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전화기’를 아는가? 취업 잘 된다는 공대 3종 전공세트 ‘전기전자/화학공학/기계공학’! 하지만 막상 ‘전화기’ 전공자들의 현실을 살펴보니 그렇지도 않은 게 사실이다. 공대생은 물론 모든 이공계 출신에게 취업은 지상 최대의 과제임이 분명하다. ‘공대 출신은 취업 잘 되잖아~’라는 말이 쏙 들어갈 만한 공대인들의 취업 고충을 지금부터 들려드리리!

“공대 아름이의 하소연”
공대 다니는 `아름이`가 바로 나다. 남자들이 바글바글한 공대에서 여자로 살아남기란 쉬운 것 같아도 어렵다. 1학년 마치면 대부분의 친구들은 군대에 가고 복학생 오빠들과 수업을 같이 듣는데 축구 얘기, 군대 얘기, 군대에서 축구 했다는 ‘남자 대화’에 끼어들지 못해 당황스럽다. 남자가 많다고 해서 남자친구가 끊임없을 거라는 편견도 No! 같이 수업 듣는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들과 과제와 시험으로 밤새운다고 떡진 머리, 쌩얼 등 험한 꼴(?) 많이 보였다. 이상하게 남사친들과 밤을 새우면 애틋함보다 전우애가 더 느껴진다. 지금까지, 옷장 안에 샤랄라 원피스보다 검은색과 네이비색 후드가 더 많은 공대녀의 하소연이었다!

닉네임_아름아름해

“인문학적 소양? 그게 머임? 먹는 거임?”
공대생들은 학부 전공과목 따라가기도 벅차다. 특히 3, 4학년 때는 도서관에 살다시피 해야 학점 관리가 가능할 정도다. 할 공부도 많은데 요새 기업은 공대생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요구하는 추세라 취업이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역사, 철학 등 벼락치기도 안 되는 인문학을 어떻게 하루아침에 완성한단 말인가? 전공지식 공부하랴, 독서하랴, 오늘도 잠은 다 잤다!

닉네임_등만대면자

“건설회사와의 썸, 그만 타고 싶다!”
나는 건축학을 전공한 건축학도다. 내가 대학교에 갓 입학할 때만 해도 해외 플랜트 덕에 건설 붐이 일어났다. 취업이 잘 될 거라는 장밋빛 부푼 꿈을 안고 입학해 군대와 어학연수를 다녀왔더니, OMG! 세상이 변했다. 졸업할 때가 된 지금은 취업 걱정에 잠이 안 온다. 믿었던 건설회사마저 전화기 전공자들을 우대하고, 건축학도의 입
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 건설인 듯 건설 아닌 건설 같은 건축학도의 취업! 건설 회사면 건축학도, 좀 많이 뽑아주세요~!

닉네임_건축학개론

“누구를 위하여 전화기는 울리나”
`취업깡패 전화기`라는 말이 있을 만큼, 전화기는 취업 시장에서 핫(HOT)하다. 그런데 정작 전화기를 전공한 나는 왜 이렇게 취업이 힘든 걸까? 전화기 전공만 했다고 기업에서 모셔 가는 게 절대 아니다. 심지어 요즘 자소서 항목은 전공과목 학점을 쓰고 취득 이유까지 묻고 있는데, 공대에서 좋은 학점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게 함정. 나도 문과 친구들처럼 벼락치기로 답안지 반만 좀 채워봤으면 하는 게 소원이다. 공대, 그중에서도 전화기 전공이라고 취업 쉬울 거라는 문과 친구들, 이 자리를 빌려 한마디 한다. 대체 내 합격 전화기는 언제 울리는 거냐?

닉네임_미래엔치킨집사장

 
"잡타임즈 이공계 편을 전국에 배포하라! 배포하라!"

순수과학을 전공하는 이과생인 나는, 이도 저도 아니라 힘들다. 일반인은 자연계 쪽도 공대로 취급하는데, 정작 공대생들은 우리를 같은 취급 안 해준다. 심지어 얼마 전 면접을 보던 중 한 중견 기업 면접관이 자꾸 내게 공대 관련 질문을 해 당황스러웠다. 그쪽은 내 전공 분야가 아니라고 말하자 ‘거기나 여기나 같은 분야 아닌가? 컴퓨
터 잘 못 해?’라는 (무식한) 말로 나를 좌절시켰다. 잡타임즈 이공계 편이 나온다는데, 제발 전 국민이 필독하고 이과계열과 공과계열을 확실히 구분해, 다시는 저런 참사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니 잡타임즈 이공계 편 많이 많이 배포해주세요!

닉네임_수박과참외는달라

이혜경 기자 hklee0726@job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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