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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테라피] 저에 대해 이상한 말이 돌고 있어요.

잡코리아 2023-02-06 09:00 조회수4,243

 

 

부원들이랑 데면데면하게 지낸 지 1년이 된 것 같네요. 저도 딱 1년만 버티자 이 마음이었어요. 그 전에 나가면 퇴직금을 못 받는 건 둘째 치고 제 커리어에 몇 달이 공백이 되잖아요. 어디 가서 적응도 못 하고 나갔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거든요.

 

딱 내 일하고, 그들이 시비를 걸어도 묵묵히 기록만 남기면서 하루하루 버텼어요. 그런데 옆 부서 부장님이 둘이 점심을 하자고 하더라고요. 전 저희 부서 사람들이 아니라 다른 부서 분들과 종종 점심을 먹었거든요.

 

제가 기가 막혔던 건요. 그날 둘이 점심을 먹는 걸 보고 사람들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돈 거예요. 안 차장을 그날 식당에서 봤는데, 아무래도 그 사람이 말을 이상하게 하고 다니는 게 아닌가 싶어요. 밥 한 끼 먹은 거로 뭘 그리 호들갑인 걸까요? 애초에 조심해야 할 사이었으면 회사 인근 식당에서 밥을 먹었겠느냐고요.

 

[이 과장의 속마음]

딱히 절 트집 잡을 게 없었겠죠. 업무를 빙자해서 괴롭히려 했지만, 제가 바로 위에 면담을 신청하는 걸 보고 호락호락하지 않구나 느꼈을 거예요. 어떻게든 절 흠집을 내려는 거죠. 전 대인관계가 원만한 편이에요. 저희 팀원 외의 사람들이랑은 잘 어울립니다.

 

인사부서라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저희 팀원들은 오너 수행비서 출신들이 많았어요. 전 지금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새로 뽑았던 인력이었고요. 저희 팀원들은 굴러들어온 돌인 제가 대표이사의 주목을 받으니 못마땅해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건 제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잖아요.

 

[안 차장의 속마음]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팀원들에게는 방어적인 사람이 남의 부서 사람들이랑은 잘 어울리더라고요. 게다가 거기 부장이랑 단둘이 밥을 먹지 않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봐요. 나이가 다 든 이성끼리 단둘이 밥을 먹는다? 이상하지 않나요? 뭐 할 말이 있어서 그렇다고 해도 그렇지. 다른 사람 눈은 신경을 안 쓰는 건지.

 

제가 소문을 낸 게 아닙니다. 그냥 단둘이 오붓하게 식사를 하더라. 그 말만 전했죠. 나머지는 알아서 생각한 게 아닐까요?

 

뒷담화는 왜 생겼을까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자기들끼리 결속력을 높이기도 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전파하기도 합니다. 뒷담화에 낄 수 있다는 건 무리의 일원이라는 의미입니다.

 

뒷담화는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정보를 얻어내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이 사람은 이런 면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 사람은 이런 거에 민감하다. 이 사람은 물어보면 잘 알려준다. 사람들은 이런 정보를 공식적으로 말하진 않습니다.

 

뒷담화는 무리의 결속력을 높입니다. '너만 알고 있어.'라는 말은 당신을 같이 뒷담화하는 무리의 일원으로 인정한다는 유대감의 표현이자, '나는 당신을 믿을 수 있어.'라는 신뢰의 표현입니다.

 

뒷담화는 보이지 않는 규범과 가치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 과장, 너무 나대는 거 아니야? 꼴 보기 싫어."

"맞아, 자기만 잘난 줄 알아."

이 말에서는 이 과장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질투와 불만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자신을 드러내지 말라'는 구성원들의 가치를 보여줍니다.

 
[괴로움을 겪고 있는 당신을 위한 제언]

 

무리를 지어서 괴롭히는 방식으로 근거 없는 비방, 소문, 누명을 생산 또는 확산하는 행위가 있습니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데다가, 여러 명이 동참하기에 대상을 특정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피해자를 예민한 사람으로 만들거나, 단순히 '오해'가 있었다는 것으로 무마되기 쉬운 행동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소문의 당사자가 그 소문을 들었을 때는 이미 소문이 한 차례 휩쓸고 잦아들 무렵인 경우가 많습니다. 적시에 제대로 대처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집단 괴롭힘은 가해자와 피해자 둘 사이 문제가 아닙니다. 집단 괴롭힘의 사층구조 이론에 따르면 집단 괴롭힘에는 방관자와 관중이 있습니다. 방관자란 ‘보고도 못 본 척하는 사람’이며, 관중은 ‘옆에서 부추기며 재미있어 하는 사람’입니다. 33)뒷담화는 ‘관중’을 양산합니다. 뒷담화가 심해진다면 직접적인 공격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무리가 뒷배로 있으면 용감해집니다.

 

당신에게 그러한 소문을 전달해준 사람이 있다면, 내 편인지 아닌지, 그 사람이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서 얻는 게 무엇이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보시길 바랍니다. 당신과 친해지고 싶어서라면, 다행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런 정보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인데, 너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다. 네가 잘나 봤자 무리 내 서열은 내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너에게 주의를 주는 것이다. 이런 의도를 가지고 전달했다면, 쓸데없는 우월감을 가진 사람일 수 있습니다.

 

집단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본능적으로 소문에 민감합니다. 무리 내 평판은 나를 ‘주고받기’를 공정하게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시고 하지요. 그래서 소문은 ‘정보’이자 ‘권력’입니다.

 

뒷담화에 대해 가장 좋은 대응방법은 대응하지 않은 것입니다. 제풀에 지쳐 쓰러질 때까지 놔두는 것이지요. 내가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는 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그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고, 나에 대해 불필요한 선입견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뒷담화를 가지고 따지는 것은 승산이 낮은 게임입니다. 특정할 수 없는 다수의 무리가 대상이니까요.

 

33) 아! 그때 이렇게 말할걸! 지은이 가타다 다마미

 

 

 

필자 ㅣ이세정 

필자 약력
일상에 소소한 이야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 브런치: https://brunch.co.kr/@viva-la-vida
- 출간 : <누구나 쉽게 배우는 인사노무사례 100개면 되겠니?> (공저)

 

‘오피스 테라피’ 시리즈는 매주 월요일에 찾아옵니다.
외부필자의 원고는 잡코리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잡코리아 임동규 에디터 ldk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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