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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친화기업] LG생활건강

잡코리아 2017-02-03 01:21 조회수3,853

 

 

 
‘칼퇴근’ 권하는 회사…10년새 여성인력 비율 50% 껑충

‘정시퇴근제’‘전사동시휴가제’…직원 만족도 높이며 고속성장 일궈

 

회사에서 ‘6시 전에 퇴근하십시오’라고 하면,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모르는 분들이 아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에 있어 회사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여러분에게는 회사 외에도, 남편, 아내, 자식, 부모, 친구로서의 역할도 있습니다. 이런 삶의 중요한 부분들 간의 균형을 맞추지 않으면 그 삶은 언젠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CEO 메시지 - 일과 삶의 균형 中]

 

LG생활건강 사무실은 오후 6시가 되면 불이 꺼진다. 정시퇴근을 독려하기 위한 소등제도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스스로 알아서 퇴근한다. LG생활건강을 12년째 이끌고 있는 차석용 부회장이 보내는‘CEO메시지’덕분이다. 차 부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분기마다 소재를 바꿔 사내 인트라넷과 화장실 등에 자신의 경영철학과 리더십을 전하고 있다. 이로인해 정시퇴근은 자연스럽게 기업 문화가 됐다.


차석용 부회장은 2005년 취임 이후 ‘능력 이외에는 어떤 것으로부터 차별과 상처를 받지않는 회사’,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고자 불필요한 제도나 업무 성과에 방해되는 문화는 과감히 없애고 변화를 꾀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역량있는 여성인재 확보와 여성친화 경영 방식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적극적으로 여성을 위한제도와 문화정착에 힘써왔다.


그 결과물이‘정시출퇴근제’를 비롯해 일?가정 양립을 배려하는 ‘유연근무제(flexibletime system)’, ‘전사 동시휴가제’, 자기성장프로그램인 ‘커리어과정 운영’, ‘치어 리더십(Cheer Leadership)’ 등이다. 그 덕에 기대 이상의 성과도 냈다. 2014년 여성인재 비율은 2005년 대비 49%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4.8배, 영업이익률은 7.3배 성장했다.

 

LG생활건강 가보니


LG생활건강은 아기자기하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 여성이 구매 결정권을 갖는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기 때문일까. 1층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귀여운 캐릭터와 ‘서로 인사를 건네보아요’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오면서 엘리베이터 속 어색한 침묵을 깬다. 사무실이 위치한 9층에 내리니 한쪽 구석에 통유리로 된 미팅룸 겸 휴게실이 있는데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사무실 안 진열장에는 LG생활건강에서 판매하는 각종 화장품과 생활용품들이 줄지어 있고, 각자 책상 앞에는 자신의 명함과 ‘저의 근무시간은00시부터 00시입니다’라고 적힌 시계 모양의알림판이 놓여 있다.


이는 유연근무제 시행에 따른 직원 간의 원만한 소통을 위한 장치다. 출퇴근 시간을 명시해 업무에 차질이 없게 하기 위함인데, 차부회장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김지숙 LG생활건강 커뮤니케이션지원부문 파트장은 “전사 동시휴가제가 직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제도다. 한 달에 두 번 정해진 날에 모든 직원이 쉰다. 주로 셋째 주 금요일이나 넷째 주 월요일이고, 샌드위치 데이도 포함된다"며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내가 하고싶었던 일이나 밀려 있던 개인업무를 처리할수 있기 때문에 삶에 여유가 생기고 재충전의 시간도 가질 수 있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변화의 시작은 리더”

정경식 LG생활건강 조직문화부문장

 

“조직문화는 리더십과 밀착돼 있습니다. 그리고 문화로 정착되기까지는 장시간의 인내와 꾸준함이 필요하죠. 차석용 부회장 취임 이후 지난 10년 간 꾸준하게 ‘일과 삶의 균형’ ‘오로지 실력만으로 평가받는 문화’ ‘개인의 가치와 감정을 존중하는 문화’ 정착에 힘써왔습니다. 우리 회사는 여성이 다니기 편한 회사가 아닌 여성이 마음껏 일하기 좋은 회사를 지향합니다.”
 

LG생활건강은 리더들의 솔선수범을 강조한다. 리더가 변해야 문화를 바꿀 수 있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임원과 팀장 대상으로 ‘1등 품격회사만들기’라는 내부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변화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좋은 기업문화를 실현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구시대적인 낡은 문화는 교정하고 직원들의 인식을 개선하고자 LG생활건강은 2007년 조직문화팀을 만들었다. LG생활건강이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내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고 변화된 문화는 무엇인지 정경식 LG생활건강 조직문화부문장을 만나 들어봤다.


