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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테라피] 내가 다른 사람을 괴롭혔다면

잡코리아 2023-03-27 09:00 조회수6,997

 

 

이번 장에서는 괴롭히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을 괴롭혔다면, 어떻게 관계를 개선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지에 대해 알아봅시다.

 

1. 사과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과의 사전적인 의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것입니다. 그러나 미안하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사과하려면,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밝히고 책임을 인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를 상대방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사건에 경중에 따라 다르겠지만, 극심한 범죄행위가 아니라면, 피해자는 가해자를 법적으로 처벌하기보다는 잘못된 행위를 뉘우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사과를 제대로 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사과할만한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유감스럽다.’라는 표현이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내 잘못은 아니지만,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안타깝다는 말입니다.

 

사과하려면 다음 두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첫째, 사과는 사회적인 기준을 어긴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실수를 많이 합니다. 사과를 하면서도, 이게 그 정도까지의 사안인가? 상대방이 예민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내 사정은 잘 알지만, 남의 사정은 잘 모릅니다. 나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일을 잘하게 하려고 조금 강하게 질책했다. 나는 그럴 의도가 없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그냥 넘겼을 일을 피해자가 일을 크게 만들었다.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은 ‘사회통념상’ 적정했는지가 판단기준입니다.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둘째, 사과하는 사람의 의도가 포함된 감정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나는 내 잘못 또는 실수를 후회한다. 당신에게 미안하다. 상대방의 처지에서 어떤 기분이 들었을지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지 너의 피해를 물질적으로 보상해주겠다는 말은, 상대방이 받은 정신적인 피해를 무시하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사과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로이 레위키(Roy Lewicki) 교수 등38)은 효과적인 사과의 구조를 조사하였습니다. 다음 6가지 요소를 모두 포함할수록 효과적이었으며,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3) 책임 인정이었습니다.

 

(1) 후회와 안타까움의 표현

(2)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한 설명

(3) 책임 인정

(4) 뉘우침 선언

(5) 보상 또는 보완책 제시

(6) 용서 구하기

 

한편, 6가지 요소를 부분적으로 조합하여 제시했을 때, 특정 요소들의 조합이 좀 더 효과적으 로 나타났는데요.

사과는 (1) 후회하고 (4) 뉘우치고 (6) 상대방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보다 (2) 이유를 설명하고 (3) 책임을 인정하고 (5) 보상 또는 보완책을 제시할 때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후자가 효과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회적인 기준을 지키지 않은 행위를 인정하고 그것을 수정하겠다는 약속을 할 때, 피해자는 이런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전자는 미안하다는 개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그칩니다. 이제 6가지 요소가 포함된 사과문을 작성해봅니다.

 

Chapter 1에서 5번째 일화 “부장님 박사학위 논문은 본인이 쓰세요.”의 부장님을 예를 들어 작성해보겠습니다.

 

(1) 후회와 안타까움의 표현

김 과장, 내가 어리석었네. 김 과장 입장에서 거절하기가 어려운 제안이었을 텐데, 일방적으로 내 상황만 생각해서 내가 얼토당토않은 부탁을 했네.

 

(2)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한 설명

내 생각이 짧아 다른 사람의 논문을 대신 작성하는 것이,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했다네. 내가 문제를 크게 인식하지 못했던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생각하네. 나 때는 그랬다고 해서 그게 지금도 통용되는 것이 아니고, 사실 그때 그랬다는 것 자체가 문제지. 자네에게 나 때는 다 그렇게 하고 살았다며, 마치 당연한 권리인 듯 자네에게 내 사적인 일을 넘기려 했었다는 것이 부끄럽고 미안하네.

 

(3) 책임 인정

김 과장, 그간 괴로웠을 자네 심정을 생각하니 미안하고 또 미안하네. 내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도록 하겠네.

 

(4) 뉘우침 선언

내 짧은 생각으로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이 후회스럽네. 나도 이번 일로 중요한 걸 배웠네.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실책이 크고, 부하직원인 자네 입장에서, 내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부장이라는 직책을 남용했네.

 

(5) 보상 또는 보완책 제시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이번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조사 결과에 따를 예정이네. 내 이름을 걸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을 약속하네.

 

(6) 용서 구하기

김 과장,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길 바라지만, 이 역시 내 욕심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네. 자네가 받은 마음의 상처가 잘 아물기를 바라네. 미안하고 또 미안하네.

 

마지막으로, 사과를 너무 늦지 않게 하시기 바랍니다. 잘못했다면, 그 즉시 사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사안에 따라 바로 사과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Chapter 1에서 8번째 일화 “나는 당신의 감정의 쓰레기통이 아닙니다.”에서처럼 사장님에게 수시로 폭행을 당하는 수행비서라면, 때리고 나서 바로 하는 사과가 진정성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고민해서 철저한 반성과 피해보상, 재발방지 약속이 포함된 사과를 해야 합니다.

 

서로 감정이 격해져 있는 상태라면, 즉시 사과를 하는 것보다, 차분하게 사건을 돌이켜 보고 마음이 가라앉은 다음에 하는 것이 나을 때가 있습니다.

 

사과는 자기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가 잘못으로 인지하지 못했던 행동 패턴과 심리적인 문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 과정을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38) An Exploration of the Structure of Effective Apologies, Roy J. Lewicki, Beth Polin, and Robert B. Lount Jr. p.181, p.183, p.190

 

 

 

필자 ㅣ이세정 

필자 약력
일상에 소소한 이야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 브런치: https://brunch.co.kr/@viva-la-vida
- 출간 : <누구나 쉽게 배우는 인사노무사례 100개면 되겠니?> (공저)

 

‘오피스 테라피’ 시리즈는 매주 월요일에 찾아옵니다.
외부필자의 원고는 잡코리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잡코리아 정주희 에디터 jh.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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