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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습발달상담센터, 미술로 상처를 보듬어주는 치료사

미술심리치료사 2015.12.03. 조회수 12,078 댓글수1 Tag #미술심리치료사 #아동상담

누구나 한번쯤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우울한 감정을 느껴보았을 것이다. 이럴 때 한번쯤 미술을 통해 해소 해보는 건 어떨까?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게 바로 미술 치료이다. 미술 치료란 미술 활동을 통해 감정이나 내면 세계를 표현해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현대인에게 각광받고 있으며, 특히 말로 표현하는 것이 서툰 어린이들의 심리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탁월하다. 사람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상처를 보듬어주는 미술심리치료사 배숙경 센터장을 만나 미술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우리나라 최초 민간아동전문병원에 위치한 아동 상담 치료 전문 기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미래아동병원의 미래학습발달상담센터에서 센터장을 맡고 있는 배숙경입니다. 이 곳에서 일한 지 7년 정도 되었고 미술심리치료사로 일한 지는 11년 정도 되었네요. 학부는 미술을 전공하고 석사와 박사는 미술치료를 전공했습니다. 

 

미래학습발달상담센터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아동전문병원인 미래아동병원 내에 위치하고 있어요. 아동병원을 방문하는 다양한 연령의 아동들을 위해 신체적 치료와 더불어 전인적인 치료를 위해 아동상담과 심리치료를 담당할 부분을 만들게 된 것이 미래학습발달상담센터 입니다. 아동상담과 치료 전문기관으로 26개월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상담과 치료를 받는 기관이죠.  7년전에 센터를 맡을 전문가를 찾고 있던 병원 쪽과 우연히 연결이 되어 센터 설립과 관련한 여러 사항을 1년여간 논의한 끝에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미래학습발달상담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아동발달과 특성에 맞게 놀이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 언어치료, 인지학습치료의 다양한 치료프로그램과 사회성증진, 학교적응, 발달놀이를 위한 다양한 집단치료 프로그램이 있어요. 아동상담은 아동에게 영향을 끼치는 가족과 부모의 개입도 중요하여 부모상담과 교육, 가족상담적 접근도 하고 있죠. 상담과 치료는 공적기관과 연계된 국가지원의 사업들을 병행하게 되는데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교육청 등과 연계된 사업을 병행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육청과 청소년 금연프로그램, 학습지원 프로그램, 정신건강 프로그램 등이 있고 보건복지부와 심리치료 지원, 발달지원 프로그램 등이 있어요.  

 

미술심리치료사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전에는 섬유와 패션 관련 일을 했었어요. 중소기업에서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조직 문화를 경험 했었죠. 일을 하던 중 이직을 생각하게 되었고 아이들을 좋아해 미술 교육을 시작했어요. 미술 교육을 진행하며 아이들이 미술 활동을 통해 행동과 정서가 변하는 것을 직접 보게 되었죠. 미술 치료가 한창 떠오르던 시기라 더 관심 있게 지켜 보았어요. 그러다가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어 미술 치료의 길로 오게 되었습니다. 아마 저를 포함한 많은 미술심리치료사분들이 이러한 수순으로 오게 되었을 거에요. 미술 교육을 하다가 미술 치료를 경험하고 오던가 혹은 자기 문제를 미술 작업을 통해 풀다가 치유 효과를 느끼던가 해서 말이죠. 

 

주 업무와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센터 전반적인 업무와 관련한 관리 및 치료사들 교육, 그리고 센터에서 초기 상담 및 평가를 맡아서 하고 있어요. 

하루 일과는 치료가 몰리지 않은 오전에는 업무회의와 사례회의, 치료사 교육 등을 진행하고 오후에 외부사업과 연계된 기관방문이나 미팅을 하고 센터 내에서 초기상담과 심리평가 등을 진행해요. 몇몇 특별한 케이스는 제가 직접 치료를 맡고 있기도 하죠. 늦은 오후에는 그날의 업무와 상담 스케줄을 체크하고 마무리 하는 것으로 일과를 끝냅니다.

 

미술심리치료사로서 일하는 것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장점은 치료의 효과가 나타나면 보람이 크다는 점이에요. 특히 아이들은 변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보호자에게 직접적인 피드백과 함께 감사 인사를 들으면 거기서  에너지를 받고 보람을 느끼곤 하죠.

