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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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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방송공사, 분석적인 머리와 해박한 지식보다 중요한 건 공감의 능력

  • 방송제작본부
  • 전 세대를 아우르는 EBS에서 역사를 함께한 베테랑 프로듀서,`한글이 아빠` 강태욱 프로듀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2015.11.1811,120

우리나라에는 세계 유일의 교육 전문 공영 방송사가 있다. 어린이들에겐 꿈을, 청소년들에겐 희망을, 어른들에겐 감동을 선사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EBS가 바로 그 곳. 학교교육의 보완과 국민의 평생교육을 선사하며 든든한 동반자의 역할을 하는 EBS에서 역사를 함께한 베테랑 프로듀서, ‘한글이 아빠강태욱 프로듀서님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었다.

 



세계 유일의 교육 전문 공영 방송사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EBS 방송제작본부 유아어린이부에서 <한글이 야호 2>를 제작하고 있는 23년차프로듀서 강태욱입니다. 컴퓨터 정보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다큐멘터리, 정보 매거진 프로그램, 청소년 쇼 프로그램과 그리고 부모 교육 프로그램, 수능교육부장, 영어교육부장을 거쳐 다시 10년 만에 유아 한글교육 프로그램 앵콜 제작 요청을 받고 다시 유아교육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어요 중간에 제작 현장을 떠나 편성업무는 물론 DMB 관련 업무와 경영혁신관련 정책 기획업무를 맡았었죠. PD로서는 드물게 IT 담당 부장으로 사이트 구축업무를 맡기도 했었습니다.

 

세계 유일의 교육 전문 공영 방송사에 근무한다는 자부심이 있으시겠어요.

EBS는 우리나라의 자랑이라 생각합니다. 저희를 모델로 삼아 배워가려는 세계 각국의 요청이 있죠. 작년에 미주 콜롬비아에서 진행을 했고 현재는 동남아 베트남에 EBS 모델을 반영한 방송사 설립을 위한 기술 및 시스템 지원 프로젝트가 수행 중입니다. 뿐만 아니라 EBS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실시하고 해마다 12월에 발표하는 국내 방송 평가에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 연속 국내 지상파 1위를 해오고 있는 명품 방송사입니다.

  

EBS 내에서 다양한 업무를 맡으셨는데, 순환 직군이 가능한 건가요?

EBS 역시 기본적으로는 직능간 구별이 존재합니다. 다만 전사적인 기획이나 지원을 위한 업무에는 직군 별로 선발하여 맡기는 식이고,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새롭게 생겨나는 업무는 사내 선발을 통해 업무 배치가 이루어 지는 편입니다.
PD
직군으로만 본다면 TV와 라디오 인터넷 매체간 이동이 허용되고, 편성 PD, 애니메이션 기획, 외화 구매 등의 직무와 제작 PD를 넘나 들면서 근무할 수 있습니다. 적은 인원으로 워낙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강소조직이다보니 필요에 따라서 다양한 분야에 배치가 이루어지곤 합니다.

 

세상을 알고 싶고, 만나고 싶고, 알리고 싶은 프로듀서

 

EBS의 프로듀서로 근무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EBS에 입사하기 전에는 PD라는 직업을 구체적으로 꿈 꿔본 적은 없었어요. 기자를 꿈꿨었는데 우연히 EBS 입사 공고를 보게 되었어요. 당시에 기자는 모집 직군에 없더라고요. 그나마 기자업무와 가장 유사하게 생각되는 PD직군으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기자와 PD 모두 세상을 알리고 싶다는 점이 비슷하잖아요. 입사할 당시에 EBS가 성장 중이었고 함께 커 가는 것에 보람을 느낄 거라 생각했어요. 입사하고 EBS에게 주어진 임무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것이 적성에 맞아서 지금까지 남아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주 업무는 무엇인가요?