“LG생활건강이 생각하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란 △여성·남성을 떠나 각자의 능력을 존중하고 오로지 실력만으로 평가 받고 성장할 수 있는 회사, △일과 가정의 병행을 고려하는 유연한 근무환경이 갖춰진 회사, △상대방을 배려하는 유연한 사고방식과 의사소통이 통용되는 회사를 의미합니다. 입사에서 퇴사시까지 차별받지 않고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배려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경식 부문장은 특별히 여성친화적인 문화를 위해 어떤 전략적인 제도나 정책을 계획하기보다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만들기에 목표를 두고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그리고 그 안에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가치를 담아냈다. 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하나씩 천천히 바꾸되 철저하게 실행하면서 사소한 것조차 놓치지 않고 개선하고자 했다.

 

“우리 회사에선 결혼하지 않은 사람에게 ‘결혼 안 하느냐? 언제 하느냐?’라고 물어볼 수 없어요. 반말도 존대도 아닌 화법 구사도 안 됩니다. 성차별 발언을 금지하고 기본적인 것이지만 놓치기 쉬운 ‘직장 내 언어·행동 예절교육’을 매년 실시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있죠. 회식에도 ‘119문화(1차로 1가지 술로만 오후 9시 전까지 술자리를 갖는 문화)’가 자리잡았습니다.”


물론 교육을 한다고 조직문화가 다 바뀌는 것은 아니다. 가끔 요요현상도 발생한다. 그럴 때마다 지적하고 리서치를 통해 보완하면서 ‘문화’를 지켜내려 애쓰고 있다. 지난해 4월 여성 임직원 대상으로 사내 여성존중경영 만족도 조사를 시행했는데 88점을 받았다. ‘우리 회사가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라고 생각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는 정시 출퇴근 문화와 유연근무제, 유연한 휴가 사용 등이 꼽혔다.

 

“결과를 보고 놀랐습니다. 제도적인 부분에서 큰 변화를 원할 줄 알았는데, 기본적인 것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실천의 중요성을 알았습니다. 100% 만족은 없기 때문에 항상 보이지 않는 그늘이 있을 수 있다는 가정을 하고 조직 내 모든 부서에서 좋은 문화가 실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세밀하게 살펴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재차 리더의 솔선수범의 중요성을 거론했다.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선 다양한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리더에게 수용되고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임원 이하 부장 팀장급 리더들에게 솔선수범을 주문하고 있다. 정 부문장은 ‘변화의 시작은 리더’라고 강조했다.

 

여성 리더 성장의 3가지 조건
이정애 LG생활건강 부사장  인터뷰
 

 

여성의 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직장인 여성에 대한 시각이 변화된 지는 꽤 오래된 일이다. 그만큼 여성 리더의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지만 사회적 관심은 높다.

 

필자에게 여성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묻는 이가 많은데, 그 전에 남녀를 떠나 리더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요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더로 성장하는 데는 구성원 요인, 환경 요인, 리더 요인 등 세가지 영향 요인이 있다. 개인이 지닌 캐릭터와 역량 등은 리더 요인, 조직 내부적인 조건과 문제는 구성원 요인, ‘유리천장’과 같이 보이지 않는 제약을 환경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교집합이 클수록 리더로 성장할 확률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중 구성원 요인과 환경 요인은 사실상 개인의 의지에 따라 변화되는 부분이 아니다. 남성 직원 80% 수준의 급여, 여성 직원만 유니폼 착용, 결혼 후 퇴사 조항 등 현재에는 상상할 수 없는 여성 차별적 기업문화가 존재했을 때가 있었다. 여성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이 희박한 때이다. 하지만 구성원 요인과 환경 요인이 완화된 현재, 여성리더로서 성장하기 위해선 개인의 역량 즉, 리더 요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우선 꿈, 비전을 갖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현 세대는 과거와 달리 경쟁이 치열하다. 기회와 운이 작용한다 해도 꿈과 비전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성과로 연결되기 어렵다.

 

여성 특유의 긍정적인 면을 최대한 활용하고 발휘해야 한다. 여성이 대한 편견 중 감성적, 자기중심적, 비논리적, 관계지향적이 있는데, 역으로 이는 장점이 될 수 있다. 감성적이고 소프트한 분야의 비즈니스가 활발하며 그 분야에서 부가가치가 발생하는 시대다.


마지막으로 깨지기 쉬운 것부터 케어(Care)하라. 여성은 일과 가정, 일과 육아, 일과 건강 등 다중적인 역할을 수행해내야 한다. 하나가 균열이 난다면 모든 것이 깨져버릴 수 있다. 이 때 깨지기 쉬운 것부터 선택해야 하는데, 업무는 사실 고무공, 가족 관계와 건강은 유리공에 비유할 수 있다. 업무는 불가피할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떨어져도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가족 관계와 건강은 유리공처럼 한 번 깨지면 회복되기 어렵다. 물론 우선순위를 정하되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생산성’에 대해 늘 염두, 자신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김민정 기자 mj_kim@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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