단점은 심리적 어려움이 있는 대상자를 만나다 보니 치료를 하는 저희도 쉽게 지치고 힘이 든다는 점이에요. 우울한 환자가 오면 우울한 기분을 같이 느끼고 불안한 환자가 오면 불안을 같이 느끼게 돼요. 정서적으로 힘들 때도 많은데 매 순간 치료사 스스로 조절을 해야 하고 자기 관리를 해야 합니다. 

 

 

어떤 식으로 자기관리를 하시나요? 

보통 자기가 좋아하는 활동을 하거나 휴식을 취해요. 미술심리치료사는 그림과 같은 작업을 통해 풀곤 하죠. 또한 치료사들끼리 이야기 하면서 풀기도 해요. 

 

치료사들도 다른 치료사들께 상담을 받는다고 들었어요. 

저희는 그걸 ‘자기분석’이라고 말해요. 치료사가 치료를 받아야 할 문제가 있는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대상자에게 자신을 투영하여 상담의 방향이 치우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상담의 객관성을 잃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죠. 이 점을 방지하기 위해 ‘슈퍼바이저’라 불리는 스승에게 정기적으로 체크를 받아요. 저도 누군가의 슈퍼바이저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상담사 스스로 기준을 오롯이 갖고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상담을 하면 다양한 일을 보게 될 것 같은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센터를 운영하면서 6개월 만에 겪었던 일이에요. 학교에서 집단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 돌발행동이 많아 많이 보듬어주던 친구가 있었어요. 어느 날 옆집 아저씨한테 상해를 당해 그 아이가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죠. 같이 치료받던 아이들과 저와 보조 치료사들까지 모두 힘들어 했어요. 원래는 치료의 목적이 그것이 아니었지만, 남은 프로그램 기간 동안 그 아이를 애도하며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걸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기억이 있어요. 

치료사들이 많은 대상자들을 만나게 되고 그 중 암환자나 심한 우울증 환자도 치료하다 보면 중간에 이렇게 중단되는 상황이 종종 와요. 이 점에 대해 극복 해야 하는 것도 치료사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견디지 못해 치료를 그만두는 치료사도 있으니까요. 

 

우리가 자주 접하는 미술심리치료 중 하나가 그림을 보며 분석하는 일이에요. 실제로 그림을 보여주면서 분석해달라는 부탁을 받으시나요?

일상 다반사에요.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아요. 초반에 미술심리치료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도 담임 선생님께서 아이들 그림을 가져와 물어보곤 했기 때문이에요. 초기 평가에 이용하는 검사인데 200년이나 된 과학적인 검사죠. 어느 연령이나 다 할 수 있는 간편한 검사이며 많은 부분을 파악할 수 있는 검사입니다. 질문지로 체크하게끔 하면 거짓으로 답할 수 있는데 그림을 보면 무의식의 세계도 엿볼 수 있어요. 지금도 지인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보내면서 분석을 부탁해요. 그러면 저희 가족들이 060 서비스로 전화번호를 돌리라는 농담을 하곤 해요. 하나의 자원봉사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임하고 있습니다.

 

방대한 공부와 수련을 통한 현장 경험이 중요

 

미술심리치료사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미술이 기본적인 토대이기 때문에 미술전공자 이거나 미술작업을 충분히 경험 해봐야 해요. 미술 작업을 많이 해봐야 대상자가 미술 작업을 했을 때 어떤 느낌인지, 어떤 걸 표현 하려는지 예측해 치료적인 개입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현재 우리나라는 석박사 과정에만 미술치료가 있기 때문에 진학을 하거나 체계적인 구성과 역사가 있는 미술치료학회 쪽에서 공부를 해서 자격을 얻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미술치료분야는 응용과학이기 때문에 방대한 공부 양과 임상실습과 수련을 통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미술심리치료에 대한 민간자격증이 200개가 넘는다고 알고 있어요. 

대부분의 민간자격증은 빠른 시일에 자격 과정을 마치려는 성향이 강해요. 그렇지만 미술치료는 자격증의 유무보다는 수련이 더 중요해요. 미술치료는 경험과학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의사와 간호사와 같이 임상실습과 수련을 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이 빠진다면 현장에서 굉장히 어렵고 힘들어요. 

 

 


미술심리치료사가 되기 전과 된 후, 다르다고 느낀 점도 있으실 것 같아요. 

생각보다 알아야 할 분야와 공부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놀랐어요. 심리학, 상담학, 사회학, 교육학과 아동학, 인간학, 정신의학, 임상심리, 미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야 해요. 