주 업무는 프로그램 기획, 제작, 연출이에요. 이와 관련되는 것이라면 뭐든 다 해당된다고 볼 수 있죠. 섭외, 장소 헌팅, 회의, 원고 작업, 촬영, 편집, 시청자 응대, 조사 연구 등 방송과 관련이 있는 업무라면 그 어떤 것도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로듀서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스케줄에 따라 해야 하는 일들이 다를 수 있어 뚜렷하게 정해진 하루 일과는 없다고 볼 수 있어요. 그렇지만 프리랜서가 아니라 조직에 몸담고 있는 조직원으로서 아침 9시까지 출근해야 하고 6시 이후에 퇴근이 가능하다는 것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복무규정으로 있는 것이고 실제 현장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PD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방송은 여러 사람들의 협업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PD는 그 가운데서 여러 부문의 작업들을 기획하고 조율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따라서 업무의 많은 부분이 사람들을 만나서 이루어지는 회의의 연속입니다. 우리가 흔히 제작이라고 좁게 이야기하는 촬영이나 편집은 정해진 일정에 맞춰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시된 일정에 맞추기 위한 시간과의 전쟁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PD가 되길 잘 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때는 제가 만든 프로그램이 사회적인 공감을 얻었을 때에요. 사회적 공감은 웃음이 될 수 있고 사회적인 공분이 될 수 있고 감동과 감화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또한 정보 안내를 통해 편의성이 높아졌다는 시청자 및 이용자의 공감을 접할 때 이 세상 어떤 직업을 통해서도 느낄 수 없는 보람을 느낄 수 있어요.

 

프로듀서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 아닌 궂은 일도 마다 않는 가장 낮은 사람

 

프로듀서로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제작하는 과정이 한정된 재원과 시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어요. 아마도 방송 프로듀서가 100% 만족을 하고 나간 프로그램은 없을 겁니다. 항상 시간에 쫓겨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결과물이 나오죠. 시간에 쫓겨 아쉽지만 선택을 해야만 하고,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 책임의식을 많이 느껴요. 어떻게 보면 고독한 직업이죠.

 

프로듀서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 겪어 보면 다른 점이 있을까요?

방송사 PD에 대한 환상은 결국 결과로 인한 것이지만 그것이 있기까지 과정의 고뇌는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르는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PD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궂은 일도 마다 하지 않는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기억에 남는 특별한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세요.

제가 94년에 제작한 지금은 정보시대는 한참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정보화 시대의 다양한 면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그 중의 한 코너가 정보화시대를 이끌어 가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화제의 인물이었습니다. 그때는 PC통신이 보편화 되어있었고 온라인 동호회 활동이 한창이던 시절이어서 통신사별로 가장 우수한 동호회를 찾다가 천리안의 우수 동호회였던 우주천체관측동아리인 코동을 알게 됐는데, 회원만족도도 높고 글 업데이트 속도도 빠르더라고요. 동호회 회장을 섭외하려는데 전화로 섭외가 힘들었어요. 저도 컴퓨터가 서툴던 때라 독수리 타법으로 채팅을 통해 섭외를 했죠. 알고 보니 코동별알이라는 아이디를 쓰던 당시 회장은 지체장애 1급을 갖고 있었어요. 몸이 불편해서 학교의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집안에 누워서 바라보는 EBS를 통해 초등학교 과정을 떼고, 컴퓨터도 알고 배우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PC 통신 세상이 되면서 온라인을 통해 편견 없이 세상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이 분의 사연을 통해 제가 EBS에서 하는 일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라는 생각에 구체적인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0년이 흐른 후, 이제는 인터넷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하게 되면서 문득 코동별알’, 그가 지금은 뭘 할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수소문 끝에 찾아보니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모니터 요원으로 일하고 있더라고요. 온라인 교육을 통해 대학도 졸업하고, 대학원까지 마쳤더군요.

우리나라가 의무교육이긴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제대로 된 학교교육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수능교육 만해도 그렇죠. EBS가 없다면 장애우들은 물론이지만 가난하고 소외 받는 학생들에게 교육 평등은 정말 멀고 먼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EBS에 남아있음에 감사하고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사명감을 느꼈습니다.

 

지금 제작하시는 <한글이 야호2>에 관련된 에피소드도 있다고 들었어요.

