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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미러, 고객과 소통하는 식문화를 꿈꾸다

레스토랑미러 2015.11.27. 조회수 10,538 Tag #레스토랑 #미러 #셰프 #오너셰프

삼성동에 위치한 레스토랑 미러는 한식과 유러피언 요리의 접목으로 자신만의 색깔 있는 다이닝 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레스토랑이다. 이탈리아, 벨기에 등의 다양한 식당에서 일하며 자신 만의 요리 철학을 키워온 심주석 셰프를 만나 레스토랑 미러와 셰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음식을 통해 한 공간에서 고객과 소통하다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레스토랑 미러의 오너 셰프 심주석입니다. 이탈리아 등 해외 식당에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2015년 3월 2일부터 레스토랑 미러를 오픈해 현재 9개월 째 운영 중입니다.  

 

레스토랑 미러는 어떤 요리를 하는 식당인가요?
받을 때마다 난감한 질문 중 하나인데요. 레스토랑 미러가 서비스하는 음식을 하나의 틀에 맞춰 설명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미러의 요리는 한식이나 양식으로 분류하기가 애매해요. 기본적으로 미러의 요리는 단품이 아니라 코스로 제공되며, 제철 재료를 사용해 메뉴가 늘 바뀌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메뉴는 돼지안심 부위를 적근대에 감싼 ‘Pork’, 식혜와 떡이 함께 제공되는 ‘Memory’ 등이 있습니다. 한식과 이탤리언을 접목시킨 요리죠.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레스토랑 미러는 ‘모던 컨템포러리’ 스타일의 요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루 일과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레스토랑 미러는 100%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감을 하기 전 다음날 예약 손님을 체크하고 있어요. 손님 체크가 완료되면 당일 새벽에 예약 인원에 맞게 장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바쁘게 장을 보고 영업이 시작되는 6시 이전까지 음식 재료 손질과 요리 연구 등의 업무를 진행합니다. 식당 공간이 넓지 않아 하루 최대 12명 정도의 손님을 수용하고요. 마감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고 손님이 나가는 시간이지만 보통 11시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원래부터 셰프가 꿈이었나요?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는 다른 20대 친구들과 똑같은 길을 걸었어요. 요리에 특별히 생각도 없었고 점수에 맞춰 대학교에 진학했죠. 그 당시 입학했던 곳이 좋은 대학이 아니었기에 군대에서 재수를 준비해 좋은 대학에 가자는 생각으로 빠르게 군대에 입대했습니다. 군대 생활에 적응하고 전역할 시기 즈음에 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셨어요. 아버지 소식을 접하고 전역 전에 암과 관련된 많은 책을 보게 됐습니다. 책을 많이 읽다 보니 자연스레 우리나라 식재료의 효능 등에 관심이 생겼어요. 또 재료가 어떻게 쓰이고 조리되는지에 따라 다양한 맛과 효능을 낸다는 점도 알게 되며 한국 음식과 음식문화에 푹 빠지고 셰프라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셰프로 일하며 느끼는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최근에 셰프라는 직업이 인기를 얻으며 직업 자체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진 점은 굉장히 기쁩니다. 셰프로서 가지는 자부심은 이 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 느끼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셰프는 보이는 것과 많이 다른 직업 중 하나입니다. 보기에는 그저 화려하고 멋있어 보일 수 있는데요.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새벽부터 장을 보고 하루 종일 재료 손질과 서비스를 합니다. 당연히 식사도 거르거나 라면 등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고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굉장히 노동 시간이 길고 노동 시간 대비 급여도 적은 편이라는 점이 단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셰프라는 직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셰프는 한마디로 ‘소통을 하는 직업’입니다. 셰프의 요리는 단순히 밥을 먹는 행위의 대상이 아닌 일종의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음식을 만들어 손님에게 제공하는 것에서 서비스가 끝나지 않고, 음식을 통해 한 공간에서 손님과 소통하는 것이 셰프의 업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객들의 경우 셰프가 왜 이런 음식을 만들었는지를 알아가는 것도 소통의 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오너 셰프, 의견 마찰 없이 자신 만의 요리에 집중할 수 있는 직업

 

 

해외에서 요리 경력을 시작했는데요. 요리를 시작하려고 생각하고 망설임 없이 이탈리아로 떠났나요?
어느 정도의 준비기간을 가진 뒤 이탈리아로 떠났습니다. 슬로푸드의 원천지이자 식재료에 있어 평등한 이탈리아에서 요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요. 운 좋게도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레스토랑에서 일 할 기회가 생겨서 2달 정도 무급으로 근무했습니다. 총 1년 정도 이탈리아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어요. 이때 하고 싶은 요리를 구체화 할 있었죠. 그 외에도 스웨덴 등의 식당에서 짧게 일한 경력도 있습니다.

