되더군요. 가족들로부터 자신의 고통에 공감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면 ‘아, 내가 헛수고를 하는 건 아니구나!’ 싶어져요.
또, 알코올중독은 심각한 질병이기 때문에 치료를 제대로 못 받으면 결국 사망하게 됩니다. 환자들이 회복 후 새 삶을 사는 것을 볼 때는 정말 보람이 있어요. 입원할 때와 퇴원할 때를 비교하면, ‘저 사람이 과연 그 때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변화가 크죠. 환자도 살리는 거지만, 그 가족들도 살리는 것이고, 한 가정을 살리는 거거든요.

 

이 일을 하면서 힘든 점은 어떤 것인가요?
환자나 보호자가 핸드폰 소지 금지, 면도기 사용 제한 등 치료 규칙에 대해 불만을 표할 때가 있어요. 케이스 별로 차이가 있기는 한데,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이 일반 병동과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입니다. 폐쇄병동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제약이 많죠. 대개의 경우는 그러한 규칙의 필요성을 잘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치료의 틀을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결 가능한 사안이면 해결해드립니다. 또는 단순히 자신의 호소를 들어주기를 바라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는 이야기를 잘 들어드리려고 하죠.
그런데 환자나 보호자들의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들어드리다 보면 내 기분이 같이 저조해지기도 해요. 저도 일터에서 퇴근하면 평범한 생활인으로 돌아가는데, 가족들에게 이런 감정을 전달해서는 안 되잖아요. 그래서 퇴근길에 음악을 듣는다든지 하면서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또, 내 마음이 아픈 상태에서는 환자들의 회복을 도울 수 없어요. 간호사로서, 치료자로서, 늘 자기 마음을 올바로 세워야 하죠.
근무를 하다 보면 환자가 만취되어 인사불성 상태로 병원에 올 때가 있어요. 알코올중독 환자는 식사를 제대로 안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저혈당으로 쇼크가 올 수 있죠. 그럴 때는 빨리 음주량을 측정하고 바이탈 사인을 체크해서 얼른 필요한 처치를 받을 수 있게끔 조치해야 합니다.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이나 필수 이수 교육 등이 있나요?
일단 간호사 면허증이 필요하죠. 간호대를 졸업하고 국가고시에 합격하면 면허증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채용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채용 계획이 세워지면 병원 홈페이지와 병원협회, 간호사협회 등 관련 단체 웹사이트에 채용 공고가 게시됩니다. 저희 병원의 경우, 경영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충원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나 중독 분야에 경력 또는 자격이 있으면 우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정신보건전문가는 병원 외에도 취업 기회 많아

 

언제부터 간호사를 희망하셨나요?
솔직히 간호사가 된 것이 제 뜻은 아니었어요. 미대를 지망했었는데, 제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때가 IMF 사태로 취업이 어려울 때라 부모님의 권유로 간호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죠. 졸업 후 처음 병원에서 근무할 때는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3교대 근무체제라 날마다 주야가 바뀌는 게 육체적으로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병동이 아닌, 병원 상담실에서 근무한 적도 있었죠.

 

원했던 일이 아니시라면, 현재 직업 만족도가 어느 정도 되시나요?
지금은 이 일에 만족합니다. 재미도 있고 보람도 커요. 우리 병원이 다른 병원들에 비해 분위기가 밝은 편이라 더 그런 면도 있을 거예요. 나와 잘 맞는 것을 만난 기분이에요.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에 적응 못하고 그만두는 간호사도 많이 봤거든요.

 

일반간호사로 근무하시다 정신보건간호사로 전환하셨는데, 어떤 과정을 거치셨나요?
2001년에 대학 졸업하고 8년 정도 다른 종합병원에서 일반간호사로 근무하다 정신보건간호사 수련과정을 거쳤어요. 그 후 2009년 9월 카프성모병원에 입사했습니다.
정신보건간호사는 정신보건전문가(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 그룹에 포함되는데, 정신건강의학과 근무 경력이 1년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습니다. 심사를 거쳐 지역별로 선발하는데, 정신건강의학과가 있는 대학병원에서 1년간 근무하면서 수련을 받았어요. 이 수련과정이 쉽지 않아요. 지역사회에 있는 정신보건센터 등에서 실습도 해야 하고, 수련과정에 대한 평가도 엄격하게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정신보건전문가가 되면 병원 외에도 지역사회의 정신보건센터, 상담센터 등에서 일할 기회가 많아져요. 취업처가 병원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사회로 확대되는 거죠.

 

정신건강의학과 간호사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공부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세요. 간호대 학생들은 공부와 실습을 병행해야 하니까 늘 시간이 빠듯해요. 그래도 간호 분야 외의 다른 분야도 두루 공부해 보세요. 그림이나 음악에 흥미가 있다면 미술치료, 음악치료 등도 좋겠죠. 심리상담이나 다양한 대체요법을 공부할 수도 있을 거고요. 그렇게 인접 분야의 공부를 많이 하고 여행도 많이 하고 기본 소양을 폭넓게 쌓아두면 두고두고 밑거름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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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객원 취재기자 김세라 srbond@naver.com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객원 취재기자 김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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