뿐만 아니라 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사람도 변화하기 때문에 이에 맞는 새로운 치료법과 이론에 대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얻고 습득해야 하는 게 불가피하죠. 이를 위해 자신의 분야에 맞는 세미나, 학회, 워크샵에 참석하며 지속적인 자기개발이 요구됩니다. 저희끼리는 평생 공부해도 다 할 수 없다고 말하곤 해요. 

 

미술심리치료사에 가장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첫 번째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틋한 마음이에요. 매일 다른 상황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 많이 힘들고 지칠 텐데, 사람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과정이 더욱 힘들 거에요.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기반으로 대상자를 분석하고 탐색해야 효과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어요. 

두 번째로 도덕성이에요. 심리 치료는 약물과 기계가 아닌, 치료자의 상담만을 통해 치료를 하죠. 대상자와 신뢰를 형성하며 개별적인 활동으로 가기 때문에 대상자들이 치료사에게 굉장히 의존하게 돼요. 치료자의 말 하나하나가 대상자에게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죠. 우스갯소리로 ‘사기치기 좋은 직업’이라고 말할 만큼이니까요. 치료사의 객관성이 중시 될 수 밖에 없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도덕적 윤리에 대해 교육을 받고 자기분석이 요구 됩니다. 

 

정년이 없고 나이가 많을수록 더욱 각광받는 직업

 

학창시절 도움 되었던 활동이나 강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양한 인간관계와 조직을 경험해 본 것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학창시절부터 동아리 활동과 모임을 했었고 기업 안에서 조직경험을 하고 온 적이 있죠. 인간심리를 현실적인 측면에서 잘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이 큰 자산이 되었죠. 일차적으로 대상자와 얼만큼 관계를 잘 형성하느냐가 중요한데 일반 사회적인 관계도 잘 못하는 사람이 대상자와 어떻게 잘 만나겠어요. 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해 보는 눈이 생기기도 했어요. 사람에 대한 혜안이나, 판단, 예측이 가능하고 돌발행동에 대처하는 순발력도 길러졌고요. 

 

치료사들 중에 내향형인 사람이 많다고 들었어요. 

치료실 안에서 한 시간 단위로 대상자를 계속 만나며 정적인 작업이 계속 되죠. 내향적인 사람은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특징이 있는데 이 점은 자기 분석과 사람을 탐구하는 점이 요구되는 치료사에게 큰 장점이에요. 하루 종일 방에 있다는 점은 외향적인 사람에게 힘들 수도 있어요. 그래서 외향적인 분들은 외부 치료를 병행하곤 하죠.

 

미술심리치료사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같은 인간으로서 인간에 대해 탐구 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죠.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잖아요. 다양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는데 이러한 사연을 분석하다 보면 인간의 보편적인 특성을 알 수 있어요.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을 잘 아는 것 같아도 사실은 정말 모르거든요. 사람은 정말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신비로운 존재 같아요. 


배숙경 센터장님이 생각하는 ‘좋은 일’이란 무엇인가요?

인간다움을 위하는 일이 좋은 일이라 생각해요. 현대사회는 인간의 본능을 존중 하기 보다 전체 사회 시스템에 인간을 맞춰나가고 있어요. 사람이니까 사람답게 실수할 수도 있고, 화를 낼 수도 있는데 현대사회에서는 이런 인간다움이 아니라 완벽한 인간을 요구하죠. 그렇다 보니 분출할   기회가 없어 참았다 터지고 이는 큰 문제를 일으키죠. 평상시에 일상생활에서 조금씩 인간다움을 흘리고 이를 여유 있게 받아주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다움을 누릴 수 있는 일이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심리치료사를 꿈꾸는 취업 준비생에게 조언을 한 마디 한다면?

제 직업을 소개할 때 ‘없어졌으면 좋을 직업’ 이라고 말을 해요. 저와 같은 직종이 수요가 없다는 건 세상이 평온하다는 증거잖아요. 그렇지만 아쉽게도 현대 사회는 치료사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어요. 직업적으로 보면 전망이 밝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전문적인 직업이기 때문에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단시간에 준비하기 보다 끈기와 인내를 갖고 하나씩 단계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해요. 치료사는 정년이 없고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각광받는 직업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인턴 취재기자 최이슬 good@jobkorea.co.kr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인턴 취재기자 최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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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느와르 2015-12-03

    미술심리치료에 관심있는 미대생입니다. 심리쪽으로 나가면 월급이 적다는 소문이 있는데......궁금합니다.. 답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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