2006년에 유아 교육 사교육비를 절감하자는 뜻에서 <한글이 야호>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했었어요. 프로그램 종영 이후 줄곧 부모님들로부터 계속 앵콜 제작 요청이 들어왔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2015, 9년 만에 다시 <한글이 야호 2>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들 늦둥이를 낳았다고 해요. 별칭이 한글이 아빠에요. ‘한글이 아빠팬클럽도 있답니다(웃음).

 

 
 

EBS의 근무 분위기는 어떤가요?

EBS만의 DNA가 있다고들 합니다. 세계유일의 교육전문방송이지만 EBS가 받는 재정적 지원은 하고 있는 일에 비하면 부족하죠. 공적 자금만으로 채널을 운영해야 한다면 아마 텔레비전과 라디오 채널 하나의 제작비 정도나 될까요? 그렇지만 EBS의 사람들은 기대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하고 자 모두 8개의 채널을 제공하고 있는 70원의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재정적으로 부족한 EBS의 큰 자산은 바로 사람이에요. 주여진 여건이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열정을 가지고 있죠. PD들이 주는 상이 있어요. 가장 최고 대상을 실험정신상이라고 하는데 EBS가 도맡아서 받죠. 마치 한 배를 탄 동지 같달까? 잘되면 같이 기뻐하고 슬프면 같이 슬퍼하고. 이번에 정년 퇴직하는 프로듀서들의 회고영상을 후배 프로듀서들이 만들었어요. 이런 점을 보면 대학 동아리 같기도 해요.

 

교육 전문 방송이라 회사 내에서도 교육을 장려할 것 같아요.

EBS 내의 스터디 모임 등이 있어요. 회사에서 장려하고 있죠. 직무에 관련된 연수도 거의 항상 있고 온라인으로도 교육 받을 수 있어요. ‘글로벌 프론티어라고 기획안을 내서 해외로 다녀오는 프로그램도 있어요. 자유롭게 인원을 정해서 가는데 보통 한 직군 내의 사람들이 가는 게 아니라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팀을 짜서 갑니다. 마치 작은 방송국을 꾸려도 될 만큼 말이죠.

 

나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꺼낼 수 있어야

 

프로듀서에 가장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분석적인 머리와 해박한 지식보다 중요한 건 공감의 능력이라고 봐요. 사람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공감을 끌어 낼 수 있는 능력 말이에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나보다는 다른 사람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설정해야 좋은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 같아요. 물론 프로그램 제작이 시작되면 뚜렷한 주관을 갖고 흔들리지 않는 추진력도 필요하겠지만 프로그램의 고비마다 어떤 이야기를 선택할 지의 기준은 바로 왜 이야기를 시작했는지 일 테니까요.

 


 

EBS 입사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개인적으로는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시절 대학 신문사 기자생활을 오래했어요. 다양한 분들과 만난 취재 경험이 아무래도 도움이 되었겠죠. 그러나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점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내 입장으로 바꿔서 생각해보고 함께 문제의 해결을 고민해보는 노력들이 가장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신문방송학과 전공이 유리할까요?

전공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국한된 전공, 다양한 스펙보다 내세울 수 있는 한 가지를 특성화하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프로듀서는 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없어야 하니까요.

 

프로듀서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무엇이든 표현하며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라 생각해요. 프로듀서는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의 이야기도 기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세상에 있지 않은 상상 속의 세계도 표현 할 수 있죠. 나와 다른 다양한 시각들을 형식에 얽매이지 않게 생각해보며 다양하게 상상할 여지가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인해 세상이 좀 더 나아진다면 금상첨화죠.

 

강태욱 프로듀서님이 생각하는 좋은 일이란?

자신이 하고 싶어하고, 즐기면서 할 수 있고, 좋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좋은 일이라 생각해요.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니까요. 동시에 제가 하는 일이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으면 더 좋고요.

 

EBS 입사 및 PD를 꿈꾸는 취업준비생에게 조언을 한 마디 한다면?

근본적으로 왜 프로듀서가 되고 싶은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프로듀서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아요. 힘들 때가 있을 텐데 그럴 때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동기에요. 내가 왜 PD가 되고 싶은지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해요. 나의 이야기를 가장 생생하게 꺼낼 수 있도록 정리를 하는 거죠. 마지막으로 EBS는 다른 방송사와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여기가 나에게 맞는 곳인지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