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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의 정석] 경쟁률은 숫자일 뿐이다

잡코리아 2020-11-09 15:30 조회수17,635

이번 채용 경쟁률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입사 경쟁률 

 

서류전형 수백 대 일, 1차 면접 12:1, 2차 면접 4:1... ‘경쟁률’이라는 단어는 겉으로 보기에 숫자에 불과하지만, 그 숫자 중 하나가 되어있을 때의 중압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무게로 다가온다. 아직 취업준비생이던 시절, 대학 입시 경쟁률을 웃도는 그 숫자들은 밤잠을 설치게 했고, 면접 전날이면 어김없이 악몽을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실제 채용업무에서 마주한 ‘경쟁률’이라는 숫자는 이렇게 걱정하던 나의 나날들을 너무도 우습게 만들어버렸다. 수십 번의 채용 건을 진행하면서, 경쟁률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지금의 20, 30대 청년들에게 경쟁은 익숙하다 못해 당연하게 여겨지는 단어가 되었다. 심지어는 ‘절대평가’가 당연하게 여겨졌던 대학 전공 수업마저도 ‘상대평가’로 전환된 지 어언 10년이 넘었다. 늘 경쟁 속에서 살아왔던 그들이기에 취업 과정 또한 상대평가로 여겨지기 쉬울 것이다. 수치화된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부터 등수가 매겨지는 그런 평가 말이다.

취업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나 또한 당연하게 그런 식으로 생각했었기에 뭐라 할 말은 없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간편하게 비유하자면 취업은 ‘연애’이고 면접은 ‘소개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취업은 ‘연애’이고 면접은 ‘소개팅’이다

 

회사는 공채를 진행하면서 지원자에게 점수를 매긴다. 하지만 이 점수를 토대로 등수를 매겨 사람을 뽑는다기보다는, 뽑고 싶은 사람을 평가 관련자들이 협의하여 고득점을 주고, 이를 최종 결정권자에게 보고함으로써 채용을 진행한다고 보는 것이 더 맞는 이야기이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된다. 면접 질문들을 떠올려보자. "당신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해보세요"라던지, "이 직무를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와 같은 질문이 대부분이다. 이 질문에 정답이 있는가? 과연 어떤 기준으로 누구에게 100점을 주고 누구에게 10점을 줄 것인가? 그때그때의 필요에 따른, 직무 특성에 따른 인재는 계속해서 달라지고, 평가하는 사람 또한 늘 같지 않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절대적으로 공정하게 수치화할 방법은 없다.

그렇기에 취업을 연애라고, 면접을 소개팅이라고 보는 것이 현실과 잘 맞는 비유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회사는 높은 점수를 얻은 ‘고득점자’를 뽑고 싶은 것이 아니다. 실제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과 ‘함께 잘 어우러져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고자 한다.

회사가 T/O를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떠올려보자. 내부적으로 결정된 T/O가 없기 때문이 아니다. 이 T/O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고 하더라도 회사가 원하는 ‘바로 그 인재’가 없다면 공채 합격자는 제로가 된다. 반면에 내부 T/O가 10명이었더라도 ‘바로 그 인재’가 12명이 나타난다면, 그리고 그 인원을 놓치기 너무나 아깝다는 판단이 든다면 그해의 공채 합격자는 총 12명이 되는 것이다(물론 이런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 보통의 경우 T/O보다 낮은 합격률이 나타난다. 그만큼 실무자들과 임원들의 기준과 기대치는 높다). 당신이 솔로 생활을 청산하고 커플로서 살기를 결심했다고 치자. 그래서 아는 모든 인맥을 동원하여 소개팅 10건을 잡았다. 당신이 보통의 윤리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그중 1명의 연애 상대를 고르려 할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은 어떨까? 각각의 소개팅이 끝나면 상대의 사진 밑에 점수를 매겨 넣고 가장 높은 점수의 사람과 연애를 할 것인가? 만약 정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살짝 소름이 돋을 것 같다.

소개팅은 실제 연애를 하기 전에 상대를 탐색하는 작업이다. 마찬가지로 면접도 상대와 함께 일하기 전에 상대를 미리 탐색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너야!"를 외치기 위해 정답이 없는 면접을 바쁜 일과시간을 잘라내어 진행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연애’를 하고 싶을 만큼 나를 매력적으로 보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지원자들의 현실적인 문제는 여기서 나온다.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과 함께하고 싶어 할지 어떻게 아나요?

