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커리어 세부메뉴

직무인터뷰 > 번역

프리랜서, 노력과 실력으로 승부한다!

일본어 번역가 2015.05.22. 조회수 27,289 댓글수1 Tag #프리랜서 #일본어 #번역가 #작가


 

노력과 실력으로 승부한다


 

번역가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전공이 일본어다 보니, 통번역에 대해 막연한 관심만 갖고 있던 중 지인의 소개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통번역 업무를 하게 됐어요. 그 후, 만화콘텐츠 전문회사에서 일하다가 프리랜서 번역가가 되고 싶어 퇴사를 결심하고 꿈을 좇게 됐죠.

 

만화콘텐츠 전문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통번역 업무와 작가 매니지먼트를 했어요. 우리나라 만화콘텐츠를 일본에 수출하는 것이 주요 사업 중 하나라 한일 번역을 주로 했죠.

 

특별히 프리랜서 번역가가 되고자 하신 이유가 있나요?

회사를 다니면, 야근도 많이 하고, 내 생활이 없어지는 게 싫었어요. 그게 힘들어서 퇴사를 하게 됐어요. ‘프리랜서로 일하면, 이런 일은 없겠지’하고 생각했죠.

 

실제로 프리랜서 번역가가 되어 보니, 어떠신가요?

내 생활이 없는 건 이 일도 마찬가지예요(웃음). 내가 시간 관리를 못하면, 결국 개인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오히려 집에서 일하기 때문에 일과 사생활의 구분이 모호해지죠. 스케줄 관리를 자기가 알아서 잘 해야 돼요. 남들 놀 때도 일해야 되는 경우도 많죠. 외주 형태로 일을 하면, 프리랜서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금요일 오후에 일을 주면서 월요일까지 해 달라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프리랜서는 남들 놀 때도 일하는 직업

 


그렇군요. 확실히 프리랜서라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꼭 그런 것도 아니군요.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음. 때에 따라 몹시 다르긴 한데, 가장 이상적인 일과로 말씀드릴게요. 아침 9~10시에 기상해서 식사를 하고 운동을 한 뒤, 낮 12~1시쯤 일을 시작해요. 작업은 주로 집에서 하는데, 새벽 1-3시쯤 일과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어요. 근데, 이건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일과고, 사실 마감에 쫓겨 일하느라 새벽에 잠들었다가 낮에 일어나 바로 일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아요.

 

주로 어떤 걸 작업하시나요?

번역은 크게 출판/기술/영상 번역으로 나눌 수 있어요. 출판은 소설 등 문학, 만화, 실용서, 문학, e-북 등 말 그대로 출판물 매체를 말하는 거죠. 기술 번역은 기업의 보고서나 매뉴얼, 증명서, 게임 등의 번역을 일컬어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각종 홍보 영상이 영상 번역에 해당되고요. 다양하게 해봤는데, 지금은 주로 출판 번역을 하고 있어요.

 

처음 맡았던 작품이 <명탐정 코난> 자막 번역이라고 들었어요.

네. 프리랜서 번역가로서 첫 작업이었어요. 그동안 영상 번역을 공부했었거든요. 영상 번역은 출판 번역과는 또 달라서 다뤄야 하는 툴도 있고, 단어 길이 같은 것도 출판물보다 더 신경 써야 해요. 자막은 한정된 공간 안에 말을 넣어야 하고, 더빙의 경우엔 성우가 정해진 시간 안에 녹음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영상 번역 아카데미를 다녔는데, 거기서도 많은 걸 배웠고, 실제로 작업하면서도 배운 점이 많았어요.

 


 

<명탐정 코난>이면, 꽤 유명한 작품이잖아요. 어떻게 해서 신인 번역가가 그렇게 큰 작품을 맡게 되었나요?

회사를 그만두고, 영성번역 공부를 하며, 일감을 찾다 보니, 결과적으로 반 년 정도 백수로 지냈어요. 그러다 <명탐정 코난> 번역을 해보지 않겠냐고 의뢰가 들어왔죠. 무턱대고 시작했는데 일정이 정말 촉박했어요. 게다가 대사도 많고, 추리 트릭이나 배경 지식 때문에 조사할 것도 많아서 굉장히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죠.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너무 일정이 빠듯해서 다른 번역가들이 고사하다 보니, 신인인 저에게까지 일이 오게 된 것 같아요.


