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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의 실태 들여다 보기

잡코리아 2015-12-15 11:01 조회수5,010

노량진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공무원 시험 학원과 고시촌일 것이다. 예전보다 수험생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공무원 시험의 대표라는 명성은 건재하다. 공무원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컵밥, 독서실 에티켓 같은 그네들만의 특별한 문화도 형성된 그곳. 예비 공무원이 숨어 있는 노량진의 생태계를 깊숙이 들여다보자.

 

 

앞자리와 노트줄

예전부터 교실의 앞자리는 우등생들의 차지였다. 우등생이라 앞에 앉는 것인지 앞에 앉아 우등생인지는 알 수 없지만, 노량진 학원가의 공시생 사이에서도 앞자리에 대한 욕망이 넘치고 있다. 실제 교실에서는 몇백 명이 동시에 수업을 듣기 때문에 앞자리에 앉을 수 있는 확률은 곧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비율과 비슷하다. 교실 앞자리에서 합격생이 많이 배출된다는 이야기도 나돌 정도다.
앞자리를 맡기 위해서는 일찍 도착해 줄을 서야 하는데, 특히 아침이 치열하다. 이때는 학원에 공시생보다 노트가 더 많은 진풍경이 펼쳐지곤 한다.
노트는 곧 공시생의 분신으로 줄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교실뿐 아니라 자습실도 먼저 들어가기 위한 줄서기가 생활화됐으므로 숫자가 적힌 노트가 보인다면 당황하지 말고 그 뒤에 서면 된다. 

 

독서실 에티켓

모든 독서실이 그렇겠지만 노량진의 독서실은 유독 주의가 필요하다. 공부만 하다 보니 우울해진 탓일까? 아니면 집중력이 높아진 탓일까? 수많은 공시생들의 예민함이 극에 달해 있기 때문이다. 책 넘기는 소리나 숨 쉬는 소리 또한 조심해야 하며, 너무 자주 들락날락하는 것도 금물이다.
모든 공시생이 그렇지는 않지만 간혹 날카로운 공시생이 있다면 당신은 쪽지를 받게 될 것이다. 독서실에서 모든 의사소통은 쪽지로 이루어지는데, 날카로운 공시생에게 포착된 사람은 냉혹한 내용을 담은 쪽지를 받게 된다. 단순한 쪽지지만 받는 이의 기분을 엄청나게 손상시키는 파괴력을 지녔으므로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암기방

암기방에서는 학생에게 암기 노하우를 알려주거나 학생이 암기한 내용을 평가한다. 수험생은 완벽한 암기를 위해 트레이너와 함께 외우고 확인하는 일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내용을 무조건 암기하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암기해야 할 내용을 미리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흔히 암기과목이라고 불리는 한국사가 암기방의 주요 과목이며, 요즘에는 영어단어도 암기방에서 외운다. 암기방에 다니기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예약까지 해야 할 정도인 걸 보면 암기방을 찾는 사람이 꽤 많은 것으로 보인다.

 

컵밥

노량진에서 탄생한 컵밥은 간편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컵밥은 큰 종이 또는 스티로폼 그릇에 김치, 계란 프라이, 햄 같은 반찬들과 밥을 함께 쌓아 비벼 먹는 길거리 음식이다. 2,000원에서 3,000원 정도 하는 저렴한 가격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돈과 시간을 아끼려는 수험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컵밥은 금세 노량진의 대표 길거리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대기업에서까지 컵밥 제품을 생산하며 이제는 컵밥이 전국구 음식으로 다시 태어났는데, 그 사이 컵밥의 본거지였던 노점들은 불법 논란과 민원으로 지금도 철거와 복귀를 반복하며 실랑이하고 있다.
 

무보증, 단기 원룸

노량진의 독특한 문화 덕분인지 무보증 원룸, 단기원룸 같은 주거 형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험생들은 1년 이하로 잠시 머물 곳이 필요하거나 보증금을 내기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단기방이라고도 하는 무보증 원룸이나 단기 원룸은 일반 원룸, 주택의 형태이기 때문에 고시원보다는 환경적인 면에서 더 나은 편이며 일반적인 월세, 전세 주택과 달리 유동적인 주거 계약을 맺을 수 있어서 수험생들의 여러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

 

고시식당

고시식당은 쉽게 말해 고시촌의 급식실이다. 언제부터 누가 썼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시식당은 ‘고시촌에 있는 뷔페형 한식당’ 이라는 뜻을 가진 일반 명사로 통용된다.
2010년쯤 한식 뷔페식당이 유행했는데, 유독 고시식당이라는 말이 아직 쓰이는 것을 보면 아마도 고시촌과 비슷한 시기에 탄생한 고시식당이 한식 뷔페보다 먼저 생긴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고시식당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월식이라는 독특한 운영 형태다. 월식은 일정한 식당에 한 달 단위로 밥값을 지불하는 것을 뜻하는 비표준어였으나 현재는 대량으로 밥값을 미리 계산한다는 뜻으로도 폭넓게 쓰이는 편이다. 회사나 공사장 등 정기적으로 점심 식사를 하는 인원이 많은 식당가에서 주로 쓰이는 방식인데 노량진의 고시식당 또한 많은 수험생 덕분에 월식의 형태로 운영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끼만 식당에서 해결할 수도 있지만 대량으로 구매할수록 가격이 더 저렴해진다. 보통 10장부터 묶어서 판매한다.  

 

 

나광철 기자 lio@job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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