 

입사 경쟁률 

 

내부자가 아닌 이상 어떤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지 알 수 있는 길은 없다. 그리고 이를 알리고자 하는 내부자도 없다. 왜? ‘연애 상대’를 찾는 일이니까. 당신이 30년째 솔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라고 가정해보자. 나도 남들이 하는 연애라는 것을 한 번쯤 해보는 것이 소원이다. 그러던 차에, 당신의 친구가 소개팅을 주선했다! 당신은 친구를 들들 볶아 상대에 대한 모든 정보를 캐냈다. 그리고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가 원하는 이상형의 모습을 송강호 뺨치는 연기력으로 소화해냈다. 상대는 당신을 자신이 꿈꾸던 이상형이라고 생각하며 당신과 사귀기 시작했다. 솔로 인생을 탈출한 것이다. 브라보!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 난다면 디즈니랜드의 해피엔딩도 기립박수를 쳐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동화가 아니기에, 우리는 그 이후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1분, 1초의 시간도 건너뛸 수 없이 전부 말이다. 연애 초기에 당신은 상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그 연기를 지속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실제 성향이나 성격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조금씩 당신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고, 상대는 당신에게 "너 변했어"라는 말로 당신의 속을 뒤집어 놓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당신은 지쳐갈 것이고, 상대 또한 멀어져 가는 마음을 숨기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우리 이만 끝내자"라는 말이 어느 쪽에서라도 나오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된다.

회사 측은 바로 이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새로운 한 사람이 들어옴으로써 팀의 색과 분위기는 완전히 바뀔 수 있다. 사람의 힘이란 놀라운 것이니까. 평화롭던 한 팀이 이와 잘 맞지 않는 신규직원으로 인해 풍비박산 일보 직전까지 가는 그런 일을 경력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거나 본 일이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회사는 지원자가 ‘연기’를 할 가능성을 차단하고 ‘진짜’ 당신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평가는 회사만 하는 것이 아니다

 

당장 취업에 목마른 지원자는 억울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지원자의 입장에서도 나쁜 것만은 아니다. 소개팅은 쌍방 평가이다. 면접이라는 단어 또한 마찬가지이다. 회사만 당신을 평가한다고 생각하는가? 당장 그 생각을 버리고 면접장에 모습을 드러낸 면접관들을 평가해보자. 당신도 연애 대상을 고름에 있어 그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서 자신의 장점만을 최대한 부각하듯이, 회사 또한 채용공고나 홈페이지, 그리고 각종 뉴스를 통해 자신의 잘난 모습만을 보이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어마 무시하게 많은 회사가 있고, 그 어디에도 문제가 없는 회사는 없다. 당신도 "이 회사가 나랑 잘 맞는 회사일까?"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면접관들은 그 회사의 얼굴이 된다. 대부분 고위 직급이기에 그들의 말 한 마디에 회사의 분위기가 좌우되기 쉽다. 회사의 실제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당신이 뭐가 아쉬워서 상대에게 전적인 결정권을 주는가? 세상에 회사는 정말 정말 많다.

요즘 뉴스를 들여다보면,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직률이 낮게는 20%, 높게는 60%에 달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자신과 잘 맞는 연애 대상을 고르는 데 실패한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들이 재취업을 하는 데 이 경험은 걸림돌이 되거나 숨겨야 할 대상이 된다. 아직도 보수적인 우리 기업 사회는 ‘이별 경험’을 좋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보니까. 옳고 그름을 떠나,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경쟁률은 숫자일 뿐이다. 당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줄 사람을 찾았으면 한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할 대상을 고를 수 있어야 한다.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상대를 바라보면서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어필하자. 옆 사람이 몇 명 인지는 관심을 끄고 말이다.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쟁취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칼럼을 마치며

 

업무시간의 회사 사무실을 둘러보면 비슷한 양복에 비슷한 자세로 책상 앞에 앉아있는 직원들을 볼 수 있다. 하나의 풍경으로서 이들의 모습은 평범하다. 하지만 커피 한 잔, 소주 한 잔 놓인 테이블을 앞에 두고 마주하면 그들은 모두 평범하지 않다. 단 하루에도 톡톡 튀는 한 편의 드라마가 그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도 결코 평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글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이 칼럼의 독자들이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판에 박힌 틀에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박동하는 생명력으로 삶의 페이지를 채워나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행복한 직장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필자 ㅣ 이형근

  

필자 약력 
- 키더웨일엔터테인먼트 인사담당 이사
- 건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 석사
- 피키캐스트 <인사팀 멍팀장> 콘텐츠 에디터
- 브런치 <당신이 몰랐던 취업의 기준> 매거진 저자
- 카카오페이지 [나는 인사팀 직원입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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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 김가현 에디터 kimga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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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L_35751*** 2023-07-26

    한번도 이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소개팅이라 연애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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