프리랜서면, 아무래도 일거리를 찾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일 것 같아요. 일감은 어떻게 찾으시나요?

‘잡코리아’ 같은 취업포털의 번역가 모집 공고나 출판 쪽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올라오는 공고를 보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요. 출판사나 번역회사에서 이력서를 보고 마음에 들면, 샘플 번역을 시켜보죠. 이 샘플 번역을 잘 해야 돼요. 선배들은 ‘샘플 번역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라’고 해요. 아무튼, 그 테스트만 통과하면, 정기적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일감을 받을 수 있게 되니까요.  


샘플번역에 모든 역량을 쏟아라!

 


매달 몇 건, 이런 식으로 일거리가 정해진 게 아니라서 월수입이 천차만별일 것 같은데요.

맞아요. 페이도 회사마다 정말 제각각이에요. 최고로 많이 벌었을 때는 한 달에 500만 원도 벌어봤는데, 일거리가 너무 없었을 때는 50만 원도 못 번 적도 있어요. 일이 언제 들어올 지는 아무도 몰라요.

 

일거리가 없을 땐, 일을 찾아나서야 할 것 같은데, 어떤 식으로 일을 찾으시나요?

네. 번역회사 연락만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일을 찾아나서야 돼요. 프리랜서는 자기 PR이 정말 중요해요. 번역가 모집 공고가 나지 않았더라도, 일하고 싶은 출판사나 번역회사 등에 계속 이력서를 넣고, 자기를 어필하는 게 좋아요. 저는 처음에 영상 번역에 관심이 많았는데, 영상번역은 따로 모집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영상번역·제작 에이전시들에 무작정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넣었어요. 그러다 연락이 온 곳이 <명탐정 코난> 번역을 맡긴 회사였어요. 6개월 쉬다가 들어온 일이 그거였으니, 아마 적극적으로 자기 PR을 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일감 없이 지냈을지 모르는 일이죠.

 

취업전략이나 프리랜서 번역가 직업을 영위하기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자기PR이요. 앞서도 말했듯이, 프리랜서는 자기PR이 아주 중요해요. 가만히 앉아 있으면, 일감은 들어오지 않아요. 손가락을 놀려 단 한 번이라도 더 검색해 보는 수고가 필요하죠. 자신만의 전문 분야가 있으면, 아주 좋아요. 의학이나 특허, IT 등 특정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기술번역 일을 하기가 보다 쉬워집니다.

 

실제로 어떻게 자기 PR을 하셨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처음엔 일감을 구할 때, 이력서에 쓸 수 있는 게 없었어요. 번역가로서 이력이 아예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제작했어요. 영상번역을 공부할 때라 영상 화면을 캡처해 직역 자막과 자연스러운 번역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문장 구성 능력을 보여줬어요.  


자기 PR은 프리랜서의 필수요소


 

번역가가 되는 데에 도움이 됐던 활동이나 강의 같은 것이 있나요? 있다면 후배들에게 추천 좀 해주세요.

영상 번역 아카데미에 다녔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영상 번역이 툴도 특수하고, 다룰 줄 아는 툴도 있어야 해요. 자막은 공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말 길이를 줄이는 능력도 있어야 하죠. 더빙도 마찬가지예요. 성우가 정해진 시간 안에 말을 매끄럽게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직접 말해보면서 번역하기도 하죠. 성우가 녹음할 때, PD와 번역가가 함께 가기도 해요. 번역관을 쌓는 데도 큰 영향을 줬어요. 여기에서 수업을 들으며, 그동안 얼마나 번역체에 젖어 있었는지를 깨달았지요. 번역가를 꿈꾼다면, 한 번쯤 관련 수업을 들어보면 좋겠어요.

 

일본어를 전공하셨는데, 번역가가 되려면, 꼭 일본어를 전공해야 하나요?

그런 건 아니에요. 활발히 활동하시는 유명 번역가 중엔 이공계를 전공하신 분들도 있어요. 번역가는 실력이 중요한 일이니까 본인이 노력하기 나름이라 생각해요.

 

번역 자격증이나 JLPT 등을 따놓으면 도움이 되나요?