 

해외에서 근무하며 힘든 점은 없었나요?
이탈리아어를 몰라서 고생했습니다. 이탈리아에 갈 때 영어와 바디랭귀지만 믿고 떠났는데요. 실제로 이탈리아 식당에서는 영어를 잘 사용하지도 않을뿐더러 선배들의 텃세도 있었습니다. 할 수 없이 선임요리사들이 했던 행동을 외우고 늦은 밤에 이탈리아어를 공부하며 할 수 있는 일의 영역을 넓혀갔습니다. 이런 생활을 꾸준히 반복하다 보니 어느 날 조회시간에 셰프님이 칭찬을 해주고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며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어요.

 

오너 셰프와 일반 셰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오너 셰프는 요리뿐만 아니라 경영 등 식당의 모든 부분을 책임져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일반 셰프에 비해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해야 하죠. 하지만 오너 셰프만의 강점이라면 마찰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요리를 100% 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자면 재료가 비싸도 사용하고 싶으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제한이 없기 때문에 요리에 자신의 색을 더 많이 반영할 수 있어요.

 

주로 한국 손님들이 많은가요?
아무래도 다른 식당보다는 외국 손님들이 많이 오시는 것 같습니다. 한국 손님, 외국 손님 가리지 않고 두루두루 찾아 주시는 것 같아요. 외국인 손님이 오면 보통 영어를 사용하는데요. 최근에 이탈리아 손님이 오셔서 이탈리아 말을 섞어가며 재미있게 서비스 한 기억이 있습니다. 외국 분들은 특히 한식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음식 자체에 흥미를 많이 느끼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양한 손님들을 만나며 서비스 하시다 보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일주일에 4번 식사를 하러 오신 손님이 있었어요. 자주 오시면서 투자 제의도 해주셨죠. 물론 투자를 받으면 좋겠지만 현재도 식당을 유지하며 재미있게 운영할 수 있기에 정중히 고사했습니다. 투자 제의를 주셨던 단골 손님도 음식의 가치를 알아주는 분들을 많이 데려오는 방법으로 후원해 주겠다고 이야기 해 훈훈한 결말을 맺을 수 있었어요. 지금도 그 손님은 꾸준히 가게에 찾아오고 계십니다.

 

꾸준히 고민하고 확신이 선다면 깊게 빠져보세요

주방은 이른바 ‘군대식 문화’라고 들었는데요. 레스토랑 미러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주방 마다 근무 분위기가 천차만별일 텐데요. 미러는 굉장히 재미있는 분위기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직원도 직접 뽑기 때문에 성실함이나 능력을 인정하고 직원의 사정을 배려하며 즐겁게 근무하고 있어요.

 

레스토랑 미러가 계획하고 있는 활동이 있나요?
자연 텃밭, 농장에서 가져오는 재료들을 사용해 다양한 요리를 하고 싶어요. 최종적으로는 제주도에서 농장을 운영하며 재료를 직접 생산, 공급하며 요리를 하고 싶습니다. 코스로 나가는 레스토랑이기 때문에 음식의 흐름이 중요한데요. 이 때문에 음식을 담는 그릇에도 신경을 쓰고 있어요. 현재도 경기도 광주에 있는 공방에서 직접 그릇을 만들고 있는데요. 자연의 재료와 요리의 흐름을 고려한 그릇을 통해 조금 더 이상적인 요리를 선보이고 싶습니다.

 

셰프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셰프는 멀티플레이어여야 해요. 칼질이나 일을 빨리 하는 능력은 시간이 지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셰프는 모든 요소를 알고 자기가 요리로 무엇을 표현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해요. 그래야 모든 요소를 총괄, 감독하며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죠.

 

 

심주석 셰프님이 생각하시는 ‘좋은일’은 무엇인가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연관해서 좋은 셰프는 자기의 음식에 당당한 셰프라고 생각해요. 식당에 아무리 대단한 분이 와도 자기 음식에 당당하고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을 하고 있는 좋은 셰프라고 생각해요.

 

미래의 셰프, 요식업계 취업을 꿈꾸는 취준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요리에 대한 열정이 있고 요리에 빠질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지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외식업계 업무는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에요. 깊게 생각하지 않고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 지원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조리 관련 학과를 나온 지인들과 이야기 해보면 조리 관련 학과를 나온 태반의 사람들이 다른 업계에 종사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보는 것과 실상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인지 깊게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확신이 선다면 다른 사항은 생각하지 않고 깊게 빠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인턴 취재기자 박상우 good@jobkorea.co.kr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인턴 취재기자 박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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