개인적으로는 자격증 같은 걸 취득하지는 않았어요. 번역가가 되는 데 특별히 자격증을 요구하는 곳은 제 경험상 없었어요. 기술번역을 하기 위해서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죠. 기술번역은 회사 기밀 등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 포트폴리오 공개가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자격증이 없어도 기술 번역을 잘하는 분들이 많아요. JPT나 JLPT 같은 일본어능력시험 점수도 중요시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차피 샘플번역 단계에서 실력이 드러나기 때문에 일단 일본어가 가능하다는 가정 하에 우리말 실력을 더 주의 깊게 봐요.

 

그렇다면, 프리랜서 번역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실력이 가장 중요해요. 특히, 도착어 능력이 중요합니다. 한일 번역이면, 일본어 실력, 일한 번역이면, 한국어 실력이 중요하죠. 원문을 살리면서도 자연스럽게 말이 되도록 옮겨야 해요. 직역 어투를 살리는 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연스러운 우리말을 중요시합니다.

 

자격증이나 시험점수보다 ‘도착어 능력’이 중요

 

특별히 유학을 가거나 하지는 않으셨나요?

대학교 때, 워킹 홀리데이를 갔어요. 워킹 홀리데이로 1년 생활하고, 이후 취학 비자 6개월을 더해 총 1년 반을 일본에서 지냈죠. 따로 유학을 가서 공부를 하지는 않았어요. 때문에 생활 일본어를 많이 배웠어요. 그냥 일본 친구들과 친분을 쌓고,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많이 나눈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프리랜서 번역가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원서를 한 발 먼저 접할 수 있다는 점. 언어와 계속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프리랜서들이 그렇듯이,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에요.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자기 페이스에 맞춰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라 생각해요.

 

‘좋은 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인터넷에 한동안 유행한 이미지가 있어요. ‘높은 퀄리티’, ‘빠른 스피드’, ‘저렴한 가격’은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조건들이죠. 이에 모두 해당하는 작업 같은 건 없다는 게 이미지의 핵심이었는데, ‘좋은 일’이란 것도 마찬가지예요. 흥미가 있어 덜 어렵고, 급여가 좋고, 기한이 넉넉한 일이 가장 좋은 일이죠. 근데 그런 일은 없어요(웃음). 급여가 좋으면, 내용이 어렵거나 기한이 빡빡하고, 좋아하는 분야라 내용이 쉬우면, 급여가 너무 적다든가 하죠. 그래서 저는 각각의 일감에서 의미를 찾아요. 급여가 적으면 빨리 끝낼 수 있다, 어려워서 해야 하는 일이 많지만 공부가 될 수 있다, 좋아하는 분야고 쉬운 내용이면 취미생활을 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해요.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거죠. 같은 일이라도 생각하기에 따라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돼요. 결국 ‘긍정의 힘’이 ‘좋은 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프리랜서 번역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려요.

요즘은 취업준비를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스펙을 쌓잖아요? 저는 시험 삼아 토익을 딱 한 번 봤는데, 제 점수를 보고, 다들 어떻게 그런 고득점을 올리는지 놀랐어요. 남들 다 한다는 취업준비를 해본 적은 없지만, 동기들이나 선후배들이 취업준비를 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에 비하면, 번역가가 되는 건 어렵지 않아요.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고, 서류 준비를 하는 정도의 노력이라면, 충분히 진입 가능한 업계예요. 그 이후, 일을 계속할 수 있느냐는 자기 실력에 달렸죠. 번역가는 오로지 자기 노력과 실력으로 승부하는 직업이에요. 물론, 자기 번역관도 가지고 있어야 되죠. 꾸준히 공부하다 보면, 실력도 쌓이고, 자기 번역관도 생길 거예요. 여러분 모두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서 좋은 번역가가 되기를 바랍니다.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취재기자 이혜경 good@jobkorea.co.kr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취재기자 이혜경

의견 나누기 200자까지 작성할 수 있으며 허위정보 및 명예훼손, 비방, 욕설, 광고성 글은 운영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의견 나누기

0 / 200 등록하기

  • sasa 2016-11-03

    일본어 번역사 일거리가 많나요..? 답글달기

0 / 200 등록하기

다음글
웹스미디어컴퍼니, 전공보다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중요
이전글
한국P&G, 리더십과 협업으로 변화를 이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